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박물관 서화실 새로 만나는 조선시대 그림ㆍ글씨

2024.04.23 12:34:57

서화실 봄 전시, 김홍도와 이명기가 합작한 <서직수 초상> 등 소개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4월 22일부터 서화실에서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24건 36점을 새로 전시한다.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이후)와 이명기(李命基, 1756-1813 이전)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보물) 등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기증 <임진진찬도(壬辰進饌圖)>와 2022년 구입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五部契會圖)> 등 처음 공개하는 서화 7건도 포함되어 있다.

 

김홍도와 이명기가 함께 그린 조선시대 초상화 걸작 <서직수 초상>

 

 

보물 <서직수 초상>(도1)은 당대 으뜸 초상화가 이명기가 얼굴을, 김홍도가 몸체를 그린 합작품이다. 두 화가 모두 정조(正祖, 재위 1776-1800) 어진(御眞) 제작에 참여했을 정도로 초상화 실력이 뛰어났던 화가로, 이 초상화에서도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이 초상화에서 동파관(東坡冠)을 쓰고 풍성한 포를 입고 서 있는 서직수(徐直修, 1735-1811)는 1765년(영조 41) 진사시에 합격했으나 관리로 대성하기보다는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했던 인물이다. <서직수 초상>은 두 화가의 기량이 발휘된 걸작이라는 점 말고도, 서 있는 전신(全身) 초상화로 그려진 점, 흑백의 강한 대비와 버선발을 드려낸 파격성, 서직수가 자신의 초상화를 보고 남긴 평가 글 등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들이 많아 이번 전시에서 놓쳐서는 안 될 작품이다.

 

박물관에서 더위 식히기, 미리 만나는 시원한 그림들

 

일찍 찾아온 더위를 식힐 수 있을 만큼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그림 여러 점을 전시한다. <소나무 아래 더위 피하기>(도2)는 계곡 옆 소나무 아래에서 한가로움을 즐기는 사람들을 그린 그림이다. 이는 김홍도와 함께 활동했던 화원화가 이인문(李寅文, 1745~1824 이후)이 즐겨 그린 소재다. 그의 또 다른 그림 <소나무 숲 계곡에서의 담소>(도3)는 계곡 물소리의 청량함이 느껴질 정도로 속도감 있는 물의 흐름 묘사가 뛰어나다.

 

 

 

19세기 화원화가 이한철(李漢喆, 1812-1893 이후)의 <바위에 기대 물을 바라보다>(도4)는 고요히 계곡물을 바라보는 ‘물멍’을 연상시킨다. <고기잡이의 즐거움>(도5)은 시냇물에서 큰 고기를 잡아 기뻐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그림으로, 보기만 해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숲과 계곡의 시원함을 그림으로 느끼며 더위를 식혔던 조선시대 피서법이 관람객들에게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물관 소장품으로 처음 전시하는 글과 그림

 

이번 전시품 중 2021년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인 <임진진찬도(壬辰進饌圖)>(도6)와 2022년 구입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五部契會圖)>(도7) 등 박물관 소장품으로 처음 전시하는 서화 7건이 포함되어 있다. <임진진찬도>는 1892년(임진년)에 열린 고종(高宗, 재위 1863-1907) 즉위 30돌과 41살을 경축하는 궁중행사를 그린 8폭 병풍이다. 이 작품은 현재 유일하게 전하는 <임진진찬도>로, 고종 친정기(親政期, 1873-1907) 왕실 위상 강화를 위한 노력과 궁중 행사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성부 관리들의 모임>은 16세기 중반 한성부 5부 소속 참봉(參奉, 종9품)들의 모임을 그린 계회도(契會圖)로 한성부 관원 계회도로서는 처음 알려진 사례다.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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