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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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천석고황이’란 고질병이 있다네

구름 따라 나갔다가 새들을 따라 돌아오는 한가함 [솔바람과 송순주 23]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복잡한 도심을 떠나서 북한산자락으로 이사 온 지도 7년이 지나 벌써 8년째다. 우리집에서 언덕을 넘어서면 한옥마을이다. 이사 올 때에 허허벌판이었는데 2015년부터 한두 채 한옥이 시범적으로 들어서더니 지금은 한옥마을이 한옥 양옥으로 꽉 찼다. 사진을 비교해보면 그 변화에 눈을 의심할 정도다. 이 근처로 이사 온 것은 옛사람들이 즐기던 풍류, 곧 어지러운 속세의 소란스러움을 벗어나 산 가까이에서 맑은 공기를 숨 쉬며 자연 속에 평온하고 건강한 삶을 선호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 일대는 북한산이 바로 눈앞에 있고 크고 작은 계곡을 마음만 먹으면 금방 찾아갈 수 있는 곳이어서 진(晉)나라 도연명(陶淵明)이 <귀거래사(歸去來辭)>에서 묘사한 대로 “깊숙한 골짜기를 찾아가고 높다란 언덕을 거닐어 볼만한[尋壑經丘] 운치와 구름 따라 나갔다가 새들을 따라 돌아오는[雲出鳥還] 한가함을 즐길 수 있다.” ​​ 집 거실에서 가까이로는 작은 산등성이나 가파른 언덕, 조금 멀리로는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푸른 소나무로 덮이고 군데군데 바위가 불끈불끈 솟아오르는 산의 힘찬 모습이 바로 보인다. 공자가 말했듯 “어진 이는

'자리끼'를 언제 어디서 보셨을까요?

[토박이말 맛보기1]-88 자리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옷을 알맞게 입지 못해서 좀 떨었습니다. 밝날(일요일) 낮에 밖에 나갔을 때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갔더니 더웠던 게 생각이 나서 나름 셈을 해 보고 입었는데 그랬습니다. 배곳(학교) 안에 들어가 따뜻한 바람을 틀어 놓았는데도 한나절 동안 따뜻하다는 느낌이 나지 않았지요.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춥다고 하셔서 제 몸이 마뜩잖은 것은 아니라 낫다 싶었습니다. 아침에 배곳에 들어서면서 보니 밝날에 그려 놓은 놀이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알록달록한 놀이판이 눈길을 끌기도 했겠지만 없던 새로운 놀이판이 아이들 몸을 끌어당겼을 겁니다. 놀이 수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놀고 있는 아이도 있었고 신 던지기 놀이를 하느라 차가운 바닥에 맨발로 서 있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물감이 다 마르지 않은 곳이 있어서 하루만 참아 달라고 했습니다. 뒤낮(오후)가 되자 날씨가 좀 풀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목도리도 풀고 웃옷을 살짝 벗어도 견딜 수 있었지요. 배해끝(학년말) 갈무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바쁜 철이 돌아왔습니다. 거기다 경남갈배움한마당(경남교육박람회)에 겪배움자리(체험부스)를 배곳 이름을

고모 이름은 ‘큰엄마’였다

이불을 쓰고 장밤을 울었던 큰엄마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28]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사람마다 이름이 다 있건만 둘째 고모의 이름은 무엇인지 모두 큰엄마라 불러 고모의 이름은 결국 큰엄마였단다. 엄마에겐 이상 시누이 셋이 있었는데 둘째 시누이는 중국에서 살다가 해방 뒤에 조선 함경북도 청진군 온성에서 살았다고 한다. 어느 하루 엄마는 “이제 며칠 뒤에 우리 고모네 집에 가보자. 그 집엔 고모가 두분 계시는데 큰고모가 너희 아버지의 누님이시란다.”. “예? 그럼 한 분은 누구시죠? 고모라면서……” 하여 엄마는 “넌 아직 어려서 말해도 잘 모를 것이니 더 묻지 말고 그저 례절만 지켜주면 된다.”라고 하셨단다. 나는 더 묻지 않았단다. 과연 며칠 뒤(1959년 겨울방학이라 생각된다.) 우리는 도문해관을 걸쳐 조선 온성으로 갔단다. 온성고모는 달려 나와 우리를 맞았는데 훤칠한 키에 쌍겹진 두 눈, 말쑥한 얼굴은 이미 60살을 넘으셨다는 고모의 미모를 감추지 못하였더라. 고모는 한겨울 아침에 찾아간 나의 꽁꽁 언 두 손을 자기 가슴속에 넣어 녹여 주시면서 “너 많이 컸구나! 아버지 없이 막내로 서럽게 보냈겠구나!” 하여 난 불시에 눈물을 뚝 떨구면서 고모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단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가 보더라. 작은고모라

여러분은 어떤 '입다짐'을 하셨는지요?

[토박이말 맛보기1]-87 입다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에는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교육부가 열고 경기도교육청과 미래교육포럼단이 함께 마련한 ‘미래교육포럼’이 부산대학교에서 있었습니다. ‘미래 국가교육과정의 발전적 전망’이라는 벼름소(주제)로 많은 분들이 해 주신 말씀을 들으며 몰랐던 것도 알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또 무엇인가를 바꿀 갖춤을 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왔습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 줄 교육과정을 만드는 데 함께하자는 김대현 단장님의 모시는 말씀을 보고 기운을 내서 갔었고 짧고 모자라지만 제 생각을 보태고 왔습니다. 저는 세 가지 바람을 말씀드렸습니다. 먼저 교육과정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다르지만 교육과정을 ‘설계도’라고 본다면 좀 더 꼼꼼하게 촘촘하게 꼲기(평가)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은 교육과정을 마련하려고 다른 나라의 좋은 보기들을 찾는 일도 하고 다가올 앞날을 어림하고 그에 맞는 힘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하겠지만 우리 스스로 우리 교육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잘한 것도 챙겨 보자고 했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가장 잘 한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나라를 되찾자마자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박물관서 연중행사 마무리

민족 숨결 더듬고, 김영자 회원의 전통민속혼수용품 기증식도 가져

[우리문화신문=석화 중국지사장] 지난 12월 5일,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회장 리정림) 회원들은 영하 20도를 밑도는 혹한을 무릅쓰고 육속 ‘연변박물관’에 모여들었다. 연중행사의 마무리를 민족의 숨결이 깃든 박물관에서 펼쳐 선조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며 의미 있게 한 해를 떠나보내려는 것이다. 이들은 박물관 해설원의 안내를 따라 “조선족민속전시”, “연변혁명투쟁사”, “연변의 발자취― 연변조선족자치주성과도편전시” 그리고 “연변원시유물전시” 등 스페셜 전시관을 차례로 돌아보며 깊은 감회에 젖어 들었다. “조선족민속전시”관에서는 전시된 유물 속에서 어슴푸레 기억 속에 남아있는 방앗간, 야장간(대장간) 등 추억의 장소와 수레, 가대기(밭을 가는 기구의 하나), 호미, 낫과 같은 농기구 그리고 놋 식기, 가마솥 등 온갖 가장집물(집 안의 온갖 세간)을 마주하고 어린 시절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굽(눈의 가장자리)을 적시기도 하고 “연변혁명투쟁사” 전시관에서는 일제와 국민당반동파를 몰아내고 새 중국을 일떠세우며 오늘의 행복을 위하여 귀한 생명까지 다 바친 각 역사시기 열사들의 유물과 사적을 둘러보며 깊은 감회에 젖기도 하였다. 해설원의 안내에 따라 두 시간 남

겨울은 성장과 건강의 기반이 되는 계절

성장통이 오면 지나치지 말고 진료 받아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19]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결실의 계절이 가고 겨울이 오면 모든 생명은 생기를 잃고 추위에 대비한다. 곰ㆍ개구리ㆍ거북이ㆍ미꾸라지ㆍ다람쥐 등은 겨울잠을 자고, 제비는 따뜻한 나라로 이동한다. 또 벌레들은 나뭇가지 사이나 나무줄기에 그 몸을 숨기고, 나무들은 잎을 떨구고 그 자리에 겨울눈을 달고 봄이 올 때까지 생명을 감춘다. 동식물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활동을 자제할 동안 우리 몸도 양상만 다를 뿐 겨울을 이기기 위해 대비한다. 체내와 뼛속에 영양분을 충분히 저장시켜야만 겨우내 그리고 봄과 여름까지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가을이 거두어들이는 계절이라면 겨울은 저장하는 때라고 볼 수 있다. 흔히 가을에는 보약을 먹는 계절이라고 알고 있지만, 대자연의 순환 원리에 따르면 오히려 겨울철이야말로 보가 되는 음식이나 약을 가장 잘 받아들이는 계절이다. 잦은 피로를 호소하거나 질병에 자주 걸리는 등 허약한 아이들은 겨울을 이용해 건강하게 나게 되면 반전의 기회로 삼아 튼튼해질 수 있다. 겨울, 양기가 부족해지기 쉬워 겨울에는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양기(陽氣)가 부족해지기 쉽다.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면서 위축되어 양기가 내부에 움츠러들고 외부

'일떠나다'는 무슨 뜻일까요?

[토박이말 맛보기1]-86 일떠나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때가 때라서 요즘 배곳(배곳)은 꼲기(평가)철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마다 느낌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겠지만 저는 아이들이 풀거리(문제)를 푸는 것을 보면서 서글픈 생각이 많이 듭니다. 옛날과 달라서 요즘 아이들은 외우고 있는 것도 많지 않고 글을 읽고도 뜻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책에 있는 것을 찾아 쓰는 것도 잘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데 그 아이들이 배곳을 마치면 영어를 배우러 가는 것을 보면 더 걱정스럽습니다. 그 아이들은 우리말을 더욱 알차게 배우고 익히는 것이 먼저인데 앞뒤가 안 맞아도 엄청 안 맞는 일을 하고 있으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되풀이 되고 있는 까닭은 우리 갈배움의 풀거리(교육의 문제)를 가르치고 배우는 수(방법)에서만 찾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삶과 멀뿐더러 일본 사람들이 뒤쳐(번역해) 만든 어려운 한자말로 된 알맹이(내용)가 더 큰 풀거리(문제)인데 말이지요. 그걸 풀거리(문제)라고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제가 제 가슴을 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삶과 얼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