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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골퍼에게 내기에 지고 1,000달러를 주다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34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며칠 뒤, K 교수는 체육대학의 가 교수와 스파게티를 먹으러 미녀식당으로 갔다. 가 교수는 축구해설가로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었다. 축구에도 관심이 많은 재단이사장이 다른 대학에서 스카우트 해 온 가 교수는 축구 선수 출신의 유명한 해설가였다. 그런데 체육대학에는 아직 미스 K의 소문이 알려지지 않았나 보다. 가 교수는 미스 K를 보자마자 “대단한 미인이십니다”라고 면전에서 칭찬의 말을 했다. K 교수가 “사장님은 실제로 1978년 미스 코리아 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가 교수는 깜짝 놀라면서 “아, 그래요? 그러면 아마도 40대 아닌가요? 저는 20대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남자들이 잘하는 뻔한 거짓말을 했다. 그날은 손님이 많아서 미스 K가 합석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가 교수는 미스 K를 바라볼 수 있었으니 여복이 조금은 있는 사람이었다. 두 사람은 안식년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가 교수는 학교에 온 지 6년이 되지 않는데도 작년에 안식년을 6개월 갔다 왔다고 한다. 안식년이란 지적 노동을 하는 교수들이 6년 동안 근무하고 재충전을 위해 1년간 쉬는 제도이다. 그러나 S대학 총장은 안식년을 교수들에게 주는

침묵은 위대함의 실마리

때론 침묵은 가장 강력한 소통의 도구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280]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불가에서는 ‘묵언수행([默言修行)’이 있습니다.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하는 참선을 말하는 것이지요. 말함으로써 짓는 온갖 죄업을 짓지 않고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기 위함입니다. 세상은 참으로 시끄럽습니다. 끊임없이 울려 퍼지는 알림 소리, 자동차 경적, 사람들의 목소리가 우리의 귀를 괴롭히지요. 이러한 소음공해 속에서 우리는 정작 중요한 소리를 놓치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침묵은 단순한 소리의 부재가 아닙니다. 때로는 침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나 고독을 의미하기도 하고, 깊은 사색과 성찰의 시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현대 사회에서 사치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침묵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필요하지요. 침묵의 시간은 우리의 마음을 정화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도록 도와주니까요. 침묵은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제공합니다.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은 매우 중요하지요. 명상이나 요가와 같은 활동은 침묵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말이 없다고 해서 소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때론

고조선유적답사회, 연암의 발자취를 따라걷다

닫힌 세상에서 열린 세상으로 가는 길 ‘문명 보고서’ 11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10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8일(월요일) 북경공항으로 이동하여, 북경 출발~인천 도착 (10:40~13:50) 예정인 아시아나 항공 OZ332편은 관제탑 지시로 기내에서 80분을 대기한 끝에 12시 5분에 출발하여 14시 40분에 인천제1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답사단이 10일 동안의 강행군으로 2,390km를 달렸습니다. 단동부터 흥성고성까지는 국도로 이동했습니다. 작은 마을을 통과하다 보니 오토바이, 승용차, 농기계, 자전거, 개, 사람의 무단횡단 등으로 무질서하게 뒤엉켜 급정거와 서행을 반복하며 일정이 늦어졌고, 이후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달려도 날마다 밤 9시가 넘어서야 호텔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버스로 이동하여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창대와 장복은 5달 동안 7,620리(3,048km) 길을 짚신 신고 걸었으니, 고통이 얼마나 심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암의 예리한 관찰력과 시대를 앞선 기록 정신에 깊은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실학을 통하여 청나라가 받아들인 서양의 과학기술과 선진 문물, 종교까지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소개되어, 새로운 문화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우리 고

일제가 김옥균에게 훈장과 작위를 주려했다

스나가, 김옥균에게 훈장과 작위라니 그를 능멸하는 일 [돌아온 개화기 사람들] 50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전번에 소개한 일본인 스나가(須永)는 김옥균의 진정한 친구였던 것으로 보인다. 김옥균은 절해 고도 오가사와라 섬에서 인편으로 스나가에게 붓글씨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곁들였다. 「小笠原島夏日、為試病腕、寄贈知我者」(오가사와라 섬에서 여름날, 병든 팔을 시험해보기 위해 ‘나를 아는 이’에게 보낸다.) 김옥균은 스나가를 ‘나를 아는 이’이라는 뜻의 ‘知我者’(아지자)라 불렀다. 이 말은 원래 중국의 고전 《시경(詩経)》에 나오는 것인데 시경에는 이 단어에 이어서 「謂我心憂」(위아심우: 내 마음을 걱정하다)가 나온다. 스나가의 일기에는 오가사와라 고도에서 보낸 김옥균의 고통이 담겨 있다. 김옥균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혁로가 전해준 김옥균의 실황이다. “위장병과 류마티즘은 아직 낫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배앓이까지 앓고 있답니다. 여름이 다가오면서 개미와 독충, 뱀의 습격을 받습니다. 극히 쇠약하여 안색이 초쵀하고 몸은 말랐습니다… ” 스나가는 1888년 10월 13일 치 일기에 츠지 카쿠자부로(辻覚三郎)의 사망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누구길래? 바로 김옥균이 혁명에 실패한 뒤 제물포에서 일본배 치토세 마루호(千歳丸)를 탔을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겹구름

겹겹이 포개진 구름의 무늬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떤 날의 하늘은 하나의 파란 그림종이 같지만, 또 어떤 날의 하늘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겹의 결을 가진 깊고 그윽한 그림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날 토박이말 ‘겹구름’은 바로 이처럼 하늘에 깊이를 더하는 구름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겹구름’을 ‘비슷한 모양의 것이 여러 개 겹쳐 있는 구름’이라고 풀이합니다. 마치 물결이 겹치고 겹친 듯한 무늬를 이루거나, 솜을 얇게 펴 켜켜이 쌓아 올린 듯한 구름을 떠올리면 됩니다. 하나의 덩어리가 아닌, 여러 낱의 구름이 포개지고 겹쳐져 만들어내는 바람빛(풍경)이 바로 ‘겹구름’인 셈입니다. 이처럼 깊은 느낌을 주는 말이니, 가락글 지은이(시인)들의 눈에도 그 모습이 담기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유안진 님의 가락글(시) 「춘천호반」에는 해 질 녘의 바람빛을 그리며 ‘겹구름’이 나옵니다. 겹구름 산 너머로 해는 기울고 / 산 그림자 드리운 호심은 고요한데 또한 오현종 님의 가락글 「아버지의 강」에서는 여러 겹으로 낀 구름이 걷히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겹구름 다 걷히고 저녁별 뜰 때까지 / 아버지는 술잔을 놓지 않았다 두 가락글 모두 ‘겹구름’이라는 말을 통해 하

효명세자의 꿈을 나누다

우리 전통문화의 자랑스러운 한 역사가 다시 살아나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1]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조선시대 정궁인 창덕궁의 후원에 가면 가장 유명한 주합루 뒷편으로 연경당이란 건축물이 나온다. 후원의 경사진 지형의 한가운데 평평하게 조성된 양반가 같은 이 건축은 조선의 23대 왕인 순조(1800~1834)의 큰아들 효명세자(1809~1830)가 지은 것이라는 설명을 접한다. 사랑채ㆍ안채ㆍ행랑채ㆍ재·후원ㆍ정자ㆍ연못 등을 갖춘 주택 건축이다. 효명세자는 3살 때 왕세자에 책봉되었고 18살 되던 해부터 왕위 계승을 위한 대리청정을 하던 중 3년 3달 만에 갑작스럽게 승하해 왕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효명은 당시 안동 김씨 세도정치 세력을 억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아버지 순조를 도와 왕권을 강화하려 노력했다. 외가인 안동 김씨 세력을 배척하고 인재를 널리 등용했으며 백성을 위한 정책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역대 세자 가운데 예술문화 방면에 가장 관심이 많았고 특별히 춤사위를 즐겼기에 궁중 정재(呈才)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다양한 궁중 춤을 창작했다. 샘 솟는 예술적 상상력과 춤에 대한 애정으로 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춤의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효명세자는 우리의 문화예술사 차원에서는 참으로 아까운

부탄 전통 명절에서 바라본 한국의 명절

민족정신과 감사ㆍ나눔을 조화롭게 살려야 [청정하고 행복한 나라 부탄을 가다 9]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며칠 뒤면 우리 겨레의 가장 큰 명절, 한가위가 다가온다. 올해는 한가위 연휴가 길일뿐더러 중간 10일(금요일)에 연차를 내면 열흘을 쉴 수 있다고 좋아들 한다. 이렇게 연휴가 길다 보니 호기를 놓칠세라 모두 가방을 둘러메고 여행을 떠난다. 때를 맞이한 듯 여행업계는 호황을 맞이했고, 나라 밖 항공권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국내 주요 관광지의 숙소 또한 방 잡기 어렵다. 사람들은 긴 연휴를 맞아 맛집 찾아 즐기고 여행할 꿈에 젖어 있다. 그런데 문득 질문이 생긴다. “한가위라는 명분 아래 나라가 국민에게 긴 휴일을 허락한 참뜻은 무엇일까?”, “단순한 휴식과 유흥에 있는 것일까?“ 그 물음에 답하기 전에, 올 초 필자가 부탄의 전통 명절을 취재하던 중 한국의 전통 명절인 설과 한가위가 부탄과 유사한 점을 발견하고 이번 한가위 명절을 기해 한국과 부탄 명절을 비교하면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부탄은 전통문화를 삶의 중심에 두고 오랜 세월 동안 소중히 지켜온 나라다. 특히 두메 마을에 가보면 수백 년 전의 환경과 정서가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유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이 근대화와 도시화를 거치며 전통이 빠르게 약화한

가짜 뉴스가 세상을 뒤덮은 요즘

헛소리의 바다에서 길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등불 [정운복의 아침시평 27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는 날마다 수많은 정보와 소리에 둘러싸여 살아갑니다. 뉴스, 누리소통망(SNS), 대화, 광고 등 온갖 종류의 메시지가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판단을 혼란스럽게 만들지요. 이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과 거짓을 가려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가짜 뉴스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됩니다. 과장된 정보는 진실처럼 포장되어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지요.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붐을 타고 동영상을 왜곡하기도 하고, 음성을 모방하기도 합니다. 가짜가 더 진짜 같고 진짜가 더 가짜 같은 이상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아동 성매매와 관련되어 있다는 가짜 뉴스가 미국을 몰아친 사례가 있습니다. 물론 진실은 밝혀졌지만, 그사이에 선량한 유권자들이 판단에 혼란을 겪어야 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됩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장된 정보와 치료제에 대한 허위 정보가 온라인에 도배되었지요. 어느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심해야 하는지 사람들은 공황에 빠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헛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우린 때때로 진심을 말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