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곰과 하늘을 나는 말 등 5종의 신화동물
‘신화 속 동물이야기’ 전시는 신화동물 5종을 중심으로 크게 5부로 구성된다. 신비로운 공간을 통과하여 신화시대로 들어가 신화동물 마을을 차례로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마치 어린이들이 여행을 하듯 신화동물을 만나게 될 것이다.
먼저 1부에서는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의 탄생이야기를 중심으로 말을 주인공으로 구성하였다. 알에서 태어난 박혁거세의 탄생이야기와 함께 하늘과 땅을 이어주던 상징적 동물로서의 말의 신화적 면모를 하늘을 나는 말 체험이라든가 알을 활용한 체험 등을 통해 접할 수 있게 한다. 2부는 신라 김알지 탄생신화를 배경으로 새벽을 알리는 동물인 닭이 주인공이다. 특히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궤에 얽힌 출생이야기를 나무공간을 통해 꾸몄다. 특히 금궤도 유물을 활용한 증강현실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우리 신화그림을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부는 이번 전시의 중심 동물인 단군신화의 곰이 주인공이다. 전시공간은 동굴의 모습으로 꾸몄으며 곰의 변신 모습, 신단수나무에 소원 빌기, 동굴에서 쑥과 마늘 체험, 3ㆍ7일의 의미 찾기 등 체험을 통해 단군신화를 이해할 수 있다. 4부는 왕건신화에 등장하는 호랑이가 주인공으로 산의 세계를 배경으로 꾸며진다. 산신과 사람의 모습을 공유하는 신화속의 동물인 호랑이를 유물과 체험을 통해 알아갈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마지막으로 5부는 왕건신화의 작제건이야기에 나오는 용을 주인공으로 용궁세계를 배경으로 펼쳐 보인다. 활을 쏘아 부처로 변신하는 늙은 여우로부터 용왕을 구해주는 영웅이야기와 우물을 통해 인간세계를 드나들던 용녀의 이야기 등이 다양한 체험과 탐색을 통해 흥미롭게 구현된다.
이러한 다양한 체험과 탐구를 통해 각 신화동물들이 지닌 도전과 지혜, 인내, 용기, 믿음 등의 성격을 찾아보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들 신화세계와의 만남을 통해 나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한편, 풍부한 신화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줄 것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통해 우리 신화에 다가간다
우리는 우리 신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부분 단군신화에 나오는 곰과 호랑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이다. 하늘을 나는 말을 이야기하면 으레 페가수스인 줄 안다. 우리 신화를 연상하기보다는 서양신화에 익숙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여러 신화가 있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곰은 물론 박혁거세신화에서의 하늘을 나는 말, 김알지신화의 왕의 탄생을 알리는 닭, 왕건신화의 호랑이와 용 등 다양한 신화동물들이 있다. 하지만 우리 신화를 접할 기회가 적었기에 오히려 우리 신화가 낯설다고 생각하여 어려워하며, 다양한 신화동물의 세계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우리의 어린이들이 서양신화에 기대어 신화적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의미에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우리에게도 풍부한 신화세계가 역사 속에 있다는 것과 그것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을 매개로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획했다. 이 전시를 계기로 어린이들이 우리 신화와 친숙해지고 우리 신화로 꿈꾸는 세상이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신화동물 전시 관련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
한편 이번 전시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5종의 신화동물 캐릭터를 제작하여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을 비롯해, 5종 신화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신화동물놀이터도 조성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고려 작제건신화를 바탕으로 삼은 어린이 연극 ‘우리 신화로 꿈꾸는 도깨비’도 제작하여 월 1회 박물관에서 공연 중에 있으며, ‘민속에서 찾은 곰, 동물원에서 만난 곰’ 과 같은 우리 신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전시와 함께 준비된 이런 여러 프로그램 또한 낯선 우리 신화에 어린이들이 쉽게 다가가게 하고, 아울러 우리 신화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는데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