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의 문신 신흠은 “오동나무는 천 년이 되어도 늘 곡조를 간직하고 있고 /
매화는 일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桐千年老恒藏曲/梅一生寒不賣香)”라고
노래합니다. 그런가 하면 퇴계가 즐긴 풍류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매화에 대한
사랑입니다. 퇴계는 매화를 ‘매형(梅兄)’이라고 부르며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도산서원에 심어진 매화가 꽃이 피면 달이 차도록 꽃나무 곁을 빙빙 돌며 시간을
보냈으며, 병이 깊었을 때는 깨끗하지 못한 모습을 매화에 보일 수 없다며 매화
화분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 했다고 합니다.
눈을 뚫고 꽃을 피우는 매화를 선비들은 그림 그리고 시 쓰고 거문고를 타며 그렇게
좋아했습니다. 지금 저 아랫녘 순천 금둔사에는 붉은 홍매화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답니다. 몇 해 전에 보았던 금둔사 홍매화를 다시 보러 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