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골 양양의 민족교육자 ‘조화벽’

2014.02.17 08:29:21

[그린경제/얼레빗 = 이한꽃 기자]
 
 감자골 양양의 민족교육자 ‘조화벽’

                                 이윤옥


삼월하늘 핏빛으로 물든

아우내 장터 비극

천애고아 된 시동생 거두며

불처럼 솟구치던 가슴 속

용암 덩어리

 

만세운동 현장에서

가슴에 총 맞고

선혈이 낭자하던 시부모님

끝내 숨지고

 

떠나온 고향땅 양양에서

아우내 솟구치던 애국혼

다시 되살려

 

삼일정신 올곧게 민족학교 이어간

양양 독립의 화신이여

  

   
▲ 조화벽 애국지사

조화벽 (趙和璧, 1895.10.17 ~ 1975. 9. 3)

 조화벽 애국지사는 강원도 양양이 고향으로 이 지역 3․1독립운동의 중심인물이다. 양양군 양양면 왕도리에서 아버지 조영순과 어머니 전미흠 사이에 무남독녀로 태어나 15살 되던 해인 1910년 원산에 있는 성경학원에 유학을 떠나 신학문을 배우게 된다.

 원산 성경학원의 교육과정을 2년 만에 마친 조화벽 애국지사는 17살 때인 1912년에 원산 루씨여학교(樓氏女學校, Lucy Cunningham School) 초등과정에 입학하였다. 명문 미션스쿨인 원산 루씨여학교는 최용신, 이신애, 어윤희, 전진 등 한국여성사에 뛰어난 인물을 배출한 명문 학교다. 그러나 이곳에서 얼마 안 있어 개성의 호수돈여학교로 전학하여 보통과와 고등과를 마치고 1919년 3월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때마침 서울의 3월 1일 독립만세운동의 물결이 개성으로 밀어 닥쳤다.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오화영 목사로부터 독립선언서 100부가 개성 북부 교회 전도사인 강조원 앞으로 보내 온 것을 계기로 독립선언서가 전해지자 호수돈여학교 학생대표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만세시위를 펼쳤다.

 호수돈여학생들의 만세시위에 뒤이어 남감리교에서 설립한 미리흠여학교, 그리고 송도고등보통학교가 3․1만세운동에 참여하고 다른 학교에도 만세시위운동이 빠르게 번져나가자 각 학교들은 3월 5일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기숙사 생활을 하던 조화벽 애국지사는 이때 고향인 양양으로 친구 김정숙과 함께 귀향하였고 양양의 만세운동을 이끌게 된다. 그 뒤 학교로 돌아가 1919년 개성 호수돈여학교 고등과를 마치고 그해 가을 공주 영명여학교 교사로 부임했다. 이것이 유관순 집안과의 인연이 된 것이다.

영명학교로 부임하자 당시 만세운동으로 유관순 부모가 현장에서 순국하고 유관순 역시 잡혀가 있었으며 유관순의 오라버니인 유우석도 감옥에 있는 상황이라 천애 고아가 된 유관순의 어린 두 동생을 돌볼 사람이 없었다. 이에 조화벽 애국지사는 이들을 친 동생처럼 돌보았고 이후 1923년 유관순의 오라버니인 유우석 애국지사와 결혼하였다.

 그 뒤 원산으로 옮겨가 조화벽 애국지사는 원산의 진성여고에서 교편을 잡고 남편은 비밀결사대인 원산청년회를 만들어 독립운동을 하다 다시 체포되었다. 1932년 조화벽 애국지사는 고향 양양으로 돌아와 아버지와 함께 정명학원(貞明學園)을 설립하고 교육에 뛰어들었다.

 정명학원은 가난과 여러 사정으로 정규 학교를 다니지 못한 적령기의 아이들을 교육했던 비정규학교로 피폐한 농촌의 학생을 모아 문맹을 떨치고 민족교육을 실천했다. 1932년 1월부터 1944년 폐교 당할 때까지 600여명의 졸업생을 냈다.

 한편 조화벽 애국지사는 중풍으로 전신 불구가 된 어머니를 12년간 극진히 모신 효녀 였다. 날마다 의복을 갈아입히고 몸을 깨끗하게 씻기고 온 방안을 말끔히 치우면서 지극한 정성으로 12년을 하루같이 보살폈다. 또한 어려운 가운데 정명학교를 꾸려가면서도 가난한 이들에게 쌀을 퍼주는 등 남에게는 베풀면서 자신은 지독한 근검절약을 실천한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1982년에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

 *조화벽 애국지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4권 (2월25일 출간 예정) 참조.

 

이한꽃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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