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한글표기 서울 지도를 처음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한국인이 아니다. 미국의 해군 장교이자 외교관이었던 조지 포크였다. 그는 1884년부터 1887년까지 3년 동안 조선에서 해군무관 혹은 대리공사로 일했다. 그 기간에 아래와 같은 서울 지도를 제작(의뢰)하였다. 이 한글 지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수록된 경조오부도( 京兆五部圖)의 지명을 한글로 바꾼 것이다. 경조오부도는 도성 밖을 중심으로 그린 지도다. 경조(京兆)는 도읍을 뜻하고 한성부(漢城府)의 행정구역이 5부(部)로 나누어져 있었기에 ‘경조오부’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조지 포크의 한글 서울 지도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대동여지도상의 한자 지명을 기계적으로 옮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땅에 살고 있는 조선인들이 부르는 토박이 조선어 이름을 한글로 옮긴 것이다. 아래는 그 사례들이다. 왼쪽에는 대동여지도상의 지도를, 오른쪽에는 포크의 한글 지도를 나란히 놓아 쉽게 대조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한글 지도는 의문을 던져 준다. 한글 지명을 표기한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포크로부터 의뢰받은 조선인이었을까 아니면 조지 포크가 직접 써넣은 것일까? 다음에 같이 생각해 본다.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북창삼우(北窓三友)’란 성어가 있습니다. 세 친구 곧 술, 거문고, 시를 말합니다. 거문고를 벗하고 술 한잔하면서 시를 짓는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성어입니다. 그런데 왜 꼭 남창(南窓)이 아니라 북창(北窓)이어야 했을까요? 북쪽은 햇빛도 들지 않고 다소 추운 느낌이 있는 공간인데 말이지요. '북창'은 단순히 북쪽에 있는 창문일 수도 있겠지만 한적하고 여유로운 삶의 공간을 상징합니다. 이 사자성어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의 시에서 유래했습니다. "오늘 북창 아래에서 스스로에게 무엇을 할까, 물으니, 기쁘게도 세 친구를 얻었네"라고 읊으며 거문고, 술, 시를 자신의 벗으로 삼았다고 노래했죠. 옛 문인들에게 북창은 남향으로 지은 집에서 해가 잘 들지 않는, 고요하고 한적한 곳을 의미했습니다. 이곳은 속세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사색을 즐기기에 좋은 공간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북창은 단순히 방위를 나타내는 창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고 자연과 예술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는 선비의 삶을 상징하게 되었습니다. 북창삼우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사색을 즐기는 선비의 이상적인 삶의 태도입니다. 햇빛이 잘 드는 남쪽 창문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명한 건 알겠는데, 왜 유명한 거야?” 우리 그림 가운데는 좋은 작품이 참 많다. 다만 서양 화가들의 그림과 견주어 접할 기회가 다소 부족했기에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학교에서도 서양화 중심으로 배우고, 한국화보다 서양화를 다루는 책들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유명한 우리 그림에도 서양화 못지않은 이야깃거리와 의미가 물씬 배어있지만, 막상 왜 유명한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알면 알수록 조금 더 새롭게 보이는 것이 그림이다. 이유리가 쓴 이 책, 《왜 유명한 거야, 이 그림? 한국미술편》은 무심코 지나쳤던 명작들이 품고 있는 뜻을 하나하나 깨우쳐주는 책이다. 좋은 작가 뒤에는 좋은 후견인이 있었다. 안견과 정선이 대표적이다. 안견은 세종대왕의 아들이었던 안평대군이, 정선은 ‘이병연’이라는 인물이 든든한 후원자였다.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는 말 그대로 ‘꿈속에서 노닐었던 복숭아밭을 그린 그림’이라는 뜻으로, 안평대군의 꿈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이다. 안평대군은 예술을 사랑하는 당대 으뜸 수집가였다. 수집품이 무려 222점에 달했다고 하는데, 그 가운데 36점이 안견의 작품일 정도로 안견의 실력을 아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