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수월관음도’ 서양 모나리자와 맞먹는다?

2022.07.10 11:22:08

《사진으로 시대를 읽는다, 한 컷 한국사》, 조한경 외, 해냄에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건 모나리자와 맞먹는다. (Іt is the equivalenr of the Mona Lisa).’

2003년 <고려 왕조: 한국의 계몽시대>라는 주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 전시된 불화 한 점을 두고 ‘뉴욕타임스’가 한 표현이다. 이 고려불화는 고려 후기 충선왕 때 김우문 등이 그린 <수월관음도>로 세로 길이 4m가 넘는 대형불화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고려불화의 예술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고, 국내의 관심도 높아졌다. 고려불화는 700년 전에도 ‘섬세하고 화려하다.’라는 중국 측의 찬사를 받았으며 일본 사찰에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위는 조한경 외 9명의 전국역사교사모임 집필진들이 해냄에듀를 통해 내놓은 《사진으로 시대를 읽는다, 한 컷 한국사》의 내용 가운데 일부다.

 

 

지난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에 전시된 불화 곧 ‘수월관음도’를 보고 뉴욕타임스는 ‘이건 모나리자와 맞먹는다.’라고 극찬을 했다. ‘모나리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품‘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미술품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는 경매의 대상이 아닌 이 그림의 경제적인 값어치를 적어도 약 2조 3,000억 원에서, 많게는 약 40조 원 안팎이라고 발표했다.

 

나라밖에서 우리의 ’수월관음도‘를 그런 서양의 명화 모나리자와 맞먹는다고 평가하다니 놀랍다. 이 책에는 ’수월관음도‘ 사진만 있는 게 아니다. 연천 전곡리에서 ’주먹도끼‘를 발견하여 학계에 알린 주한 미군이었던 그렉 보웬의 사진도 있다.

 

“어! 이 돌은 좀 이상한데?” 주한 미군 그렉 보웬(Greg L. Bowen)은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다가 군대에 입대하여 한국으로 왔는데 어느 날 연인과 함께 경기도 연천 전곡리 한탄강 강가를 걷다가 예사롭지 않은 돌 몇 개를 발견했다. 그래서 보웬은 이 돌들을 사진으로 찍어 구석기 시대의 세계적 권위자 프랑스의 보르드 교수에게 보냈고, 보르드 교수의 연락을 받은 서울대박물관 연구자들이 현장에 나가 이 돌들이 구석기 시대 뗀석기 가운데 주먹도끼였음을 확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세계 고고학계는 주먹도끼가 유럽과 아프리카에만 있고, 동아시아에는 없다는 고고학자 모비우스의 주장을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보웬의 발견으로 모비우스의 학설은 폐기되고, 세계 고고학 교과서는 새로 쓰게 되었다. 그때부터 세계 구석기 지도에 한국의 연천 전곡리가 표시되었고, 보웬은 역사적인 발견을 하게 된 사람이 되었는데 책에서는 “길가의 돌멩이, 함부로 발로 차지 말자. 당신이 보웬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책에는 “1,300년 간 진흙 속에 묻혀 있던 국보, 백제금동대향로”, “’이제는 노비 아님, 속량문기”, “협약(協約)이 아닌 협약(脅約), 을사조약”, “어린이날 제정 100년, 어린이들은 행복한가?”, “일장기가 내려오고 태극기가 아닌 성조기가 올라가다” 등의 눈에 띄는 사진들이 보인다.

 

 

 

이 책을 쓴 교사들은 “한 장의 사진이나 그림으로 그 시대를 이야기해보자.”라고 하여 《한 컷 한국사》를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실 글만 있는 것보다는 한 장이 사진이 훨씬 감동적일 수 있다. 책장을 넘기면서 이 한 장의 사진들은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자연스럽게 글을 읽도록 유도했다. 백 마디 설명보다 한 장의 사진으로 역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이 책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역사교사들의 풍부한 경험적 사고가 만든 탁월한 ‘역사해석’이며 우리 역사에 대한 손쉬운 접근법을 택했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물론 이 책은 글쓴이들이 욕심을 부려 글이 조금 과하다고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있고, 편집자의 편집이 세련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의 진가가 돋보이는 것은 역사를 서가에 그냥 꽂혀 있지 않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다시 우리 곁으로 불러낸 점이다. 역사가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 컷 한국사》의 일독을 권한다. 씨실과 날실로 엮인 역사를 사진과 함께 보는 기쁨을 반드시 누릴 것이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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