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간절한 마음을 토로하여 피를 뿌리며 널리 고하노라. 듣건대, 여러 고을에 일진회ㆍ순검ㆍ순사대를 두고 기예를 졸업시킨다고 하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를 위한 것인가? 만약 적병의 밑천이 되게 하는 것이라면, 다시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가운데 줄임) 너희 조부와 부친은 선왕의 국민으로 500년 동안 옷을 입고 밥을 먹으며 지금까지 이 나라 천지에서 길러졌으니, 조그마한 것도 모두 임금의 은혜인 것이다. 왜적과는 하늘 아래 함께 살 수 없는 원한이 있다. 너희 선조로서 옛날 임진년(1592)의 난리에 피 흘리고 살이 찢기지 않은 자가 있었는가! (뒷 줄임)” -‘피를 뿌리며 널리 알린다’ 가운데서 ‘호남의소 도통대장(都統大將) 박용식(1909.2)’, 271쪽- “오늘이 나의 죽는 날이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눈을 빼어 동해상에 걸어두어라. 너희 나라가 반드시 망하는 것을 내 눈으로 보리라.” -전해산 의병장 대구공소원 법정 최후 진술 가운데(1910.7.9.), 1,178쪽 - 우국충정의 결의가 생생히 느껴지는 윗글들은 이태룡 박사가 쓴 신간 《일제침략기 의병문학》 (미래엔 출간) 속에 나오는 명문(名文) 가운데 명문이다. 이는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역(歷)세권. 역사적 장소가 가까이 있는 지하철역 주변을 재치 있게 이르는 말이다. 제목에서부터 재기발랄함이 뿜어져 나오는 이 책, 《역사를 품은 역, 역세권》은 종각역, 쌍문역, 안국역, 독립문역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이용하는 지하철역 인근에 있는 역사적 장소를 풍부하게 담아냈다. 지은이 박은주는 <역사스테이 흔적>, <만권의 북살롱>, <공감사람> 등을 연출한 PD다. 평소 무심히 지나쳤던 지하철역이 품고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준다. 책에 나온 몇 군데 역들을 소개해 본다. #4호선 쌍문역 2번 출구 쌍문역으로 나와서 마을버스를 타면 간송 전형필 선생의 옛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흔히 ‘간송’이라 하면 성북동에 있는 간송미술관을 떠올리지만, 미술관과는 별도로 간송의 옛집과 묘역이 있는 장소가 ‘간송옛집’이다. 간송옛집은 19세기 말 전형필의 양부 전명기가 곡식 등 소출을 관리하기 위해 지은 집이다. 그가 죽은 뒤에는 한옥 부근에 묘소를 꾸미고 제사나 차례를 지내는 집이 되었다. 한국전쟁 때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다. 2013년 간송미술문화재단과 도봉구가 함께 퇴락한 본채와 부속 건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유산 해설 전문 여행사 트래블레이블이 집필한 여행형 역사서 《당일치기 조선여행: 전국 편》이 노트앤노트에서 펴냈다.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신라의 금관(모형품)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품에 안긴 바 있다.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경주에서 벌어진 일이다. 화려한 상징은 시대와 장소를 바꿔도 늘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신라 금관들이 일본인에 의해 발굴됐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트래블레이블의 지식 안내원들이 쓰고 여행 전문 출판사 노트앤노트가 펴낸 신간 《당일치기 조선여행: 전국 편》은 읽는 경험에 머물던 역사를 현실로 소환한다. 독자들은 책을 통해 금관이 외교의 수단으로 변모한 도시 경주의 역사를 직접 둘러보며 뉴스에서 본 장면을 더 깊게 경험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은 1973년 발굴된 천마총 금관의 모형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일제강점기의 경주로 눈을 돌려 금관총과 서봉총을 파헤친 이들을 우리 앞에 불러들인다. 이 책이 주목한 숨겨진 역사는 경주만이 아니다. 광주에선 나병 환자 400여 명과 함께 경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