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안녕을 비는 꽃, 모란을 만나다

2022.05.14 11:39:45

국립춘천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특별전 “안녕(安寧), 모란” 열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춘천박물관(관장 김울림)은 박물관 개관 20주돌을 기려 5월 17일(화)부터 7월 17일(일)까지 2022년 순회특별전 “안녕(安寧), 모란”을 어린이박물관 열린전시실과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연한다.

 

삼국시대에 우리나라로 전해진 이후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모란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상감청자모란문병>을 비롯하여 강세황, 남계우 등이 그린 18~19세기의 모란 그림, 조선왕실의 중요한 의례 공간을 꾸몄던 ‘모란도 병풍’등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리고‘모란도 병풍’으로 꾸며진 왕과 왕비의 침전(寢殿)인 창덕궁 대조전 내부를 3D로 재현하고 봄을 대표하는 꽃인 모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영상을 제작하여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최근 보존처리를 마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2폭장지[障子]>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성(聖)과 속(俗)을 넘나드는 모란

 

일찍부터 모란은 그 화려한 모습으로 인해 미인과 부귀를 상징하였고, 부귀영화나 출세, 명예, 평안과 같은 바람을 기원하는 대상이 되었다. 이와 동시에 모란의 화려한 당당함은 현실 세계 임금의 권위와 같은 것으로 인식되어 조선시대에는 왕실의 공간을 장식하여 권위를 높이는 데에 그 어느 때보다도 모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모란의 모습을 한 자리에

 

우리나라로 모란이 전해진 것은 삼국시대로 알려져 있다. 모란을 가꾸고 감상하는 것은 왕실과 귀족 중심으로 시작되었지만, 이내 그 아름다움은 민간에도 전해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곳에 전해진 뒤 약 1,0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 해 온 모란의 모습을 전시에 담아냈다.

 

 

 

제1부 ‘꽃 중의 왕, 이곳으로 전해지다’에서는 모란 감상이 크게 유행하였던 고려시대의 모습을 살펴본다. 고려시대에 모란은 정원화로 가꿔지고 시와 그림의 주제로 즐겨 사용되었다. 그림으로는 현전하는 작품이 극히 드물지만, 고려청자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란의 모습만으로도 아름다운 모란에 대한 고려 사람들의 애호(愛好)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제2부 ‘부귀와 풍요를 빌다’에서는 부귀영화의 상징인 모란을 가까이 두고자 하는 사람들의 노력을 다양한 전시품으로 살펴본다. 모란은 그림뿐만 아니라 도자나 직물, 각종 공예품을 아름답게 장식하였다. 모란의 아름다움을 담은 18~19세기의 회화작품에서부터 길상무늬인 모란무늬로 장식한 도자기와 목가구, 직물, 혼례용품을 통해 부귀와 풍요에 대한 바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제3부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빌다’에서는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강조하는 데 사용된 모란의 모습을 살펴본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생활공간이나 각종 국가의례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모란도(牧丹圖)로 장식하였다. 이 중에서도 특히 왕실의 흉례(凶禮)와 길례(吉禮)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같은 도안이 반복되는 ‘모란도 병풍’으로 장엄(莊嚴)하여 왕실과 나라의 안녕을 빌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임금을 상징하는‘일월오봉도’와 뒤쪽 벽면을 가득 채워 왕이 계시는 공간을 지키는‘모란도 병풍’을 함께 감상하며 조선시대 왕실의 엄숙한 의례의 현장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2폭장지(牧丹圖二幅障子)>의 보존처리와 공개

 

현재 남아 있는 조선시대 궁중에서 사용한 모란도는 대부분 병풍의 형태로 전한다. 병풍은 이동과 설치에 쉬워 일상적인 생활공간을 의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효과적이었다. 한편 조선시대 궁중기록에서는 왕세자나 왕세자빈의 흉례 시 혼궁魂宮의 당가唐家나 열성어진列聖御眞을 모신 선원전璿源殿 등에는 장지[障子] 형태로 고정된 상태의 모란도를 설치하였다.

 

 

국립춘천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하여 제작 당시의 원형을 잘 간직하고, 현전하는 궁중 모란도 가운데 처음으로 설치되었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모란도2폭장지>를 보존처리하여 공개한다. 모란을 그린 두 폭의 장지 그림으로, 화면 주변에는 장황 비단 일부가 남아 있어 이를 토대로 복원한 결과, 2단의 남색 견직물로 선을 두르고 덧대어 꾸몄음을 알 수 있었다.

 

1900년도에 편찬한 《경복궁창덕궁증건도감의궤》에 2단의 비단으로 장황한 2폭의 모란도는 경복궁 선원전 협실에 설치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 <모란도2폭장지>는 경복궁 선원전 협실에 설치되었던 그림으로 보인다. 또한 1900년 선원전 증축 당시 모란도가 교체되지 않았던 점으로 미루어 경복궁 선원전이 지어진 1867년 전후에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조사ㆍ연구 내용은 전시 도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의 확장

 

전시를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기 위해서 전시실의 안과 밖에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하였다. 조선시대 왕실의 생활공간을 꾸민 모란도의 모습을 조명하기 위해 1802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가례를 앞두고 수리가 이루어진 창덕궁 대조전 내부의 모습을 3D 영상으로 재현하였다. 그리고 본관 중앙홀의 실감영상카페에서는 봄을 대표하는 꽃, 모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영상을 LED 미디어 월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은 지역 작가와 협업한 <모란을 담은 나비부채> 프로그램을, 평일에는 <모란을 담은 자개 그립톡>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지난 2021년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안녕, 모란”의 순회전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 우리 모두의 안녕을 빌어주는 꽃, 모란을 감상하며 오랫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행복한 앞날을 기원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성훈 기자 sol11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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