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종실록 3권, 1년(1469) 2월 27일 내용을 보면 “임금이 승정원에 말하기를,
‘명나라 사신이 돌아갈 동안에 모든 백성이 흰옷을 입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신숙주가 대답하기를, ‘성상의 가르침이 당연합니다.’ 하였다.“라는 기록이 보입니다.
왜 임금이 그런 생각을 하였고 신숙주가 왜 맞장구를 쳤을까요?우리 겨레는 오랜 옛날부터 흰옷을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그 흰옷이란 지금 우리가 아는 것처럼 표백하여 새하얀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니라 소복 곧 염색하지 않은 옷, 또는 화려한 장식도 하지 않은 옷을 말합니다. 일부 사치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백성 대부분은 그만큼 검소한 생각을 지녔다는 것이겠지요. 또 명나라 사신이 자칫 조선을 사치한 나라로 볼까 염려한 까닭도 있었을 것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악랄한 조선총독부가 흰옷을 입지 못하게 했지만 실패한 것을 보면 우리 겨레는 흰옷을 정말 좋아했던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