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조지 포크는 1884년 11월 1일부터 44일 동안 한강 이남의 조선 남부를 탐사했다. 대학노트 약 350쪽을 여행기로 가득 채웠다. 삽화도 다수 그려 넣었다. 수많은 주막에 들렀다. 외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조선사람도 당시 그처럼 많은 주막을 들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여행기에 가장 자주 나오는 단어도 ‘주막’인 것 같다. 그가 숙박한 주막을 중심으로 그의 자취를 더듬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먼저. 그가 여행기 첫 쪽에 적어 놓은 여행단 내역을 보겠다. (뒤침) 우리 여행단은 다음과 같다: 조지 C. 포크 미국 해군 소위 전양묵, 양반 정수일, 조지 포크의 수행원 가마꾼 12명 말몰이 소년 2명(11월 5일 공주에서 한 명이 추가되어 3명이 된다) 하인 1명 총계: 18명의 인원에 2필의 말, 3대의 가마 5 상자의 트렁크, 3개의 손가방, 사진기, 삼각대, 총기 상자, 돈 바구니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십팔사략(十八史略, 원나라 증선지-曾先之가 펴낸 중국의 역사서)》에는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의 이야기, 곧 ‘관포지교(管鮑之交)’가 나옵니다. 관중과 포숙아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장사를 했습니다. 관중은 항상 이윤을 더 많이 가져갔고, 장사에도 종종 실패했습니다. 남들이 관중을 탐욕스럽거나 어리석다고 손가락질할 때, 포숙아는 결코 그를 책망하지 않았습니다. "관중이 이윤을 많이 가져가는 것은 집안이 가난하기 때문이고, 장사에 실패하는 것은 때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누군가의 단점이나 실수를 볼 때,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결과만을 보고 쉽게 판단합니다. 그러나 포숙아는 그 행동 뒤에 숨겨진 상황과 본질적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비난과 단죄가 아닌, 이해와 통찰 위에서 꽃피울 수 있습니다. 포숙아의 이 무조건적인 믿음이 관중에게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세(勢)가 되어줍니다. 두 사람은 각각 다른 주군을 섬기게 되면서 잠시 떨어져 지냅니다. 훗날 제나라의 군주가 된 제 환공(桓公)은 포숙아를 재상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그러나 포숙아는 단호히 거절하며 이렇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욕지미래 선찰이연(欲知未來 先察已然)'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 나오는 구절이지요. 미래를 알고 싶거든 먼저 이미 지나간 일이 어떠했는가를 살피라는 말입니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닙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지혜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우린 종종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점술이나 예언에 의지하곤 합니다. 그러나 선인(先人)들은 가장 확실한 미래의 예언서가 바로 역사라고 가르칩니다. 인간의 본성과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시대와 관계없이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번성했던 문명이 어떤 까닭으로 몰락했는지, 한 개인이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했는지 살펴보면, 현재 우리가 겪는 문제와 미래에 닥칠 가능성을 미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 곧 '이연(已然)'을 '선찰(先察)'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억하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그것은 성공했던 경험에서는 핵심 요인을 추출하고, 실패했던 경험에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반성하여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능동적인 자세입니다. 과거는 미래를 위한 가장 비싼 수업료이자, 피와 땀으로 얻은 교훈이 담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