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서울시가 대표적인 노인여가 복지시설인 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입혔다. 동대문구 전농1동의 ‘화목경로당’이 근력, 인지능력 저하, 장애 등에 관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인생쉼터’로 재탄생했다.
어르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경로당에 출입, 휴식, 활동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서울시는 자치구 공모를 통해 다양한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건축물과 공공공간 중 개선이 시급한 대상지를 선정하고 시민체험단의 진단과 분석을 거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 확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목경로당 개선 과정을 통해 제작된「경로당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은 ▴기본원칙 ▴공간 유형별 개선사항 ▴가이드북 활용팁 ▴체크리스트 ▴실제 적용사례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들의 접근공간과 생활·위생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조성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 이용자의 편의성도 확보하였다.
가이드북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접근공간은 경로당을 출입할 때 우천 시에도 미끄럽지 않도록 캐노피를 조명과 함께 설치하고, 눈에 띄는 색상의 주의사인, 차갑지 않은 재료의 안전손잡이 등을 적용한다. 이때 안전손잡이는 공간에 따라 수평, 수직의 연속적인 설치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둘째, 거실공간에서 휴식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바닥에 누워있는 어르신이 없도록 편의시설과 함께 입식, 좌식생활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파와 좌식마루를 함께 설치하고, 손 끼임 방지와 미닫이 방식을 적용한 수납장을 통해 안전하고 쉽게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활동 시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한다.
셋째, 주방공간은 식사를 준비하고 조리할 때 여러 어르신이 동시에 작업하는 것이 용이하도록 배치하고 무리하게 깨금발을 딛거나 상부장의 그릇, 양념통이 떨어져 다치는 일이 없는 하향식 리프트선반과 깊숙이 있는 주방기구를 허리 굽혀 꺼낼 필요 없는 인출식 하부장을 적용하는 등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위생공간은 화장실과 세면대 등을 이용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문, 좌변기, 세면대 등의 맞춤형 안전손잡이와 밝은 조명, 여분의 휴지·수건을 미리 인지할 수 있는 보관함, 화상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냉온수 주의사인 등을 통해 안전성과 이용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서울시는「경로당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의 구체적인 확산 방안도 내놓았다. 25개 자치구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의 개·보수 및 신·증축 등 환경개선 시 가이드북이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SH공사와 협력하여 신축 공공주택 경로당 설계 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한노인회, 노인종합복지관협회 등 기관의 홈페이지에서도 e-book으로 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11월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여 가이드북 제작을 지원하는 등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 여가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의 그 어떤 세대에 비해서도 긴 노년을 보내는 현대에는 누구든지 신체적·인지적 제약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물리적 이용 장벽만을 제거하는 법적 최소기준을 넘어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을 넘어 민간부문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유니버설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모두가 존중되는 사람 중심 도시 서울’을 만들어나가는 데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