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을 치료하려면 대장을 살려라

2022.09.25 11:15:54

장내세균, 유해물질을 제거하고 면역력을 증강시켜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58]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한의학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한의사의 치료 방법과 처방이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한편으로 약점이 되어 서로 소통의 한계에 봉착하게 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점이 되어 보편적 치료의 한계를 극복하는 치료법을 만들게 된다.

 

어린이를 진료하고 비염환자를 접하면서 비염에 대한 원인과 치료법에서 다양성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필자가 한의대생 때와 초기 한의사 때부터 현재까지 질환의 가장 큰 요인으로 보는 것은 대장(大腸)의 상태다. 곧 대장은 질병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이며 대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 필자의 색(色)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대장의 정체와 맞물려 손끝, 발끝, 코끝에 이르는 말단 순환의 정체를 풀어내는 것으로 비염을 치료하고, 성인의 경우는 대장에서 연유되는 숙변, 그리고 단전의 정체와 맞물린 코를 비롯한 오관의 열독에 의한 압박을 제거함으로써 비염을 치료하고 있다. 이는 대장의 기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소화기 장부에 부담이나 불균형이 있게 되면 소화기 말단 장부인 대장에 누적되어 드러나게 되므로 철저하게 식생활을 관리하지 않으면 대장이 편할 날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은 대장의 기능과 특징에 대하여 알아보고 대장의 일반적인 생리 기능과 대장만의 독특한 환경인 세균에 의한 발효과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1. 대장의 보편적인 생리 기능

 

소화기계는 몸을 관통하는 긴 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입에서 시작되어 식도를 지나 위장에서 잠시 머무른 음식물은 십이지장에서 담즙과 췌장 분비액의 도움을 받아 소장에서 소화, 흡수된다. 소화 흡수되고 남은 음식 찌꺼기는 대장에서 수분과 무기질이 흡수된 뒤 우리가 말하는 대변(大便)의 상태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살아 있는 사람의 위장관은 입에서 항문까지의 길이가 450㎝에 이른다. 이중 소장과 대장의 길이는 395㎝로 소화기계에서 소장과 대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소장과 대장으로 이루어진 장(腸)은 외부에서 들어온 음식물이 직접적으로 소화되어 흡수되는 곳이며, 동시에 대변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따라서 쾌변(快便)을 위해서는 소장과 대장의 기능이 가장 중요하다.

 

 

대장은 소장에서 소화, 흡수된 찌꺼기에서 1.5~2L의 수분과 염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인체의 수분을 공급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대장에서 흡수되는 수분은 대장 내용물의 상태(부패, 발효, 유해물질 등)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며 대변의 상태는 수분과 전해질 흡수과정에서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대장에서는 음식물의 소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대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장내 세균들에 의해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발효되고 분해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생산된 젖산이나 부티르산(butyric acid) 등의 유기산(지방산)은 대장 세포에서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 그뿐만 아니라 장내 세균들에 의해 합성된 비타민K를 비롯한 다양한 비타민들이 대장에서 흡수되어 사용된다.

 

곧, 대장은 단순히 수분과 소금을 흡수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내 세균의 도움으로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의 합성과 소화가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 대장의 기능

1. 발효를 통하여 음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마지막 알짜배기 성분을 만들어 낸다.

2. 수분과 다양한 비타민 성분을 흡수한다.

3. 장의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대변을 배출한다.

4. 장내 세균총을 형성하여 발효를 통해 면역력을 증진한다.

 

 

2. 대장의 기능은 외부의 도움인 세균이라는 발효환경을 통하여 이루어져

 

1) 장내 세균과 유산균

우리의 장(腸)에 살고 있는 장내세균은 약 500여 종에 달하며, 세균의 수는 약 100조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 장 내용물의 1g당 1,000여개 정도 정도의 장내 세균이 존재하는데, 이 세균들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식물과 체내에서 분비되는 영양분을 통해 번식한다. 곧 우리가 먹는 음식물의 일정량은 장내세균의 번식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렇게 번식한 장내세균은 대변을 통해 배출된다.

 

장내세균은 네덜란드의 과학자 레벤후크(Leewenhoek)에 의해 처음 발견되었으며 파스퇴르(Pasteur)는 장내 세균이 발견된 뒤 처음으로 유산균을 발견한 사람이다. 그리고 ‘생명의 연장’이라는 논문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엘리 메치니코프(Elie Metchinikoff)는 장에 존재하는 유익균인 유산균이 부패성 장내 미생물을 대체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그는 유산균의 필요성과 장수의 비결을 강조하면서 장내의 부패균과 유익균의 개념을 도입하여 장내 부패와 노화와의 관계를 설명한 첫 번째 학자이다.

 

 

최근 장내세균은 유산균을 이용하여 과민성 장증후군, 알레르기 질환, 아토피피부염 등에 좋은 치료효과를 보게 됨에 따라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우리는 맹목적인 믿음을 떠나 단순히 장에서 살고 있는 장내세균의 어떤 모습이 이러한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그 과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장내세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아토피 질환의 치료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 식이섬유는 장내세균총의 핵심

식이섬유는 수분을 흡수하여 대변의 부피를 늘릴 뿐만 아니라 대변을 구성하는 장내 세균에도 영향을 끼친다. 식이섬유는 인체에 유익한 유산균을 증식시키고 그 결과 장내 세균의 균수를 증가시켜 배변량을 증가시킨다. 이 밖에도 장내세균에 의해 분해된 식이섬유는 체내에 흡수되어 면역을 활성화한다.

 

결국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함으로써 인체에 유익한 유산균이 늘어나게 되면 배변량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유산균 수가 증가하여 장내세균의 균형이 유지되므로 건강에 유익한 영향을 준다.

 

 

3. 장내세균, 다양한 기능을 제공

 

장내세균이 가지고 있는 효소는 우리 몸에 있는 간(Liver)이 가지고 있는 효소보다 많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따라서 장내세균에 의해 만들어지는 물질도 상당히 다양할 것이며 인체에 끼치는 영향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추측된다.

 

태어난 뒤 외부에서 감염된 장내세균은 우리 인체와 서로 공생관계를 이루며 인체의 면역을 자극한다. 장내세균이 장벽을 자극하여 면역계가 면역글로불린 G(IgG), 면역글로불린 A(IgA) 등의 항체를 생산하도록 한다. 이 밖에도 장내세균은 비타민K의 합성을 돕고, 단백질을 합성하며, 결장의 산성을 증가시켜 칼슘, 마그네슘, 아연의 흡수를 돕는다. 또한 병원성 미생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장의 운동성을 증가시키는 등 장 기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1) 유해물질을 제거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과 약물은 소화, 흡수하는 과정에서 장내세균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물질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물질 가운데는 암을 유발하거나 노화를 촉진하는 등 인체에 해를 끼치는 유해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장내의 유산균은 유해균에 의한 유해물질의 생산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체내 흡수를 억제하여 건강을 지켜준다. 또한 유산균이 생산하는 초산, 유산, 프로피온산은 인체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동시에 유해물질로부터 장 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2) 면역력을 증강시켜

장내세균은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무균동물을 이용한 실험을 보면 무균동물이 보통동물에 견줘 인체를 보호하는 면역기관인 림프계의 발달이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곧 장내세균은 장 관련 림프조직에 작용하여 B 림프구의 분화를 자극하며 T 림프구, 대식세포, 호중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또한 유산균은 장점막에서 면역글로불린 A 항체의 생산을 증가시키며 유해균을 억제한다. 그뿐만 아니라 유산균이 죽은 뒤 유산균의 세포벽을 이루고 있던 펩티도글리칸이라는 당단백 성분은 소화관으로 흡수되어 대식세포(쓰레기나 죽은 세포를 잡아먹는 기특한 세포)를 활성화해 면역기능을 높인다.

 

이 밖에도 유산균이 음식물 가운데 항원을 분해하여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 그 때문에 알레르기와 아토피 질환의 연구에 유산균을 이용하는 사례도 계속 느는 추세다.

 

3) 변비를 예방

변비는 육식, 가공식품, 섬유질 부족,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다. 변비로 인해 대변이 장에 장시간 머무르게 되면 유해균에 의해 부패가 일어나 암모니아, 유화수소 등의 각종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발생하게 되어 대장암이나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유산균은 유산과 초산을 생산하여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한다. 또한 유해물질의 생산을 억제하고 흡착하여 대장암을 비롯한 질병의 발생을 줄이며 유산과 프로피온산, 초산이 장을 자극하여 변비를 예방한다. 그리고 식이섬유는 유산균의 증식을 돕고 대변의 부피를 늘여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4) 피부 미용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유해균에 의해 생산된 유해물질은 체내로 흡수되면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예를 들어 체내로 흡수된 각종 유해물질이 피부에 작용하게 되면 피부 트러블과 같은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유산균은 다른 균을 억제하는 물질인 Bacteroicin(다른 세균을 죽이는 천연 항생 물질)을 생산하는데 이 물질이 장내 유해균을 억제하여 유해물질의 생산을 줄일 뿐만 아니라 피부의 여드름균에 작용하여 피부 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 영양 공급

유산균은 비타민K(혈액 응고에 관여), 비타민 B1, B2, B6, B12, 엽산, 니코틴산, 유산, 초산, 부티르산, 프로피오산 등 유익한 영양물질을 합성하며, 아밀라아제, 셀룰라제, 리파제, 프로티아제와 같은 소화효소를 생성하여 음식의 소화흡수를 돕는다. 이 밖에도 유해균 억제, 혈중 콜레스테롤 감소, 간경화 개선작용, 유당불내증(우유에 들어 있는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우유를 먹으면 소화를 못 시키는 현상) 경감의 기능이 있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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