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만국이 평화를 주장하는 금일을 당하야 (가운데 줄임) 우리도 비록 규중에 생활하여 지식이 몽매하고 신체가 연약한 아녀자 무리나 국민됨은 일반이요 양심은 한가지라 (가운데 줄임) 우리는 아무 주저할 것 없으며 두려할 것도 없도다. 살아서 독립기(獨立旗) 하에 활발한 신국민이 되어 보고 죽어서 구천지하에 이러한 여러 선생을 좇아 수괴(羞愧)함이 없이 즐겁게 모시는 것이 우리의 제일의무가 아닌가. -3.1운동 때 발표한 대한독립여자선언서 가운데서 -
오늘은 96주년을 맞이하는 삼일절이다. 이날은 빼앗긴 조국을 되찾으려고 전국은 물론 나라밖에서 수많은 선열들이 피 흘리며 만세운동으로 한국인의 독립의지를 불태운 날이다. 특히 “연약한 아녀자”들도 힘을 모아 그 뜨거운 함성에 힘을 보탠 사실을 대한독립여자선언서에서도 엿 볼 수 있다.
▲ 유관순 열사 <그림 한국화가 이무성, 시 이윤옥>
그 “연약한 여성”들 가운데 유관순 열사는 으뜸으로 꼽는 독립투사이며 유관순 말고도 한국에는 독립운동에 뛰어든 여성들이 무수히 많다. 그간 한국사회의 조명을 받지 못한 여성독립운동가의 특징을 보면 신분별, 직업별로 특이한 모습을 보여준다. 기생출신의 독립운동가로는 수원의 논개 김향화와 33인, 해주 기생 문재민과 옥운경 등이 있고 해녀출신 여성독립운동가로 부춘화와 김옥련 지사 등이 있다.
또한 방적공장의 여공으로 들어가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독립운동으로 이어간 고수복, 이효정, 이병희 지사가 있는가 하면 교육가로서 여성의 무지를 깨우고 독립정신을 일깨워준 김마리아, 차미리사, 황신덕 지사도 있다.
▲ 고문으로 스물두살의 나이로 순국한 고수복 애국지사
독립운동은 국내에 한정되지 않았다.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극심한 노동을 하면서 모은 돈을 상해임시정부에 보내 독립의지를 북돋웠던 강원신, 미주지역 여성들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도산 안창호선생의 부인인 이혜련 지사도 있다.
그런가하면 만주독립의 어머니라 불리는 남자현 지사는 1925년 이청산 등의 독립투사와 함께 일제총독 사이코마코토 암살 계획에 가담하는 등 서슬 퍼런 독립의 의지를 실천한 분으로 중국에 널리 알려진 분이며 한국 최초의 의병장 윤희순 애국지사도 있다.
또한 국내에서 3.1만세운동에 앞장섰던 아우내장터의 유관순, 함경도 화대장터의 17세 소녀 동풍신, 목포에서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14살 댕기머리 소녀 김나열 지사가 있는가 하면 상해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도맡아 조국의 독립을 이루는데 헌신한 정정화 지사도 있다.
▲총부리도 두렵지 않은 파주의 여전사 ‘임명애’ 애국지사의 수형자카드
이와 같이 일제강점기 여성들의 “구국정신” 은 일체 단결된 모습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소리 없이 실천했음을 역사는 전하고 있다. 나라를 되찾는 일에 남녀노소가 따로 있을 수 없지만 특히 여성들의 나라사랑 정신은 자칫 역사에 묻히기 쉬운 일이다.
오늘 96주년 3.1절을 맞아 불굴의 의지로 조국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위한 기념식이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 인천관동갤러리에서는 이날을 맞아 특히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알 수 있는 “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이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96돌을 맞이하는 우리 겨레의 3.1만세운동은 결코 지나간 과거가 아니며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에도 지켜야 할 뜻 깊은 “민족정신”의 발현이라고 뜻 있는 사람들은 말한다. 그 작은 실천의 하나로 국기를 달고 자신의 집 가까이에서 열리는 3.1만세운동 기념 행사를 찾아 참여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