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시신을 거두며 맹세한 독립의 불꽃 “이병희”

  • 등록 2013.05.07 07: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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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여성독립운동가 <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경성감옥 담장이 서로 손잡고 올라가는 여름

요즘 아이들 밀랍인형 고문실에 멈춰서 재잘대지만
차디찬 시멘트 날바닥 거쳐 간 독립투사 그 얼마더냐


지금은 공부보다 나라 위해 일을 하라
아버지 말씀 따라 일본인 방적공장 들어가서
오백 명 종업원 일깨운 항일투쟁의 길


감옥을 안방처럼 드나들 때
고춧가루 코에 넣고
전기로 지져대어 살 태우던 천형(天刑)의 세월


잡혀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 죽어라
동지를 팔아먹지 마라 결코 팔아먹지 마라
혼절 속에 들려오던 아버님 말씀 새기던 나날

광야의 육사도 그렇게 외롭게 죽어 갔으리

뼈 삭는 아픔
숯 검댕이 영혼 부여잡으면서도
그러나 결코 비굴치 않았으리라

먼데 불빛처럼 들려오는 첫 닭 우는 소리를
어찌 육사 혼자 들었으랴.    -이윤옥, '
이육사 시신을 거둔 독립의 불꽃 이병희'- 

                                    

핼쑥한 모습이었지만 요양원 좁은 침대 위에서 글쓴이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던 이병희 애국지사 (李丙禧, 1918.1.14~2012.8.2) 님은 이제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러나 제 손을 꼭 잡고 들려주시던 말씀은 지금도 어제 하신 말씀처럼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 요양원에 계실 때 그린 예쁜 꽃 그림

 

“그날 형무소 간수로부터 육사(이육사 시인)가 죽었다고 연락이 왔어. 저녁 5시가 되어 달려갔더니 코에서 거품과 피가 나오는 거야. 아무래도 고문으로 죽은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출옥할 때만 해도 멀쩡하던 사람이 죽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하시던 이병희  지사님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 환하게 웃으시는 영정 속의 이병희 애국지사

   
▲ 무더운 여름 날(2012.8.2) 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이병희 애국지사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이윤옥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 》1권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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