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14일 밤이나 대보름날 아침에 아이들은 체, 얼맹이, 조리 따위를 들고, 보름밥을 얻으러 다니는데 이를 ‘조리밥(더윗밥)’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조리’는 쌀을 이는 데에 쓰는 기구로 가는 대오리나 싸리로 결어서 조그만 삼태기 모양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흔히 복조리라고 말합니다.예부터 아픈 사람은 병을 고치기 위해 조리밥을 먹었으며, 셋이나 일곱 집의 밥을 얻어먹었다고 합니다. ‘동국세시기’와 ‘경도잡지’에 보면 ‘백가반(百家飯:백 집의 밥)’을 얻어먹었다는 글이 보입니다. 최근에도 세 성바지(김, 이, 박 등 성 종류)의 밥을 얻어먹어야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풍속이 있었습니다.
체면도 자존심도 하나의 풍속으로 감싸는 뜻이 있는데 도도한 선비는 굶으면서도 남에게 한 끼의 음식도 구걸하지 않았으나 이날만은 이 풍속에 모든 것이 묻히는 날이어서 주는 사람도 얻어가는 아이에게도 자유로운 밥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