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힌샘 주시경 선생은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한글의 아버지로 불린 우리의 참
스승입니다. 성지혜 소설가는 그 주시경 선생의 삶을 ‘한글의 얼’이란 장편소설로
펴냈습니다. 그 책에는 엷은 회색 바지저고리에 조끼를 받쳐 입고 그 위에 두루마기를
걸친 선생에게 그의 동생이 질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형님은 단발령이 내리기 전 머리를 깎아 기꺼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선각자신데, 왜 양복은 안 입으시죠?”
“양복이 싫어서가 아니네. 한복은 옛날부터 우리 민족이 입어온 옷 아닌가. 한복은 바로 우리 겨레의 정신과 얼이 담겨 있어. 기울어 가는 나라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서도 그 정신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독립협회 동지들이 입을 모았다네. 한복은 마치 우리글과 같은 것이거든.”
선생이 왜 한복을 입었는지 그 뜻을 깊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