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교장을 모른다고?, 배달겨레 맞아?

2014.03.30 10:30:09

[편집국에서] 성지로 거듭 나야할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그린경제/얼레빗 = 김영조 편집국장]  시내버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청년이 버스를 타려다 말고 묻는다. 

경교장 가나요?”
경교장???”
서울역사박물관요.”
서울역사박물관이라 해야지. 거긴 가는데 경교장은 몰라.”
 

   
▲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던 김구(金九) 선생이 암상당하기 전까지 겨레를 위해 일했던 서울 서대문 사적 제465호 <경교장>

그 청년은 고개를 흔들며 버스를 탄다. 아마도 경교장을 모르다니 배달겨레 맞아?”라고 속으로 되뇌었을 것이다. 경교장이란 어떤 곳인가? 경교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주석이던 김구(金九) 선생이 194511월 중국에서 환국한 이래 안두희의 흉탄에 암살당하기까지 민족을 위해 일했던 곳이다. 서울 서대문 서울역사박물관 옆 삼성병원 구내(서울특별시 종로구 새문안로 29)에 있는 사적 제465호로 지정된 문화유적이다. 

국사편찬위원회의 김득중 편사연구사에 따르면 선생이 암살당한 626일부터 28일 오후 1시까지 약 75만 명이 빈소인 경교장을 다녀갔다. 김 연구사는 "장례가 10일장으로 치러진 만큼 조문객수는 200만 명이 훨씬 넘었을 것이며, 영결식 당일에는 인근 상가가 가게 문을 닫았고, 경교장에서 서울운동장(동대문운동장)까지 인파가 가득 찼다."고 증언한다. 그야말로 배달겨레 영웅의 장례식이 아닌가? 

   
▲ 1949년 7월 김구 선생의 국민장 때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김구선생이라면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던 분으로 일제의 가슴을 섬뜩하게 했던 윤봉길과 이봉창, 김지섭 같은 애국지사를 기른 손꼽히는 애국지사였다. 그러나 해방 뒤 계속해서 나라를 이끌지 못하고 이승만의 사주를 받았던 안두희의 흉탄에 그만 유명을 달리했던, 온 국민의 존경을 받았던 분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선생의 죽음 이후 친일파가 다시 권력을 손에 넣고 독립운동사 지우기를 하는 동안 경교장은 이후 원 주인이었던 최창학에게 되돌려주었다가 타이완 대사관저로 사용되었으며, 6·25전쟁 때에는 미국 특수부대가 주둔하는 등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1967년 삼성재단에서 경교장을 산 뒤 강북삼성병원 본관으로 쓰였다가 최근 서울시에서 임시정부에서 사용하던 당시의 모습대로 재현하였고, 201332일부터 시민에게 개방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영웅 김구 선생의 피가 서려 있는 경교장은 이승만 정권은 물론 역대 군사정권이 몰라라 하는 사이 우여곡절을 겪다가 국민의 뇌리에서 잊힌 것이다. 이제 서울시의 노력으로 서서히 다시 자리를 찾아가지만 아직 경교장 가나요?, 경교장 몰라했던 청년과 버스 기사 사이의 우울한 풍경이 계속되고 있다. 그뿐인가? 대부분 국민은 겨우 234분만 훈장을 받은 항일여성독립운동가 가운데 유독 유관순 열사 말고는 아는 이가 없는 참담한 현실이 지속되고 있다. 

   
▲ 중국 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간 길을 따라 간 답사단

우리가 다시 나라를 찾고 이렇게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이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피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것임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제라도 경교장은 온 겨레의 성지가 되어야 하며, 중국 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갔던 길과 만주 항일투쟁 유적지에 온 겨레가 구름처럼 순례를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국내에 산재해 있는 항일독립운동가들의 피가 서린 곳은 가장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 아니 성지로 거듭 나야만 할 것이다.

 

김영조 편집국장 pine9969@hanmail.net
Copyright @2013 우리문화신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시 영등포구 영신로 32. 그린오피스텔 306호 | 대표전화 : 02-733-5027 | 팩스 : 02-733-5028 발행·편집인 : 김영조 | 언론사 등록번호 : 서울 아03923 등록일자 : 2015년 | 발행일자 : 2015년 10월 6일 | 사업자등록번호 : 163-10-00275 Copyright © 2013 우리문화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ine9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