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ND OPENING”이어야만 하나?

  • 등록 2026.02.03 10: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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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역 근처 고층빌딩은 한글을 푸대접하지 말라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서울 중랑구 망우역 근처에 갔다가 어이가 없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고층빌딩 입구엔 한글은 작은 글씨뿐이었고, 커다랗게 “GRAND OPENING”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마도 정식 개장을 뜻하는 듯 했지만, 꼭 이렇게 한글 없이 영어로 커다랗게 쓰는 까닭을 모르겠다. 그렇게 써야만 유식한 걸로 착각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그 아래에 ‘상업시설 공간 문의’라고 써둔 것을 보면 물건을 파는 가게(쇼핑몰) 위주의 건물인 듯한데 “GRAND OPENING”라고 써야만 문의가 많이 들어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에 더하여 그 위엔 건물 이름인지 “ROYUNDA PLACE”라는 글씨도 보였다. 아마도 지붕이 둥근 원형 건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진에 찍히는 정도로는 알 수가 없다. 아래에 보면 영화관 CGV가 커다랗게 쓰였고, 그 건물에 들어선 업체로 보이는 곳들이 작은 글씨의 영어로 잔뜩 적혀있다.

 

 

법령대로라면 간판은 원칙적으로, 한글로 표기해야 하며 외국 문자를 사용한다면 옆에 한글도 함께 적어야 한다. 함께 적을 때 한글 표기를 알아보기 어렵게 작게 표기하는 때도 불법이다. 그러나 그 법에 강제 처벌 조항이 없는 것은 물론 과태료에 그치고, 간판 면적이 5제곱미터 이하이면서 3층 이하에 설치되면 신고나 허가 대상이 되지 않아 유명무실하다.

 

이 때문에 외국 글자를 읽지 못하는 많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국 땅에서 언어차별을 받으며 소외당하고 있다. 대형 쇼핑몰에 간 노년층은 “읽을 수 있는 간판이 하나도 없다.”라는 푸념을 한다. 또 어떤 이는 어머니에게 그 유명한 ‘영일레븐’에 가서 화장품을 사라고 했더니 영어로 된 간판을 읽지 못해 엉뚱한 가게에서 다른 걸 샀다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분명히 말한다. 간판은 자기 가게가 어떤 상품을 파는지 소비자에게 알리려고 단다. 그런데도 외국어 일색으로만 쓰는 행위는 그걸 포기하는 어리석은 행위가 아닌가? 제발 한국인을 대상으로 상행위를 하는 가게에는 한글이 위주가 된 간판을 달았으면 좋겠다. 영어를 쓰더라도 한글이 먼저가 된 간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 여성이 만들고 부른 노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제가 ‘골든(Golden)’이 빌보드 핫100 1위,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1위는 물론 어제는 애니메이션 영화 ‘래미 어워즈 트로피를 거머쥐며 K팝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한다. 이 ‘골든’이란 노래 가사는 영어로 시작하지만, 뒤에는 우리말로 된 가사 “영원히 깨질 수 없는 / 밝게 빛나는 우린 / “우린 빛나기 위해 태어났으니까”가 나와 한글을 ‘아이돌(Idol)을 통해 세계에 퍼지는 한글’이란 뜻인 ‘돌민정음’, “세계 만민들이 즐겨 사용할 바른 소리”라는 뜻의 ‘만민정음’이라는 불러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렇게 세계적인 노래에 한국어가 나오니 한국어ㆍ한글 배우려는 외국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정작 한국에서 한글을 푸대접하는 현상은 안타깝기만 하다.

 

제발 한국에서 한글이 푸대접받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이제는 없었으면 좋겠다.

 

허홍구 시인 hhg19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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