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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시마가 우리 손에 살아나갈 수 있을까

소설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 3 위기의 장

[우리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김충선은 몸을 돌려 도주하는 수색병 등을 왜병이 떨어뜨린 창으로 던져서 그대로 꿰뚫었다.

“아악.....”

가덕도 숲에서 절망적인 비명이 연신 터져 나왔다. 김충선은 다시 준사를 업고는 다른 방향으로 죽어라 달렸다. 이어서 김충선은 야음을 틈타서 가덕도 해안의 구루시마 진영으로 오히려 내려왔다. 꼬박 하루 동안을 가덕도의 야산에 몸을 숨기고 이리저리 은폐 장소를 옮겨가며 왜적의 수색을 피해 다녔던 것이다. 그는 두 다리를 잃은 준사를 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빨랐다.

‘왜적이 가덕도의 산야를 누비고 있을 때 우린 오히려 적진의 심장부로 뛰어든다. 이것이 조선의 속담으로 등잔 밑이 어둡다는 것이다.’

김충선은 준사와 더불어 해안을 기다가 바닷물 속으로 몸을 던졌다. 준사는 상처가 소금물에 닿자 고통이 극심하였으나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역시 넌 인내 준사다! 예전부터 참는 데는 네가 최고였어.”

준사는 온 몸의 고통 속에서도 희미하게 웃었다.

“그랬던가?”

“기억 나냐? 고구마를 굽기 위해 달구었던 돌을 가장 오래 들고 있는 사람이 고구마를 고를 우선권이 쥐어 졌을 때 항상 네가 일등 이였다. 넌 지독하게 참을성이 강한 놈 이였어.”

“큭큭, 미련했던 거지.”

“그래, 너란 놈은 어지간히 미련했어. 그렇기 때문에 이런 꼴을 당할 줄 알았으면서 자초한 것이지.”

김충선은 한 팔로 준사를 껴안고 능숙하게 헤엄을 쳤다. 바닷물에 적응이 된 준사도 자신의 두 팔로 물살을 가르면서 김충선을 도왔다.

 

 

“우리가 살아날 수 있을까?”

준사의 질문을 김충선은 아주 쉽게 답변했다.

“구루시마가 우리 손에 살아나갈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해 보자.”

그들은 해안에 정박해 놓은 적선의 맨 꽁무니로 접근했다. 해안과는 제법 떨어져 있어서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지 않은 거리였다. 김충선은 옆구리에서 밧줄이 달린 갈고리를 꺼내서 관선의 난간을 향해 던졌다. 갈고리가 걸리자 그들은 능숙한 솜씨로 거미처럼 선박 위를 기어 올라갔다.

“다리가 사라졌으니 몸무게도 그 만큼 가벼워서 이쯤은 식은 죽 먹기가 되었어.”

준사는 농담을 던졌으나 김충선은 가슴이 아팠다.

“어서 올라가기나 해.”

 

김충선은 아래서 그를 받치고 순식간에 관선 위로 올라설 수가 있었다. 김충선은 우선 준사를 등에 업고서 주변을 살폈다. 상판은 어둠에 잠겨 고요했다. 이상하게도 파도 소리도 잠잠하였다. 그들은 다시 멀리 구루시마의 해안가를 지켜보았다. 간혹 오고가는 초병 외에는 별다른 징후가 보이지 않았다.

“우리를 붙잡기 위해 아직도 수색조가 햇 불을 들고 가덕도를 누비고 있는 모양이군.”

멀리 야산에서 불빛이 어른거리고 있는 광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큭크, 구루시마란 놈이 우리가 여기에 침입해 있다는 걸 알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상상도 하지 못할 걸.”

“똥을 삼키는 얼굴일걸. 흐흣.”

김충선은 선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선 요기 거리를 찾아야만 했다. 거의 이틀간을 쫄쫄 굶고 도망만 다녔으니 허기가 지는 것은 단연했다. 그들이 막 선실로 내려가려고 할 때 오히려 선실 문이 벌컥 열렸다.

“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