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란 것이 있습니다. ‘첨지(僉知)’는 원래
‘첨지중추부사’의 준말로 조선시대 정3품 벼슬입니다. 그런데 관직을 돈으로
사고파는 행태를 보면서 백성이 이를 비꼬는 말로 ‘멍첨지’라 한 것이지요.
그 비슷한 말로 ‘보리동지’가 있습니다. 역시 보리동지는 곡식을 바치고 벼슬을
얻은 사람을 조롱하는 말입니다. 그밖에 곡식, 옷감, 은, 돈 등으로 공명장을 사서
얻은 벼슬은 ‘빠꿈벼슬’이며, 자격 없는 사람이 갑자기 얻어 하게 된 관직을
‘벼락감투’라고 하지요.
이런 사람일수록 별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면서 큰소리치며 거들먹거리는데 이를
‘거통’이라고 합니다. 또 거통은 건방진 태도를 뜻하기도 하고, ‘지위는 높으나
아무런 실권이 없는 처지’를 말하기도 하지요. 사실 이런 말들은 요즘도 여전히
쓰일 수 있어서 아쉽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