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천지를 영접한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짜릿하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애국가 첫 소절에 나오는 그곳이다. 그 천지가 바로 내 눈앞에 펼쳐졌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그곳! 하늘이 허락한 순간이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그것도 '광복절에 천지라니', 연길파옥투쟁과 15만 원 쟁취, 창동학교 등 한인민족학교, 봉오동ㆍ청산리 대첩의 수많은 영웅이 떠올랐다. 그들이 꿈꾸었던 해방된 조국, 통일된 조국을 기원하며 백두산 천지와 북녘 하늘을 가슴에 담았다.” 이는 이진 작가가 쓴 《만주에서 길을 묻다》(북랩.2025.5.) 속에 나오는 ‘광복절에 오른 백두산 천지와 장백폭포’에 관한 글 일부다. 흔히 ‘천지를 보았다, 천지에 올랐다. 천지에 갔다’라고 쓰는 데 이진 작가는 ‘천지를 영접했다’라고 썼다. 그리고 작가는 천지에서 ‘조국 광복을 위해 뛴 수많은 선열을 떠올렸으며 (과거), 희망으로 통일된 조국을 염원(미래)했다’라고 했다. 천지에서 과거의 독립운동가들, 현재의 자신, 그리고 미래의 통일된 조국을 꿈꾸는 작가의 마음에 완전히 공감한다. 글쓴이는 이 구절을 읽으며 지난해 광복절을 앞두고 (사)탄운이정근의사기념사업회 소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 권태응, 감자꽃' - 감자꽃이 활짝 피었다. 나는 감자꽃밭을 보면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이 떠오른다. 어제 감자꽃이 활짝 핀 강원도 두메산골을 지나다가 차를 세웠다. 살금살금 뉘집 밭인지 알 수 없는 감자꽃이 만발한 밭에 섰다. 감자밭에 서면 , 오래전 충주 탄금대에서 보았던 권태응 시인의 감자꽃 시비에서 보았던 그 느낌이 살아난다.. "참 뻔한 이야기다. 맨숭맨숭하고 심심하기조차 하다. 자주 꽃이 핀 감자는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다. 누군들 그런 말을 못 할까? 하지만 이건 단순한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그 어떤 뿌리, 변함없는 어떤 흐름, 또는 진리 같은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가 귀하다." 라고 했던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흔하고 흔한 감자꽃에서도 '생명 순화의 진리'가 숨어 있다는 것을 공감한 것은 새로운 기쁨이다. 감자꽃 외에 동요 도토리들, 산샘물, 달팽이 등을 남긴 권태응(權泰應, 1918-1951) 시인은 1935년 경성제일고보 재학중 최인형ㆍ염홍섭 등과 함께 항일비밀결사를 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작년 5월 몽골 울란바토르의 몽골국립도서관(관장 이친호라로 바얄쿠)과 기록유산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2025년 5월 20일 몽골국립도서관을 방문해 기록유산의 보존과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1차 협력사업으로 이틀에 걸쳐 도서관이 처음 공개한 한국 고서와 관련 자료를 국내 처음으로 조사했다. 몽골국립도서관은 1921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기관으로, 350만 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4년 새로 개관한 신관 10층에는 한국 관련 도서 약 7,000책이 소장돼 있다. 이 중 상당수는 1956년 북한과 몽골이 맺은 도서 교환 협정 이후 수집된 자료로 북한에서 펴낸 다양한 주제의 책들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조선시대 고전을 북한에서 번역한 희귀본들과 월북작가 박세영ㆍ이기영 등의 시집과 소설 등은 국내에서 보기 어려운 소중한 자료이다. ‘만호(晩湖)’ 김규식 장서인 확인, 독립운동가의 손때 묻은 서책 이번 조사에서는 중국고서로 분류돼 있던 책 가운데서 한국본 《연려실기술》 4책이 발견되었다. 이 책은 1912년 조선광문회 신문관에서 육당 최남선의 주도로 펴낸 초판본으로, 원집 24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