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유둣날에는 밀누룩을 구슬처럼 만들어 붉은 물을 들인 다음 허리에 차고 다니거나 문설주에 매달아 놓기도 했지요. 그런가 하면 아들을 낳았을 때와 간장 항아리 그리고 집을 상량할 때나 샘을 새로 팠을 때 치는 금줄에도 붉은 고추를 달아놓습니다. 중양절에는 여성들이 붉은 산수유 열매 가지를 머리에 꽂기도 했고 또 아궁이에 불을 때다가 불똥이 튀어 치마에 구멍이 나면 음습한 곳을 찾아다니는 귀신을 쫓으려고 붉은 헝겊으로 구멍을 꿰매기도 했으며, 결혼하는 신부가 연지를 찍는 것도 그런 뜻이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