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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바위 보”의 역학

지혜의 겨룸, 의지의 겨룸, 모험의 겨룸 [석화 시인의 수필산책 5]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가위, 바위, 보-” 참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두 손가락을 척 빼들면 가위, 주먹을 내들면 바위, 손바닥을 쫙 펴면 보, 가위는 보를 베고 보는 바위를 싸며 바위는 가위를 부실 수 있고… 이렇게 순환 식으로 접전하면서 기회포착과 순발력과 판단력을 비기고 의지와 지혜를 겨루는 아이들의 놀이입니다. 그 어떤 거추장스러운 유희도구도 필요 없이 하나 이상의 상대만 있으면 놀 수 있는 이 놀이, 아이들과 함께 이 “가위 바위 보”를 놀다보면 저도 모르게 아이들처럼 이 놀이에 깊이 빠져 들어가 흥분해하는 자신과 만나게 되며 수십 수백 아니 수천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대대로 전해내려 온 아이들의 놀이문화 한가지에도 우리 조상들의 무한한 슬기가 담겨있음을 알게 되고 끝없는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가위 바위 보”는 우리들에게 먼저 모든 일에 도전적인 자세로 맞서라고 합니다. 상대와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어야 만이 비로소 우리는 하나의 객체로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를 부여받게 됩니다. 여기에는 또 자신이 꼭 이긴다는 자신감과 함께 완전한 실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이 완전한 성공과 완전한 실패가 반반씩임을 알려주는 위험지수도 포함되어 있다는

'새물내'는 어떻게 쓸 수 있는 말일까요?

[토박이말 맛보기1]-66 새물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어제 아침에는 배곳 일을 챙기다가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하는 것을 깜빡 잊었습니다. 일을 한참 하고 있는데 손말틀이 우는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올라가서 늦지는 않았는데 하고 나니 식은 땀이 나 있었습니다. 배곳이 살핌(지도검사)을 받고있는 데다가여러 가지 일이 겹치니 이런 일도 겪는가보다 싶었습니다. 뒤낮(오후)에는 살핌을 마무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살펴야 할 것들을 미리 알고 하나씩 챙기면서 놓친 것도 찾게 되고 또 놓쳐서는 안 될 것들을 더욱 똑똑하게 되어 좋았다는 느낌을 말씀드렸습니다. 제대로 알려 주지도 않고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해 놓은 일을 세 해마다 파헤쳐서 잘잘못이나 옳고 그름을 따져 나무라는 것보다 훨씬 좋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까지 찾아서 바른 쪽과 수를 알려 주신 살핌이(감사관)께 고맙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남들이 일을 마치고 나갈 무렵 들말마을배곳 갈침이와 배움이들이 모여 네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갖춤을 했습니다. 솜씨 뽐내기에 나올 사람들에게 줄 손씻이(선물)를 쌌는데 손발이 척척 맞아서 생각보다 얼른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끝까지 함께하지 못

제천시 박달재 박달암의 '벅수‘

‘천하대장군’은 ‘이승’의 지배자, ‘지하대장군‘은 ‘저승’의 지배자 [일제가 왜곡한 ‘장승’과 ‘벅수’ 이야기 28]

[우리문화신문=황준구 민속문화지킴이] 충청북도, 제천시 봉양읍 원박리 '천등산'의 '박달재'에서 '박달암'이라는 암자를 짓고 사는 '정도령'(정천화, 1963~ )으로 알려진 무속인은 2007년 뉴욕의 음악당 '카네기 홀(Carnegie Hall)‘에서, “A Korean Shaman Chants(무당이 카네기를 난타하다)”라는 제목으로 '터벌림굿'판을 벌린 유명한 '박수무당'이다.​ 정도령은 1999년 박달암을 세우기 위하여 땅파기를 하던 중에 땅속에서 돌'벅수' 한 쌍을 발견하였다. 이 '동방대장군(東方大將軍)'과 '서방대장군(西方大將軍)'을 지금은 암자 어귀의 뜨락에 세워 놓고,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이는 강원도 원주시 귀래면 운계리 다둔마을의 '서낭'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효촌리 거마울의 '수살'과는 서로 닮아 있어 한사람의 '돌쟁이'(石手) 솜씨로 보인다. '무속'과 '벅수'와의 직접적인 관련설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주요 '별신제'에는 무당들이 제사를 주관하며, '벅수'와 '솟대'도 세운다. 부여 '은산별신제'와 인천 외포리 '곶창굿'과 인천 동막골 '도당굿'을 예로 들 수 있다. 몇 곳의 '굿당터'에서 동서남북의 방위와 해(日)와 달(月

예전 책에서 쓰이던 '벋어남'은 무슨 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5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05벋어남 마지막 앞뒤 맞이하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4해(1951년)펴낸‘우리나라의 발달6-1’의25, 26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5쪽 첫째 줄에‘세째 조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이 말은 앞서 말씀 드린 바와 요즘 흔히 쓰는‘단원-장-절’을 쓰지 않고‘마당-가름-조각’으로 쓸 수도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는 말이라 볼 때마다 반갑게 느껴지는 말입니다.셋째 줄에‘이 두 나라의’와 넷째 줄에 나오는‘어찌 되었는가?’도 쉬운 말로 나타내려고 한듯하여 참 좋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벋어남’이라는 말은 낯설면서도 이런 쉬운 말을 써도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 같아 참 기뻤습니다.잘 아시다시피 이 말의 센말인‘뻗다’가 더 자주 쓰는 말이라 익을 것입니다.하지만‘융성’, ‘융성하다’는 말이 아닌 말로도 비슷한 뜻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게 해 줍니다. 이 말을 보니 앞에 나온‘망함’이라는 말도 뜻이 비슷한 토박이말로 쓸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요즘 배움책에서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멸망’이라는 말을

제사상 차림을 들고 30리길을

60여 년 선산을 지켜 엄마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24]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선산이란 곧 우리 선조들의 넋이 주무시는 곳이란다. 우리 백의민족의 넋도 장백산 높은 봉에서 늘 아래를 굽어보며 민족의 번영창성을 기원하고 있단다. 력래로 사람들은 어느 집 가문이 잘되면 “선산을 잘 썼겠다.”라고 잘 안되면 “선산을 잘못 썼는가? 선산에 가서 제를 잘 지내라.”고 하는 소리 가끔씩 들리지. 그래서인지 우리 백의민족은 선산을 잘 모시고 제사상 잘 갖추는 것을 한낱 례의로 문화전통으로 전해지고 있지. 엄마는 16살에 큰집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늘 알뜰살뜰 제사상을 준비하여 80살까지 60여 년 동안 한해라도 빠짐없이 선산에 다녀오셨단다. 1946년 10월 아버지가 저세상 가신 뒤에도 우리들을 데리고 10상이나 되는 선산들에 일일이 제사상 올리시었지. 1958년 자식들의 공부를 위해 고향을 떠나 연길시에 이주 했어도 선산을 모시는 엄마의 정성은 여전했었단다. 엄마는 제사상 차림을 들고 버스도 없는 30리길을 걸어 고향마을의 어느 집에 미리 맡겨두었던 낫과 삽을 이용하여 선산들을 일일이 보살피시고 술향기, 미나리향기를 올리는 것을 잊지 않으셨단다. 그리고 물고기는 제사상의 어느 자리에 놓아야하고 후토로부터 제사상 올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의 '살갑다'

[토박이말 맛보기1]-65 살갑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는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제 조카가 나온 간디가온배곳(중학교) 배움이들에게 토박이말 놀배움 이야기를 해 주고 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보다 조금 높은 곳이라 그런지 고까잎(단풍)이 더 많았고 이미 떨어진 잎도 많았습니다. 얼마동안 했는지는 모르지만 마실을 갔다 오는 아이들의 얼굴이 참 밝았습니다. 맑은 숨씨(공기)를 마시며 모듬끼리 마을을 한 바퀴 돌고 오는 일을 다른 배곳 아이들은 꿈에서도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에 부럽기도 했습니다. 마실을 다녀 온 뒤라 좀 힘들어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토박이말을 살려 일으켜 북돋워야 하는 까닭에 이어 제철 토박이말과 옛날 배움책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토박이말 찾기 놀이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이야기가 재미없다고 좀 제멋대로 굴지는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는데 한 해도 될 걱정이었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여러 가지 놀배움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또 한 곳에 새로운 토박이말 놀배움 씨앗을 뿌렸으니 싹을 틔우고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야겠습니다. 오늘 맛보여 드릴 토박이말인 '살갑다'는 '마음씨가 부드럽고 상냥하다'는 뜻으로 쓸 수 있는 말입니다. 그렇게 보면 어제 제가 만난

대나무가 흔들리고 바람은 지나가고

대나무의 덕을 배우고 그것을 삶에서 구현하기 [솔바람과 송순주 15]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은박지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을 우리는 기억하며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그런데 조선시대 중기에도 이중섭이라고 불리는 화가가 있었다. 바로 대나무 그림으로 유명한 이정(李霆, 1541~1622)이란 분이다. 이름이 이정인데 어떻게 이중섭이라고 하는가? 바로 그의 자(字), 곧 어릴 때의 이름이 중섭(仲燮)이었던 까닭이다. 조선시대에는 이름대신에 호를 많이 불렀지만 친한 사이에서는 자를 그대로 불렀으니까 이중섭이라고 해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 조선시대 이중섭은 탄은(灘隱)이라는 호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세종대왕의 현손, 곧 4대 손자 곧 고손이었다. 그는 시ㆍ서ㆍ화에 뛰어났고 특히 묵죽(墨竹), 곧 먹으로 치는 대나무 그림은 당대 최고로 이름을 떨쳤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는 이 대나무 그림을 보면 그가 왜 이름을 떨쳤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림 가운데에는 진한 먹으로 그린 대나무가 한 그루 있고, 그 뒤로 연한 먹(淡墨)으로 그린 대나무 서너 그루와 화면 밑쪽에 거칠고 억센 필치의 바위가 있다. 이 그림은 우리가 흔히 보듯 꼿꼿한 대나무 줄기를 굵게 그려 넣는 그림들과는 달리 줄기도

오래 서서 일을 할 때 알고 쓰면 좋은 말입니다

[토박이말 맛보기1]-64 비기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지난 닷날(금요일)에는 저녁 늦게까지 배곳에 남아서 네 돌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갖춤을 했습니다. 하나씩 챙기는 고 있는데 자꾸 해야 할 게 생각이 나서 또 하고 하다보니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엿날(토요일)에도 배곳에 나가 일을 하다가 진주성 안에서 펼치고 있는 겪배움자리(체험 부스)를 하는 데 나가서 도왔습니다. 다들 지치지 않고 새로운 겪배움감을 마련해 가며 오시는 분들과 함께하는 것이 우러러 보였습니다. 이바지하기를 온 배움이들도 참 잘해 주어 고마웠습니다. 밝날(일요일)에도 앞낮에는 배곳에서 일을 보고 겪배움자리(체험부스) 이름쓰기 종이(서명용지)와 토박이말 어울림 한마당 잔치 알림종이가 다 되었다는 기별을 받고 챙겨 나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저희 자리로 와서 겪배움도 하고 이름을 적어 주고 가셨습니다. 해가 저물어 가면서 바람도 세지고 날씨가 많이 서늘해져서 사람들 발길도 잦아드는 것을 보고 자리를 접었습니다. 꼬박 열흘 동안 함께 애를 써 주신 이영선, 이춘희, 이진희, 이정희, 탁미화 모람님과 이바지하기를 해 준 많은 배움이들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그동안 수고하신 것과 견줄 수도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