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리랑부터 방탄소년단 아리랑까지

2022.10.01 11:18:46

세계로 뻗어 가는 아리랑에 기대한다
[이진경의 문화 톺아보기 2]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리랑은 본조 아리랑이다.

 

이 곡을 흔히 경기민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사실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주제곡이다. 나운규는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철도 노동자가 부르던 아리랑에 영감을 받아 주제곡으로 사용하였다고 하였다. 당시 아리랑은 단성사에서 첫 상영을 하였고 크게 성공하였다. 단성사는 1907년 서울특별시 종로구 묘동에 세워진 대한민국 첫 본격적인 상설 영화관으로 1917년 조선인이 운영하는 영화관들이 없어질 무렵 1918년 박승필에 의해 재개관 된 곳으로 조선인들에 의해 제작한 영화를 가장 많이 상영한 곳이다.

 

 

아리랑 영화의 주인공 영진은 서울로 유학하였으나, 3.1만세운동에 충격을 받고 정신이상자로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방학에 내려온 영진의 친구 현구와 그의 여동생 영희는 사랑하게 되는데 일본 경찰의 앞잡이자 악덕지주의 천가의 머슴이었던 오기호가 영희를 겁탈하려고 하자 영진이 낫으로 오기호와 맞섰고 결국, 영진에 의해 죽으면서 영진은 일본 경찰들에게 붙잡혔다.

 

영진은 큰 충격으로 정신을 되찾게 되었으나 붙잡혀 가는 신세가 되어버린 것이다. 영진은 끌려가면서 “나는 이 삼천리에 태어나 미쳤다.”라고 외친다. 영화는 영진이 끌려가는 고개에 마을 사람들이 모두 흰옷을 입고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마무리된다. 그래서 나운규의 아리랑은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라고 하며 십리도 못가 발병으로 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을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다. 무성영화로 개봉된 아리랑은 변사의 이야기로 전해졌고, 그 염원은 조선인들에게 전해졌다.

 

아리랑은 팔도에서 불린 우리나라의 구전민요다. 아리랑에 관한 전해지는 이야기가 다양하다. ‘마음이 아리다. 쓰리다’에서 전해졌다고도 하고, 밀양아리랑의 경우 ‘아랑’이 겁탈을 받아 혼이 되어 ‘날 좀 보소’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흥선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의 재건되면서 팔도의 노동자들이 모이면서 팔도의 문화가 한곳에 모였다. 그때, 각 도의 서로 다른 아리랑이 서로의 입과 입으로 전해져 지금의 아리랑들로 전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서울ㆍ경기의 아리랑은 지금의 본조아리랑과 구별하여 ‘구아리랑’ 혹은 ‘서울잦은아리랑’이라고 부르며 선율과 느낌이 본조아리랑 가장 흡사하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풍년이 온다네 풍년이 와요 이 강산 삼천리 풍년이 와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구전에서 내려오는 가사에서 볼 수 있듯이 풍년을 염원하고 기다리는 희망찬 이야기다. 대신 나운규의 아리랑은 시대적 상황과 그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민족정신이었다. 팔도에서 아리랑을 부르던 조선인들은 자신들의 시대적 상황을 대면하는 영화 속 이야기와 음악으로 하나 될 수 있었다. 이후 아리랑은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잘 알지 못하는 몇몇 사람들은 떠나는 사람이 발병 나길 바라는 고약한 심보가 있는 정서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는 것 아니냐며 오해한다.

 

요즘, 방탄소년단(BTS)를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전통예술의 원형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들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아리랑’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아리아리 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Uh Uh Uuh 아라리가 났네

날 다려가거라 날 다려가거라 무정한 우리 님아 날 다려가거라......(가운데 줄임)......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백 만년 지켜왔지. 긍지와 자부심 모든 걸 이겨왔지. 꺾인 적 없어 한 번도 한 번 큰 걸음 시작한 여기 뜨거운 해가 떠오르는 밝은 땅

만나보세 만나보세 만나보세 아주까리 정자로 만나보세

 

방탄소년단의 아리랑은 본조아리랑과 밀양아리랑, 강원아리랑 세 곡의 전통선율 바탕에 두고 자신들의 독특한 스타일로 편곡한 노래다. 눈에 띄는 것은 원형의 가사 사이에 “백 만년 지켜왔지. 긍지와 자부심 모든 걸 이겨왔지. 꺾인 적 없어 한 번도 한 번 큰 걸음 시작한 여기 뜨거운 해가 떠오르는 밝은 땅‘ 부분이다.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백만 년 동안 긍지와 자부심으로 모든 걸 이겼고, 꺽인 적 없는 해가 떠오르는 밝은 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세계인들은 이들의 노래를 입에서 입으로 전하고 있다.

 

또 다른 가수인 SG워너비의 아리랑은 아리랑의 전통선율과 장단에 맞춰 SG워너비 특유의 감성으로 가사 전체 개사하여 불러 많은 이들에게 불리고 있다.

 

 

이렇듯, 그 시작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시대를 거듭하며 전해 내려오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한류를 이끄는 창작자들에 의해 다양한 버전으로 아리랑이 소개되고 있고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불리고 있다. 1983년 홍이경ㆍ홍이진 자매가 이탈리아 ‘제키노 도로 동요제’에서 ‘아리랑’을 부르고 은상을 받은 적이 있다. 일찍이 이탈리아에서도 아리랑의 진가를 발견한 것이다.

 

시대를 거듭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아리랑은 많은 창작자에 의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발되고 세계로 뻗어 가고 있다. 세계 속의 아리랑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지 기대가 되고 설레기도 한다. 앞으로의 아리랑 속에 전해질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

 

 

이진경 문화평론가 jksoftmilk@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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