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말이나 빌려 며칠 더 머물러볼까?

2015.05.16 09:40:54

우리 민족의 발상지 알타이 산맥과 흡스콜 호수 답사기 5

[한국문화신문 = 안동립 기자]  7시쯤 강렬한 햇볕이 텐트에 스며든다. 밤새 얼었다 녹은 것처럼 화창한 아침이다. 여름철이라도 밤에는 추위에 대비하여야 한다. 어젯밤에는 어두워서 풍광을 보지 못하였는데 숙영지 주변의 경치가 환상이다. 강가에 나가 세수를 하니 물이 무척 차다. 주상절리가 장작처럼 포개져 있고 주변 사막 능선에 햇살이 비춰 황금빛 물결이 출렁이며 멋지다. 이곳에서 말이나 빌려 며칠 더 머물고 싶다…….

 

   
▲ 강가에 스며드는 햇살(왼쪽), 야영장 앞 주상절리 군

아침을 간단히 먹고 8시에 출발을 하였다. 광활한 초원 사막 비포장 길이 이리저리 나있어 목적지를 돌고 돌아간다. 시속 30~40km로 달리는데 차량이 먼지와 요동이 심하다. 도로위에 구멍이 많은데 들쥐가 톡톡 튀어 나와 이리저리 구멍으로 숨는다. 주변으로 가끔 보이는 양들과 실개천, 겨울 주거지가 보인다. 3시간 달렸는데 60km 쉴루수테이 마을(Shiluustey)(E97°0830, N46°4813, h=2,160m, t=11:00:53)에 도착하여 쉬면서 동내 구경을 하였다. 그림 같이 아름답고 작은 동화의 마을 같았다. 

거리에 인적이 없고 몽골 대문의 특징인 붉은색 나무 울타리에 아()자와 만()자 문양이 복합된 녹색 대문이 가는 곳곳에서 보았는데 아마 라마불교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광장은 넓고 말 달리기 좋게 마을이 형성돼 있다.

 

   
▲ 쉴루수테이 마을 광장(왼쪽), 대문의 문양이 같다.

   
▲ 연료인 소똥을 말린다.(왼쪽), 집집마다 말린 소똥 무더기

이제부터는 길의 방향을 북쪽으로 돌려서 가야한다. 길 좌우로 U자곡처럼 형성된 계곡이 100km정도 길게 뻗어있다. 큰골처럼 이어지는 길 좌우로 대형 적석묘 군락이 계속 이어진다. 그 크기와 숫자가 중국 집안의 환도성 아래 위치한 산성하 고분군과 비교하여도 이곳이 몇 배 더 많은 것 같다. 자연석으로 비석을 세우고 새겨진 문양이 사슴이나 염소 같은 동물 형상이다.  

지나는 길에 큰 무덤 몇 기를 답사해 보니 일부는 발굴하여 파헤쳐진 곳이 여러 기가 보인다. 적석을 쌓는 방식은 비석을 20m 묘 앞에 세우고 외륜 둘레를 따라 돌로 사각형이나 원형으로 일렬로 쌓는데 그 규모가 한 변이 40~50m 정도이고 그 안쪽으로 돌을 피라미드형으로 4~10m정도 쌓아 올렸는데 많이 무너져있다. 또 일부 묘군은 석곽묘 같은데 회손 된 것이 수천기가 있다. 알타이 지역의 묘제 양식과 우리나라 고대의 무덤 양식이 같아 문화적으로 동질성이 있다. (E96°5123, N47°2417, h=1,858m, t=14:53:18)

 

   
 

가끔 산 밑에 게르와 목동이 말을 타고 평화롭게 다닌다. 우리 답사단은 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계곡을 천천히 지나간다. 멀리 어트겅탱게르울 산(4,021m Otgontenger uul) 만년설 이 보인다. (E97°0945, N46°5930, h=2,253m, t=12:15:24) 

이 지역은 워낙 오지라 지나는 차량도 보이질 않는다. 길이 험하여 차량의 고장이나 낙오 될 경우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몽골의 작은 교량은 대개 목재로 만들어져 있고 전신주는 아래는 사각형 콘크리이트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나무 기둥을 철사 같은 것으로 묶어세운다. 가끔 보이는데 참으로 재미있는 풍경이다.

 

   
 

거대한 사막에 산림지대가 조금씩 나타나는데, 산의 계곡 동남쪽으로는 소나무 같은 침엽수가 모여서 자라고 있고 북서쪽으로는 민둥산이다. 추위와 바람의 영향으로 특이하게 나무들이 모여서 자란다. 신기하다. 암각화가 새겨진 바위도 여러 곳 보인다.  

7시간 30분을 달려(160km) 차강하이르항 마을(Tsagaanhayrhan) (E96°4639, N47°2821, h=1,752m, t=15:31:57)에 도착하였다. 40~50여 호 사는 작은 마을이다. 식당을 찾았으나 간단한 것만 파는 집으로 우리 일행이 식사하기에 문제가 있어 지붕 아래 그늘을 찾아 준비해온 국수를 끓였는데 냄비가 작아 여러 번 끓이는 사이 동네 한 바퀴 돌아보았다. 외지인이 들어오니 동네 사람들이 나와서 구경한다. 마을에서 물어보니 이 지역 전체가 훈족과 한나라의 싸움터로 군장급 무덤이 여러 곳 있고 마을 가운데에도 큰 적석묘가 있는데 훼손을 하지 않고 보존이 잘 되있다.

 

   
 

대지의 아름다움은 뭉게구름처럼 피어나고…….

점심 후 출발(17:22:51) 30여분 달리니 나무다리 아래 작은 시냇물이 있어 잠시 쉬면서 냇물로 뛰어들었다. 사막에서 시원한 물을 보니 즐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물기를 대충 닦고 울리아스타이 시를 향해 출발하였다. 당초 한가이 산맥을 우회하여 북쪽으로 가는 루트가 길이라도 제대로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경관은 장관이다. 광활하고 거대한 대지를 가로지르고, 산길은 완만하게 올라가고 멀리 하늘에 구름은 그림처럼 아름답게 피어오른다. 사막의 바다를 작은 차량으로 건너는 기분이다. 

울리아스타이 시가 내려다보이는 큰 고개에 올라서니 오보(E96°5515, N47°3713, h=2,492m, t=18:48:03)에 선두 차량이 모여 있다. 이곳에 올라서니 바람이 무척 심하게 분다. 어트겅탱게르울 산(4,021m)의 만년설이 멀리 보인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니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고 멋진 풍광이다.

 

   
▲ 울리아스타이 시 입구 고개 오보에서 본 경관

   
 
   
▲ 울리아스타이 시 거리

울리아스타이 시(E96°5330, N47°4917, h=1,791m, t=21:19:37)와 고개의 고도차가 심하여도 완만한 경사로 차량 운행에는 어려움이 없다. 시의 규모가 크고 인구도 많다. 시 외곽으로 게르와 가축들이 풀을 뜯는 모습과 도심 쪽으로는 잘 정비된 오아시스 도시라 예쁘고 아름답다. 개발이 더딘 것 같은데 큰 상점, 은행, 공원 등 여러 가지 시설이 있다. 가게에 들러 물과 먹을 것을 구입하고 길을 재촉하였다.  

한 시간쯤 달려 해지기전 한가이 산맥 기슭 작은 개울가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쳤다. 단원 모두가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고 여유롭게 야외 생활을 즐긴다. (E97°0320, N47°5732, h=2,013m, t=23:00:58) 고도가 높고 골바람이 불어온다. 차량을 위쪽으로 이어서 주차를 시켜 바람막이 하고 텐트의 방향을 아래쪽으로 돌렸다. 그래도 어제보다 더 춥다. 연로하신 어른들 건강이 걱정이다. 취사도구 정리와 내일 일정을 협의하고 텐트에 들어오니 12시이다. 자리에 누우니 피로가 확 몰려온다.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멋진 풍광에 저절로 미소를 짓는다. 광활한 초원 대지에 누워 야생의 하루를 보낸다. (5일차 운행시간:5:39, 운행거리: 220km)

 

   
▲ 울리아스타이 시 외곽 게르 촌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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