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과 회초리문화(敎子之禮)

2013.07.24 11:12:01

참교육을 통해 효정신 실천과 인성회복을 하자

   
 

 [그린경제 – 육철희 기자〕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이야기로는 맹자의 어머니가 단연 으뜸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 하여 맹자(孟子) 어머니 급씨(伋氏)가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하여 맹자가 스스로 학업에 정진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널리 알려져 있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자녀교육에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과연 맹자의 어머니가 이사를 다니는 것만으로 맹자에게 깨우침을 주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맹자 어머니의 자식을 위한 진정한 교육방법은 ‘베를 잘라 아들을 가르쳤다’는 ‘열녀전’의 ‘단저교자(斷杼敎子)’에서 더 잘 드러난다.
 
집을 떠나 공부하던 맹자가 어느날 갑자기 공부도 싫증나고 부모가 그리워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맹자의 어머니는 마침 베틀에 앉아 베를 짜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돌아온 맹자를 따뜻하게 반겨주기는커녕 맹자를 돌아보지도 않고 오히려 엄하게 맹자에게 물었다.
“공부를 다 마치고 왔느냐?”
맹자가 대답하기를 “공부를 여전히 하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하자, “그런데 어찌하여 중간에 돌아왔느냐?”하고 다시 묻자 맹자는 “제 물건이 하나 없어져 그 물건을 찾고자 돌아왔습니다.”라며 변명을 하였다.
 
이때 맹자의 어머니는 잠자코 옆에 있던 칼을 들어 짜고 있던 베를 단숨에 잘라버렸다. 맹자가 깜짝 놀라 “어머니 어인 일로 애써 짠 베를 자르십니까?”라고 묻자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나무라며 말하였다.
 
“네게 글공부를 하라고 한 까닭은 앞으로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서이다. 그런데 너는 지금 다른데 정신을 팔고 학업에 정진할 뜻은 없는 듯 하구나. 그것은 마치 내가 지금 짜고 있던 베를 베어버려 쓸모없는 물건이 되어버린 것과 같다. 잘라버린 베는 아무짝에도 쓸 수 없는 물건이 아니겠느냐. 네가 지금 잃어버린 물건과 같은 하찮은 일에 정신이 팔려 공부에 전념하지 않는다면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라고 하여 엄하게 꾸짖었다.
 
어머니의 추상같은 꾸지람에 정신을 차린 맹자는 심기일전하여 경전공부에 몰두해 학문과 예의를 두루 익혀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부모나 스승이 자녀나 제자를 대하여 가르칠 때에는 말과 행동이 흐트러지지 않고 사소한 일이라도 대충 넘기지 않았다. 사랑으로 대하되 교육을 할 때 만큼은 엄격하게 하였고, 이때 항상 회초리를 곁에 두었다. 양반 사대부가에서는 회초리를 귀하게 여겨 비단에 싸서 보관하기도 하였고, 일반 가정에서도 회초리를 눈에 띄는 곳에 두어 자녀로 하여금 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경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교육의 참 목적은 사람다운 사람으로 성장하여 사회에 쓸모있는 사람이 되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자녀나 제자가 도를 넘게 잘못을 범하게 되면 가차없이 회초리를 들어 바로잡았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의 이런 교육방법으로 자연스럽게 효의식이 생겨나게 되고 이를 실천에까지 옮기게 된 것이다.
 
효는 부모의 자식사랑에 대하여 자식이 부모님과 조상님께 사랑과 존경을 다하여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려 어긋나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첫 번째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인 부모와 자식 사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모든 관계 중에서 가장 먼저이고 가장 중요한 관계로 사람과 만든 관계이기 이전에 모든 하늘이 만들어 주신 관계이기 때문에 이를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 서당도(단원 김홍도)

≪효경(孝經)≫에 “효도(孝)란 모든 행실의 근본이 된다.”고 하였다. 자식은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과 큰 은혜를 받아 태어나고 자라난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크나큰 은혜를 이미 받은 것이므로 그 은혜에 대하여 보답하고자 하는 생각은 당연한 것이며 부모에 대한 효성이 곧 사람됨의 척도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조선의 대유학자인 율곡 이이가 어렸을 때 실천했던 부모에 대한 효 일화를 통해 알아보자.
 
율곡이 다섯 살때 어머니 사임당의 생명이 위급했는데 뒤뜰의 외할아버지 사당에 들어가 어머니를 구해달라는 간곡한 기도를 하였다. 당시 의학으로도 소생시키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율곡의 기도가 통했는지 사임당의 병세가 호전되어 빠르게 쾌유했던 일이 있었고, 11세 때에는 아버지의 병세가 위독하였는데 이때도 자신의 팔을 찔러 피를 내어 아버지 입에 넣어드리고 외할아버지 사당에 들어가 아버지를 구해달라는 간곡한 기도를 하였더니 율곡의 아버지 꿈에 신령이 나타나 자식을 잘 기르라는 당부와 함께 이름을 고쳐 ‘이이(李珥)’라고 부르게 하라. 고 하여 그대로 하였더니 병이 완쾌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 부모를 생각하는 자식의 참된 효정신을 율곡은 어린 나이임에도 그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참된 교육은 자녀의 자발적인 효 실천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출세와 권력만을 지나치게 추구하며 물질만능 주의에 매몰되어 효문화와 인성교육은 상대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회초리를 들거나 맹자의 어머니 경우처럼 짜던 베를 끊어 자식에게 따끔한 교훈을 주는 참교육 정신을 되살리고 자식이 스스로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슬기를 모아야 하겠다.
 

외바위 기자 sinsi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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