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군 시각서 정유재란 풀어낸 《명나라의 정유전쟁》

2024.06.14 11:34:11

정유왜란 당시 명군의 최고 지휘관 형개의 《경략어왜주의(經略禦倭奏議)》 역주서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용준)은 정유재란 당시 명군의 최고 지휘관인 형개(邢玠, 1540~1612)가 전쟁을 기록한 《경략어왜주의(經略禦倭奏議)》를 역주한 《명나라의 정유전쟁》 1∼4권을 펴냈다. 번역서인 제1∼3권에는 각각 ‘출병 준비’, ‘반격과 종전’, ‘전후 처리’라는 부제를 달아 각 도서의 주요 내용을 담았으며, 제4권에는 교감ㆍ표점한 한문 원문을 수록했다.

 

이 책의 펴냄으로 국립진주박물관은 오희문(吳希文, 1539∼1613)의 피난일기 《쇄미록瑣尾錄》(2018년 펴냄), 명나라 경략 송응창(宋應昌, 1536∼1606)의 전쟁 수행 기록 《경략복국요편(經略復國要編, 『명나라의 임진전쟁, 2020·2021년 펴냄)에 이어 세 번째로 임진왜란 관련 국역서를 펴내게 되었다.

 

‘경략에 임명된 형개가 일본군을 막아내는 과정에서 명 황제에게 보고한 글’이라는 뜻을 가진 《경략어왜주의經略禦倭奏議》에는 1597년부터 1601년까지 일본군의 재침공에 대응하는 명군의 상황 인식과 대처가 생생하게 기록되었다.

 

 

강화협상 결렬 이후 일본군의 재침공이 현실화하자, 1597년 명나라는 병력과 물자를 대규모 동원하기 시작했고, 전쟁 초기에 잇따라 일본군에 패배하자 도망친 명군 장수를 처형했으며, 직산 전투에서 일본군의 기세를 꺽은 뒤에는 조선군과 함께 일본군을 몰아내기 위해 울산왜성을 포위 공격했다. 1598년에는 남해안 일대에 왜성을 쌓고 장기전을 펼치는 일본군을 4개의 방면으로 군대를 나누어 공격했다. 이런 전쟁 수행 과정에서 일어난 명나라 측 내부의 내밀한 속사정도 이 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1597년 3월 일본군을 막아내는 임무를 띤 경략[경략어왜(經略禦倭)]에 임명된 형개는 명나라의 변경 방어를 강화하는 한편, 조선에 대규모 병력과 물자를 동원했다. 전쟁 초기에 조선 수군과 명군이 잇따라 패배하자, 형개는 병력과 물자의 동원을 재촉하고, 패전한 장수를 처벌했으며, 명군의 전투태세를 강화했다. 그 결과 명군이 직산전투(稷山戰鬪)에서 일본군을 물리쳤다. 이후 형개는 두 차례나 조선에 들어와 전투를 적극 독려했다.

 

1598년에는 남해안에 왜성을 쌓고 농성중인 일본군을 몰아내려는 4로 병진책을 추진했다. 이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의 사망으로 일본군이 철수함에 따라 전쟁이 끝났다. 전쟁이 끝난 뒤, 형개는 조선을 방어하기 위해 명군을 언제까지, 얼마나 주둔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였다. 결국 이 문제는 조선과 명의 중요한 현안 문제가 되었다.

 

이처럼 《경략어왜주의》는 정유재란 당시 전황을 명나라의 시각에서 충실하게 기록한 책으로 조선 측이나 일본 측의 기록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시각의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앞서 번역 출판한 《경략복국요편》(『명나라의 임진전쟁』)과 함께 명나라의 시각에서 본 전쟁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 하겠다. 그동안 임진전쟁에 관한 연구는 한국과 일본 사료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전쟁의 중요한 한 축을 맡았던 명나라 측의 역할과 그 영향은 충분히 살펴볼 수 없었다. 이번에 《경략어왜주의》( 명나라의 정유전쟁 )를 펴냄으로써 이제 이 전쟁이 띠고 있던 국제전쟁으로서의 모습을 여러 각도에서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되었다.

 

《경략어왜주의》의 국역사업은 중국 근세사와 조선시대 전공자이자 명ㆍ청과 조선의 외교문서 전문가들이 모인 한중관계 사료연구팀이 맡아서 진행하였다. 이 역주서에는 꼼꼼한 주석과 상세한 인명록이 수록되어 전문연구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 책에 수록된 어려운 문서들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역주서(제1~3권)와 함께 교감ㆍ표점본(제4권)을 펴내, 독자들이 원문과 번역문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국립진주박물관은 2023년부터 임진왜란 당시에 참전한 일본군의 종군일기에 대해서도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이 끝나 국역서의 발간까지 이루어진다면, 그동안 접근이 쉽지 않았던 일본측 자료들이 임진왜란사 연구에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중일의 대표적인 자료를 국역되어 임진왜란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경략經略 : 전쟁 같은 유사시에 군사 업무를 총괄하는 명군 총지휘관의 관직

 

 

이한영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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