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 병든 대나무를 보고 사람을 생각함

  • 등록 2006.08.06 03: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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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2. 병든 대나무를 보고 사람을 생각함

조선 선조 때의 문인으로 형좌좌랑, 이조정랑 등을 역임한 송정 하수일은 그의 문집 ‘송정집’에 대나무를 보고 사람을 생각한 글을 써 놓았습니다. 그는 어느 날 동산 가운데 있는 대나무밭을 거닐다가 병든 소나무를 발견합니다. 대나무는 마디가 촘촘하게 짧고, 벌레들이 좀먹은 구멍이 난데다 굽어 있었던 것이지요.

“우리 인간도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본성이 착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물욕에 어두워 양심이 비뚤어지면 저 굽은 대나무와 같이 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저 대나무는 좀벌레 때문에 그 본성을 잃어버리고, 사람은 욕심 때문에 타고난 성품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이 병들어 있다면 그 사람을 무엇에 쓰겠는가?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물을 관찰하여 자신을 반성하여 보라’ 하지 않았는가? 내가 저 병든 대나무를 보며 이 글을 쓰는 것이 어찌 까닭이 없겠는가?”


<참고>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옛글 백가지”, 조면희, 현암사

김영조 sol119@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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