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조선시대 우리 남자들은 여성을 평생 집안에 가두어 두었다. 공자님, 주자님을 끌어들여 여성을 속박하는 데에 잘도 써먹었다. 위선적인 도학군자들의 죄가 가장 무겁다. 지금 여성들에게 남자들이 꼼짝 못 하고 눌려 사는 것은 어쩜 인과응보인지 모르겠다. 어쩌다가 관광 명승지나 고급 식당, 멋진 카페, 일류 백화점을 들여다보면 거의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 광경을 볼 때마다 의문이 든다. “도대체 이 시각 남정네들은 어디에서 뭘 하고 있을까? 당구나 탁구를 하고 있을까? 아니면 사업장이나 사무실에서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을까?” 어찌하여 우리 남아 대장부들의 처지가 이처럼 꽁지 빠진 수탉, 혹은 서리맞은 약병아리 행색이 되고 말았는가. 탄식이 나오다가도, 그래 이게 다 우리가 수수 백 년 쌓아 올린 업보 아니겠는가, 달게 받자. 마음을 달래곤 한다. 지난번에 여성 김삿갓 김금원이 14살 때 남장하고 집을 나가 제천의 의림지를 구경하는 모습을 우리는 들여다 보았다. 김금원의 의림지 여행기는 그녀의 기행문 <호동서낙기(湖東西洛)記)>의 한 부분이다. 제목이 난해하다. 호 (湖: 제천의 호수). 동(東: 동쪽의 금강산), 낙(洛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그친 뒤 하늘에 커다랗게 부채꼴을 그리는 '무지개'는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맑은 날, 쨍쨍한 해 곁에 뜬 엷은 구름 가장자리가 마치 조개껍데기 안쪽처럼 맑고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꼭 해님이 구름에 살며시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그 놀라운 바람빛(풍경).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 눈부신 모습을 담은 '무지개구름'입니다. '무지개구름'은 그 이름 그대로 '무지개'와 '구름'이 만난 말입니다. 비 온 뒤에 생기는 무지개와는 달리, 구름 제몸이 무지갯빛을 띠는 것을 말합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고운 구름을 '햇빛을 받아 무지갯빛으로 물든 구름'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무지개구름'은 해 곁에 있는 엷은 구름이 햇빛을 받아 그 가장자리부터 안쪽으로 붉은빛, 노란빛, 푸른빛, 보랏빛 등 여러 가지 빛깔로 어른어른 빛나는 모습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는 구름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들을 햇빛이 스쳐 지나가면서 빛이 휘어지고 흩어져 우리 눈에 고운 빛깔로 보이게 되는 것이지요. 예로부터 이 '무지개구름'을 보면 아주 좋은 일이 생길 낌새로 여겼다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한여름, 맑은 하늘 한쪽에서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더니 이내 커다란 솜 뫼처럼 하늘 높이 솟구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힘차게 솟아오르던 그 구름이 더는 올라갈 곳이 없다는 듯, 맨 꼭대기에 이르러 넓고 고르게 쫙 퍼져나가는 모습은 보기 좋습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나눌 토박이말은 바로 이 커다란 구름의 꼭대기를 가리키는 말, '모루구름'입니다. '모루구름'은 그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모습일지 쉽게 어림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말집(사전)에서는 이 말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요? 적란운의 윗부분에 나타나는 모루 또는 나팔꽃 모양의 구름 《표준국어대사전》 풀이에 나오는 '적란운(積亂雲)'이라는 한자말이 조금 낯설지요? '적란운'은 우리가 흔히 '소나기구름'이나 '쌘비구름'이라고 부르는, 하늘 높이 솟아올라 굵은 비나 우박, 천둥과 번개를 몰고 오는 아주 크고 무서운 구름을 말합니다. 그러니 '모루구름'은, 이 커다란 소나기구름이 자랄 대로 자라 하늘 꼭대기에 다다랐을 때, 더는 위로 솟구치지 못하고 옆으로 넓게 퍼져나간 구름의 맨 윗부분을 가리키는 멋진 우리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구름은 왜 '모루'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