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추분,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날

2020.09.21 21:55:24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고 서서히 음의 기운이 커진다는 24절기 열여섯째 추분(秋分)입니다. 《철종실록》 10년(1859) 9월 6일 기록에 보면 “추분 뒤 자정(子正) 3각(三刻)에 파루(罷漏, 통행금지를 해제하기 위하여 종각의 종을 서른세 번 치던 일)하게 되면, 이르지도 늦지도 않아서 딱 중간에 해당하여 중도(中道)에 맞게 될 것 같다.”라는 내용이 보입니다. 려기서 중도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바른길’을 말하고 있음입니다. 이처럼 우리 겨레는 추분날 종 치는 일조차 그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 중용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또 추분 무렵이 되면 들판의 익어가는 수수와 조, 벼들은 뜨거운 햇볕, 천둥과 큰비의 나날을 견뎌 저마다 겸손의 고개를 숙입니다. 내공을 쌓은 사람이 머리가 무거워져 고개를 숙이는 것과 벼가 수많은 비바람의 세월을 견뎌 머리가 수그러드는 것은 같은 이치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벼에서는 향[香]이 우러나고 사람에게서도 내공의 향기가 피어오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추분을 맞은 국립백두대간 수목원에는 벌써 알록달록 가을빛이 내려앉았다는 소식입니다. 이에 수목원은 오는 11월 1일까지 가을꽃 비대면 잔치를 열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산촌의 결실’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잔치는 지역농가가 기른 구절초, 좀개미취, 섬쑥부쟁이 등 가을 식물 40만 본과 산촌의 익어가는 곡식과 열매들로 조화롭게 전시해 백두대간만의 풍성하고 여유로운 가을 분위기를 연하고 있지요. 이제 서서히 음의 기운이 커지는데 우리의 마음속에 따뜻한 불을 지펴 훈훈한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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