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남일기]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2020.10.27 12:26:36

안 보이는 고라니, 잘살고 있는지...

[우리문화신문=양인선 기자] 

 

 

 

 

 

 

 

 

깊어가는 가을 아침에, 사라지는 것에 대한 추억과 아쉬움으로 울적해진다.

가을 정취를 자아내며 가을바람에 살랑이던 부들과 강아지풀과 억새가

굴착기(포크레인) 한 삽에 사라졌다.

주위에 전원주택단지 개발로 길을 넓히느라 파헤쳐진 탓이다.

자연을 벗하며 살려고 산기슭으로 조용히 파고들어, 전원주택 짓는 건 옛말이 된듯하다.

 

요즘엔 부동산 개발업자들에 의해 산을 마구잡이로 깎아내고

축대를 쌓아 거침없이 집터를 만들고 있다.

붉은 흙으로 속살을 드러낸 산이 안쓰럽다.

비탈에서 작업하는 트랙터도 위험해 보인다.

산 턱밑까지 파고드니, 산은 과연 어디까지 품어줄까.

 

이따금 보이던 고라니도 올핸 보지 못했다.

올여름 큰비에 잘 버텼는지 걱정된다.

잔디를 길러 떼어 팔아 수익을 올리던 넓은 잔디밭도

결국, 주택단지 조성으로 사라지고 있다.

강아지와 맘껏 뛰놀던 추억을 남기고~~

 

 

야생동물들 목축이던 웅덩이는 흔적만 남았다.

올해도 하늘타리를 만날까 살피며 걸었던 논두렁도 사라지고,

물오리형제 노닐던 논도 야금야금 줄어들고 있다.

인근에서 사랑받던 약수터는 이름만 남기고 폐쇄되었다.

'장짐리약수터양어장'이란 이름으로 예쁘게 꾸며지고 있다.

아마도 전원주택단지의 값어치를 높여주겠지.

 

자본의 논리 앞에 한없이 무기력해진다.

 

양인선 기자 gaunc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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