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바다, 바람의 땅 사막과 초원을 건너다

2015.07.27 12:30:43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기 9

[한국문화신문=안동립 기자] 

#9일차 201489일 토요일(출발t=08:54:47) 

   
 
오늘은 비포장 도로 172km, 포장도로 320km를 이동하여 울란바트로 까지 가야 한다. 미역국을 끓여 아침 먹고 마지막 출발 회의를 하였다. 오늘 운행은 각 차량별로 출발하고, 저녁 때 울란바트로 보야지 호텔에서 만나기로 하고 자유롭게 출발하였다.  

어제보다는 길이 좋으나 고도가 낮아지면서 사행천이 발달되어 작은 다리를 찾는데 어려웠다. 길이 파인 곳이 많아 달리기 어렵다. 계곡 같은 곳에 오아시스(E101°4406, N48°4953, h=1,379,m, t=09:32:15)가 나오는데 유목민 게르가 보인다. 평화롭게 염소가 풀을 뜯고 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구릉과 초원이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어렵고 힘든 곳이나, 가끔 만나는 말, , 염소들이 사람보다 동물이 더 행복한 삶을 사는 땅이다. 한없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 지루한 풍경 사이로 아름답게 구름이 피어오른다.  

작은 강가에 있는 마을 하르한(E101°5622, N48°3649, h=1,307m, t=10:43:48)을 지난다. 마을에 들러 저리거 씨가 타르박을 사려고 알아보니 강 건너 집에서 살 수 있다 하여 통나무로 만들어진 귀틀집을 찾아갔다.(t=11:59:57) 강가 작은 둔덕에 자리 잡은 그림 같은 집이다.

   
 
   
 
주인아주머니의 초대로 집에 들어갔다. 집은 큰 방 같았고 한쪽은 부엌이고 나머지는 침대와 의자가 놓여있고 소박한 살림살이다. 이집 액자에 한국인 두 명의 사진이 있는데 우리를 보고 무척 반가워한다.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 어름(치즈의 종류) 빵과 치즈 마티차를 대접 받았다. 열댓 살쯤 보이는 소녀가 큰 칼로 능숙하게 양고기를 손질하고 있었다. 소녀의 순진한 미소가 아름다웠다.  

각박한 우리네 삶에서 길을 가다가 불쑥 아무 집에나 들어가 차를 대접 받을 수 있는 지 생각해 보았다. 그사이 동네 청년이 손질해 삶은 타르박 3마리를 가지고 왔다. 비닐에 싸가지고 와 생긴 것은 구경하지 못하였다. 몽골에서 타르박을 소지하는 것으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몇 겹을 싸 짐칸 깊숙이 숨겼는데 고소한 냄새가 난다. 이집에 더 머물면서 말도 타고 현지를 체험하고 싶으나 시간이 촉박하여 아쉬운 마음에 선물을 주고 헤어졌다. 이들의 환대를 잊지 못하겠다 

   
 
천천히 대평원을 건넌다. 을지트솜(E102°3318, N48°0554, h=1,258m, t=14:16:29)에 도착하니 앞서가던 선두 차량 일행들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식당이 작고 복잡해 마을 안쪽에 있는 가게 식당에 들러 점심을 시켰다. 양고기를 볶은 덮밥으로 맛있다. 외지인이 와서 가게 집 딸이 궁금한지 기웃거린다. 불러서 과자를 주었다.  

작은 강가 아름다운 마을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달리는데 길과 습지대가 여러 개 곳이 나온다. 혼란이 왔지만 방위각을 정확히 잡고 좌우로 돌아 습지대를 빠져 나왔다.  

비포장 남은 거리가 30km. 어렵고 힘든 고비는 넘기고 1시간만 더 가면 포장도로가 나온다. 오보(E102°4405, N47°5615, h=1,410m, t=15:51:59)를 지나니 멀리 포장도로가 보인다. 꿈만 같다. 지난 9일간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사막과 초원길을 어떻게 빠져나올까 쉼 없이 고민하고 연구하였는데 무사히 포장(E102°4532, N47°5338, h=1,348m, t=16:01:16)에 올라섰다. 날아갈 것 같다 

   
 
오보에서 보니 멀리 선두 차량이 습지대를 통과할 때 길을 돌아간다. 우리 차는 바로 빠져나와 올기 호 분기점에서 잠시 기다리는데 따라 오지 않아 큰 다리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리(E103°5301, N47°5338, h=984m, t=15:57:09) 아래에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한잔씩하고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를 부렸다. 운전수 저리거 씨는 메뚜기를 잡아 낚시를 하고, 30여분 기다리니 후미 차량이 교량을 지나간다. 짐을 정리하고 차를 몰았다.  

가는 길 좌우에 한국인이 와서 조성한 인천숲(E104°0210, N47°5141, h=976m, t=16:04:01)과 한몽2008조림지(E105°0926, N47°5137, h=1,003m, t=17:01:55)에서 나무가 낮게 자라있다. 포장도로라고 하지만 계속되는 대평원과 초원에 소, , 염소, 양 같은 풍경이 지루하게 스치며 이어진다. 화물 차량도 점점 많아진다. 4차선(t=20:10:00)을 지나니 요금소(E106°3654, N47°′″, h=1,353m, t=20:17:09)가 나온다. 울란바트로 시내에 진입하였다. 야생에서 문명으로 들어온 것이다. 시내는 차량이 많아 교통 체증이 심하다 

   
 
하르호린 시장(t=20:36:05)을 지나 보야지 호텔(E106°5442, N47°5535, h=1,270m, t=21:05:30)에 도착하여 여장을 풀고 4년 전에 들렀던 무지개식당을 찾았다. 고향이 나주인 박성자 사장과 반갑게 인사하였다. 저녁 식사 전에 천소영()수원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답사 소회와 특강이 있었다. 

20여 분간 천교수의 수준 높은 강의를 듣고 이번 답사를 안전하게 마무리 하면서 맥주로 건배를 하였다. 서울식당 갈비탕의 맛이 일품이다. 남원호 회장이 저녁을 샀다. 식사 후 호텔로 돌아오니 몽골오리엔티어링연맹 관계자 두 분이 김건철 선생을 찾아오셨다. 작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때 만난 분들이라고 한다. 대한오리엔티어링연맹 감사로 있는 필자를 소개하여 한몽 양국의 교류와 친선을 원하며 담소하였다.  

방으로 들어와 거울을 보니 수염이 덥수룩하다. 열흘 만에 제대로 된 샤워를 하였다. 집에 전화하고 자리에 누웠다. 장거리 여행으로 침대가 울렁거린다. 땅바닥에서 잘 때가 더 편했던 것 같다. 몽골 여행 마지막 밤을 자려니 아쉽고 잠을 쉽게 들 수가 없다. (9일차 이동거리 총 504km: 비포장 도로 172km)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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