![]() |
내가 사는 안성시 죽산면에는 통일신라 때 처음 쌓은 산성이 하나 있습니다. 경기도기념물 제69호로 지정된 죽주산성(竹州山城)은 죽산면 매산리 비봉산정에 있는데 성 둘레 1,688m, 높이 2.5m의 토석성입니다. 통일신라시대 처음 축성된 것으로 알려졌고, 고려시대에 크게 중수하였지요. 성의 이름은 죽산의 옛 이름 “죽주”에서 유래하며 신라 후기 진성여왕 때 견훤이 이 성에 진을 치고 세력을 키웠습니다.
이 죽주산성은 송문주 장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지요. 1236년(고려 고종 23) 이곳의 방호별감(防護別監) 송문주(宋文胄)가 몽고 침략군이 와 항복을 권유했지만 굴하지 않고 백성과 함께 보름 동안을 싸워 적을 물리쳤습니다. 송문주 장군은 앞서 귀주성싸움에서 몽고군의 공격법을 알아낸 바 있어 몽고의 포(砲)에 대하여 성 안에 미리 포를 준비하여 마주 싸웠고, 몽고가 기름을 이용하여 불을 지르려 하자 일시에 성문을 열고 돌격하여 많은 몽고병을 죽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백성은 송문주 장군을 귀신이라 부를 정도였지요.
이 성은 지금 많이 허물어져 일부는 보수하기도 했는데 성 안에는 송문주 장군의 전공을 기리는 사당이 있습니다. 산성에 오르면 가까이는 죽산 시가지와 멀리는 일죽, 장호원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또 주변에는 고려 때의 절 봉업사터가 있으며, 매산리 석불입상, 칠장사 등의 여러 불교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하기에 좋지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저희 죽산 나들이 어떨까요?
독자 장경임 / 주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