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병들면 반드시 중국의 얻기 어려운 약을 구하니, 이는 7년 된 병에 3년
묵은 쑥을 구하는 것과 같을 뿐만 아니라, 약은 구하지 못하고 병은 이미 어떻게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민간의 옛 늙은이가 한 가지 약초로 한 병을 치료하여
신통한 효력을 보는 것은, 그 땅의 성질에 적당한 약과 병이 서로 맞아서 그런 것
아닐까?”위는 세종 때 발행된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서문의 말입니다. 어떤 이는 한의학이 중국 중의학을 표절했다고 하지만, 이는 “사람의 몸과 그 사람이 태어난 고장의 흙은 하나라는 뜻의 '신토불이(身土不二)'를 모르는 소치입니다. 아무리 중의학이 뛰어나다 해도 그것이 우리 겨레에게 잘 맞을 리가 없기에 우리만의 의학을 가져야만 한다는 것을 ≪향약집성방(鄕藥集成方)≫ 서문은 가르쳐줍니다. 이는 중국 사람과 조선 사람은 소리와 기운이 달라서 말과 문자가 다르다며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과 같은 정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