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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땅출판사, ‘성덕대왕 신종 별곡’ 출간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성덕대왕 신종 별곡'을 펴냈다. 성덕대왕신종은 소리로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종에 대해 우리는 그저 '신비로운'이라는 말로 얼버무리려고 하고, 그것을 모방해 최근 몇십 년 사이 만들어진 종들이 모두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 모두의 평가이다. 그래서 성덕대왕신종은 여전히 신비로운 '신종(神鐘)'으로 남아 있다. 마침내 종의 기록으로 성덕대왕신종 주종 1250주년을 기념해 종을 만드는 조각가가 오랜 시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성덕대왕신종에 대한 비밀을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집필자는 도학회 한서대학교 교수다. 신종의 주종은 역사적 근거가 완벽하지 않기에 어느 누구도 그 실체적 진실은 알 수가 없으나 도 교수는 10년 이상의 직접 종 제작 과정에서 알게 된 전통적 주종기법과 수차례의 오류를 거친 고증을 통해 최대한 사실에 근접하고 있다. 그가 접근한 방법은 제작 체험을 통한 전통주종 기법 비밀에의 도전, 성덕대왕신종의 세 가지 설화의 통합, 역사 속 실제 주종장에 대한 다면적 분석,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역사적 기록을 근거로 한 시대상황의 설정 등이다. 또한 현대와 과

유배 1번가 제주, 살암시믄 살아진다

[서평] 《제주도 귀양다리 이야기(장공남)》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귀양살이 하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사전에서 찾은 ‘귀양다리’의 정의다. 유배인은 세상의 업신여김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유야 무엇이든 거친 세파에 휩쓸려 유배형, 그 가운데서도 가장 죄가 중한 자만 보낸다는 제주도로 보내진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유배를 보낸 쪽, 승자의 시각에 가까웠다. 오히려 제주 사람들에게 유배인은 앞선 지식과 문화를 전수해줄 귀중한 전령이었다. 흔히 유배살이라고 하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는 답답함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생각보다 유배생활은 꽤 자유스러웠다. 그래서 제주에 온 선비들은 제자를 양성하며 학문을 전수하기도 하고, 시회(詩會)를 조직해 지역 문화계를 주도하기도 하고, 제주 여인과의 사이에 자식을 두어 입도조(入島祖, 섬에 처음으로 정착한 각 성씨의 조상)가 되기도 했다. 《제주도 귀양다리 이야기》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제주에 유배 온 사람들과 그들의 생활을 쉬우면서도 학술적인 문체로 차분히 풀어낸다. 풍부한 자료조사와 제주 곳곳을 누비며 찍은 직접 찍은 사진들이 인상적이다. 이 한 권만 읽어도 제주에 유배온 사람들의 면면을

[새책]디자인 협업 : 함께 더 나은 제품을 만드는 경험

오스틴 고벨라 지음 ; 송유미 옮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앞으로 24시간 안에 비극적인 일이 생길 것 같은 상황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 이 책은 당신을 위한 책이 아닐 수도 있다. 동료들은 당신의 탁월함을 알고 있어 불평 없이 당신 의견을 따르며, 무엇이든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당신은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으며, 절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방향을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상사도 중간에 마음을 바꾸거나 합당치 않는 일을 요구하지 않는다. 당신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가? 이런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 이 책은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이런 직장에서 일하길 바란다. 나는 비즈니스, 기술,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교차기능(cross-functional) 팀에서 일한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같은 언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방향은 항상 바뀌고 마감일은 결코 조정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가까워지는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사일로 환경(정보를 서로 공유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고립적인 업무 분위기)에서 일을 하는 불쌍하고 무능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들은 터무니없는

어머니, 목메는 이름입니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 머 니 - 김 재 진 엄마, 우리엄마, 하고 불러봅니다. 철들고, 어느새 나이 마흔 후딱 넘어 한 번도 흘려보지 않은 눈물 흐릅니다. 정월대보름입니다. 마흔 넘어 처음 보는 보름달입니다. 눈 내린듯 환한 밤길 걸어 술 받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달아, 달 본지 십년도 이십년 더 된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살았기에 눈물 흘린 지 십년도 이십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어머니, 목메는 이름입니다. 어머니, 세상의 아픈 사람들 다 모여 불러보는 이름입니다. 세상의 섧븐 사람들 다 모여 힘껏 달불 돌리는 어머니, 대보름입니다. 조선 후기 문신 홍석모가 연중행사와 풍속들을 정리하고 설명한 풍속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보면 '초저녁에 횃불을 들고 높은 곳에 올라 달맞이하는 것을 ‘망월(望月)’ 곧 달마중이라 하며, 먼저 달을 보는 사람에게 행운이 온다.'라고 적혀 있다. 따라서 뒷동산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것이 누구나 정월대보름에 할 일이었음이다. 대보름의 명절 음식으로 오곡밥과 함께 ‘복쌈’이 있는데, 이는 밥을 김이나 취나물, 배추잎 등에 싸서 먹는 풍속이다. 복쌈은 여러 개를 만들어 그릇에 노적 쌓듯

[새책] 당신에게 일시정지를 권유합니다

김종관 지음, 혜화동 출판사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여느 학생과 다름없이 열심히 공부했으며 운 좋게 의대에 입학했다는 겸손한 의사인 저자는 전공의를 마치고 전임의가 되기까지 당장 눈앞의 목표만 이루면 행복할 거라고 참고 노력했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모른 채 그마저도 성실하지 못한 자신을 돌아보며 긴 여행을 선택한다. “현재의 나를 희생해도 미래의 나는 행복하지 않을 것을. 나를 갉아먹으며 가는 길에 성공은 없었다.” 전공의 생활을 마치고 병원에서 퇴사한 그는 항상 어딘가에 소속해 있었고 그것이 주는 안정감에 젖어 있었지만 긴 여행에서 매 순간 계획대로 되지 않는 불확실하고 불안한 상황들을 만나며 진정한 행복을 느낀다. 작가의 일시정지는 그토록 꿈꾸던 여행이 익숙함으로 가득한 일상처럼 느껴질 때쯤 멈추어진다. 일시정지로도 바뀌지 않고 여전히 그대로인 자신을 발견하며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의사로서의 꿈과 보람, 즐거움을 찾으며 병보다는 사람을, 성공보다는 성실한 삶을 우선하는 자신을 새롭게 다짐한다. 이 책은 원치 않는 일상의 멈춤 상태에 있는 우리에게 잠시 쉬며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선사한다.

만백성이 무리 지어 꽃 피는 세상 온다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4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입 춘 - 허홍구 백성의 소리가 들리는구나 눈보라 치던 황량한 땅 헤치고 너 기어이 일어서서 오는구나 여리고 순한 네 더운 숨결이 꽁꽁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고 사랑의 숨결처럼 달려오는구나 이제 부디 향기의 꽃을 피워라 상처 난 몸과 맘을 어루만져주고 만백성이 무리 지어 꽃 피게 하라 넘어진 사람들 일어서게 하여 다시 한번 더 꿈꾸게 하라 후회 없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게 우리는 추운 한겨울 세수하고 잡은 방문 고리에 손가락이 쩍쩍 달라붙었던 기억이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저녁에 구들장이 설설 끓을 정도로 아궁이에 불을 때 두었지만 새벽이면 구들장이 싸늘하게 식었고, 문틈으로 들어오는 황소바람에 몸을 새우처럼 웅크릴 수밖에 없었다. 이때 일어나 보면 자리끼로 떠다 놓은 물사발이 꽁꽁 얼어있고 윗목에 있던 걸레는 돌덩이처럼 굳어있었다. 또 눈 덮여 황량한 겨울 들판엔 칼바람 추위 속에 먹거리도 부족하니 사람도 뭇 짐승도 배곯고 움츠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소설가 김영현은 그의 작품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서 "도시에서 온 놈들은 겨울 들판을 보면 모두 죽어 있다고 그럴 거야. 하긴 아무것도 눈에 뵈는 게 없으니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