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목)

  • 맑음동두천 -2.7℃
  • 맑음강릉 1.6℃
  • 맑음서울 -2.7℃
  • 구름조금대전 0.3℃
  • 구름조금대구 1.4℃
  • 구름조금울산 3.0℃
  • 구름많음광주 0.4℃
  • 맑음부산 3.3℃
  • 구름많음고창 0.5℃
  • 구름많음제주 6.9℃
  • 맑음강화 -3.1℃
  • 맑음보은 -1.1℃
  • 구름많음금산 0.0℃
  • 흐림강진군 3.4℃
  • 맑음경주시 2.5℃
  • 맑음거제 3.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이어싣기(연재)

전체기사 보기


펜스 룰을 어기면서 미스 K를 만나고 있다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50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는 점심 식사를 끝내고 연구실로 돌아오자마자 조교를 불렀다. 조교는 서울에서 통근차를 타고 출퇴근한다. K 교수는 《캘리포니아 좋은 날씨》라는 책을 사 오라고 조교에게 제목을 적어주었다. 다음 날 조교에게서 1, 2권으로 된 책을 받아서 책장을 넘겼다. 안 표지에는 책의 저자인 남자가 손에 담배 한 개비를 들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남자는 남자가 잘 안다. 강인한 인상을 주는 호남형 남자였다. 여자들이 좋아할 그런 남자였다. 인물 소개를 읽어 보니 그 남자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다. 그 남자는 약관인 스무 살에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문단에 데뷔했단다. 그 뒤 연극인으로 성장하였는데, 유명한 극작가 동랑(東浪) 유치진(1905~1974)이 창설한 동랑 극단의 기획실장을 오랫동안 맡았다고 했다. 그 남자는 연극, 영화, 출판, 광고, 방송 등 대중문화 전반에 일대 돌풍을 일으킨 인물로 소개되었다. 또한 그는 뒤늦게 기업계에 뛰어들어 나산 그룹 기조실장, 논노 그룹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 남자는 상도 많이 탔다. 연극 <오늘 같은 날>로 1994년 한국희곡문학상(대상)을 받은 거 말고도 일간스포츠 광

숲은 혼자 크지 않는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9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는 종종 숲을 거대한 나무들이 굳건히 서 있는 고독한 풍경으로 상상합니다. 그러나 숲은 결코 홀로 자라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뿌리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땅속 깊이 연대하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살은 모두에게 고르게 나뉘며, 작은 풀 한 포기, 이름 모를 버섯 한 송이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숲을 이룹니다. 숲의 위대한 성장은 수많은 생명의 조화와 상생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가장 키 큰 나무도 홀로 설 수 없습니다. 거센 바람에 맞서 버틸 수 있는 건 뿌리들이 단단히 흙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이며, 그 뿌리들은 주변의 작은 식물들과 미생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기도 합니다. 또한, 쓰러진 나무는 새로운 생명의 터전이 되고, 그 자리에서 다시 어린나무가 싹을 틔웁니다. 숲은 끊임없이 순환하며 서로에게 의지합니다. 우리네 삶도 숲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성공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서 있는 자리,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은 가족의 사랑, 친구의 격려, 동료의 협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입니다. 때로는 작은 위로의 한마디가, 때로는 묵묵히 지켜봐 주는 시선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유배지에서 남긴 ‘인생작품’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 신승미ㆍ김영선 지음, 다른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배는 고달프다. 가시울타리에 갇히는 ‘위리안치형’을 받으면 일단 곤장 100대를 맞는다.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은 상태로 천릿길을 가다가 병이 들어 죽기도 하고, 섬으로 유배되면 풍랑을 만나 죽기도 한다. 어찌저찌 유배지까지 간다고 해도 가시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는 데다, 언제 사약이 내려올지 모른다는 ‘시한부 인생’의 공포가 짓누른다. 삼평중학교 국어 교사 두 사람이 같이 쓴 이 책,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는 거친 유배지에서도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예술혼을 꽃피운 7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실린 허균, 윤선도, 김만중, 이광사, 김정희, 정약용, 조희룡은 오히려 유배가 ‘인생 한 수’라 할 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이 남긴 눈부신 업적의 태반이 유배지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배지에서 산다는 건 고달프긴 해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일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하면서 시름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조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 또한 유배지에 가서 시조를 짓기 시작했다. 윤선도는 언뜻 생각하면 평탄한 벼슬길을 걸었을

미스 K는 먹는 화장품인 ‘이메딘’의 광고 모델

이뭐꼬의 연재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49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그다음 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K 교수는 S전문대학에 근무하는 대학 후배 라 교수와 미녀식당에서 불고기 스파게티를 먹게 되었다. 식사가 끝나고 미스 K가 자리를 함께하여 커피를 마시는데, 라교 수가 미스 K에게 말했다. “그런데, 사장님이 여성잡지 Queen 6월 호에 나왔다던데요.” “네, 맞아요.” 미스 K가 대수롭지 않다는 어투로 말했다. “아, 그래요? 잡지를 구할 수 있나요?” K 교수가 약간 놀라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저기 한 권 있는데.”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카운터로 가더니 두툼한 여성잡지 한 권을 가져왔다. K 교수가 잡지를 받아 목차를 살펴보았다. 미용 섹션에 그녀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페이지를 찾아가 보니 그녀의 예쁜 사진 몇 컷과 함께 그녀에 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가 실려 있었다. 그 기사는 미스 K가 40대인데도 불구하고 20대의 몸매를 가졌다는 소문을 듣고 잡지 기자가 취재를 나와서 쓴 기사였다. 기사 내용을 읽어 보니 얼마 전에 미스 K는 먹는 화장품인 이메딘(IMEDEEN)의 광고 모델로 뽑혀서 파스타 밸리에서 사진까지 찍었다고 한다. 미스 K가 고운 피부를 유지하는 비결은 먹는

여행지에서 떠오르는 음악 이야기

《길 위의 클래식》, 진회숙, 상상스퀘어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1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진회숙 음악평론가가 이번에 상상스퀘어를 통해 《길 위의 클래식》이란 책을 펴냈습니다. 그동안 20권 가까이 음악 관련 책을 냈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음악 관련 책이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더구나 제목에 ‘클래식’이 들어가니까요. 그런데 이번 책은 제목의 ‘클래식’보다는 ‘길’에 더 방점이 찍히는 책입니다. 곧 기본적으로는 여행서인데, 제목에서 보듯이 여행하면서 그 여행지와 관련되는 음악 이야기 또는 여행지에서 떠오르는 음악 이야기도 하는 책입니다. 아! 참 진 선생의 책 중에 음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책도 있네요. 《기쁜 우리 젊은 날》이란 책인데, 이 책은 1970년대 중후반 긴급조치와 계엄 등으로 엄혹했던 군부독재 치하에서 민주화 운동을 했던 학생운동 1세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대음대를 나와 음악평론가로 활동하는 진 선생이 이런 책을 냈다는 것이 좀 이상해 보이지요? 진 선생은 대학시절 야학교사를 하면서, 학생운동에도 잠시 몸을 담았었지요. 저는 예전에 진 선생의 음악 강좌를 수강한 적이 있는데, 제가 잘 모르던 음악을 접하는 즐거움과 진 선생의 맛깔스러운 강의에 되도록 빠지지 않고 열심히 강의를 들으려고 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