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선시대 명의 허준의 저서 ‘동의보감’이 우리 겨레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지 압니다. 그런 역할을 한 책이 고려시대에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의학서로 1236년(고종 23년)경 정안(鄭晏)이 펴낸 것으로 짐작됩니다.이 책의 특징은 토산 약재를 소개하는 부록을 실었다는 것과 부인과 1개 항목과 소아과 2개 항목이 각각 설정되어 출산과 갓난아이에 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것, 그리고 이 책은 응급조치를 위한 것이었음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이 책은 중국 의학지식을 베낀 것이 아니라 고려에서 터득된 경험을 바탕으로 약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뒤 토산 약재를 가지고 펴낸 책으로 ‘향약혜민경험방’, ‘삼화자향약방’, ‘향악간이방’, ‘동인경험방’ 따위가 있는데 이것은 조선 전기의 ‘향약집성방’으로 집대성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