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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정성을 담은 엿보골

백의민족의 아름다운 풍속 ‘보골’이야기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30]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보골”이란 말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지 퍽 오랜 것 같다. 하나의 말도 사회발전과 더불어 더 널리 펴져 사용되는가 하면 또 어떤 말들은 차츰 저절로 소실되어 가고 있다. 이를테면 정치 술어들인 ‘대약진’, ‘인민공사’나 생활 술어들인 ‘방치돌(다듬잇돌)’, ‘대명대(홍두깨)’, ‘윤디(인두)’, ‘가대기(밭을 가는 기구의 하나)’, ‘곡괭이’ 등 수두룩한 가운데 “보골”도 어느덧 사라져 버렸구나! “보골”은 지금 “례물”로 대체 되어 쓰이고 있지만 사실 “보골”과 “례물”은 다른 점이 있단다. “보골”이란 곧 시집간 딸이 첫걸음으로(삼일에 오는 것이 아니란다.) 본가 친정집에 왔다가 다시 시집으로 돌아갈 때 딸한테 “사돈집에 보내는 첫인사”란다. 그것은 “떡보골” 이렇테면 찰떡보골, 증편*보골, 만두기*보골 등등 “떡보골”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더 인기 있고 고급스러운 “엿보골”이 있었단다. 지금 보면 별로 가치도 없고 우습게 보이지만 엄마네 그 시대엔 아주 고급이었다고 하는구나! 상상하여 보렴. 그때엔 사탕 구경만 하자고 해도 5-6리밖의 농촌공소합작사*에 가야 했단다. 물론 먹으려는 생각이야 못하였지. 혹여 한족 “홀

'경쟁하듯이'를 옛날 배움책에서는?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5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115 어바치다, 뛰어나다, 스승, 중, 풀이하다, 짓다, 젖다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57, 58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57쪽 첫째 줄에 ‘바치어’가 있습니다. 앞쪽에 있었던 말과 이어보면 ‘온 나라의 힘을 오로지 문화 사업에 바치어’가 되는데 ‘전 국력을 단지 문화 사업에 투입하여’라고 하지 않은 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둘째 줄에 나오는 ‘경덕왕 때에 이르러’에서 ‘때’는 ‘시대’라고 하지 않아서 좋았고 셋째 줄에 나오는 ‘가장’도 ‘최고로’ 또는 ‘최대로’라고 하지 않아서 반가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나오는 ‘퍼져’는 앞서 본 적이 있지만 ‘확산되어’라고 할 수도 있는 말이고 이어진 ‘뒤로는’도 ‘후로는’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을 여러분도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일곱째 줄부터 열째 줄까지 나오는 ‘국민 생활의 구석구석에까지 스며들고, 또 서로 다투어 절을 짓고 탑을 쌓았다’에서 ‘국민 생활’과 ‘탑’을 빼면 토박이말을 참 잘 살린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말을

여러분도 일이 콩켸팥켸 된 적이 있으신가요?

[토박이말 맛보기]96-콩켸팥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제 아침에는 날씨가 좀 쌀쌀하다는 기별을 보고 옷을 잘 챙겨 입고 나왔습니다. 앞낮(오전)에는 이틀 동안 비워두었던 배곳 안이 바깥보다 더 춥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따뜻한 바람을 틀어도 얼른 데워지지가 않았지요.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면서 추위를 달랬습니다. 보내야 할 그위종이(공문)를 하나 챙겨 보내고 겨울말미 앞생각(겨울방학계획)을 세웠습니다. 이것저것 챙길 것도 많고 혼자 골라잡을 수 없는 일도 있어서 다 하지는 못하고 낮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요즘 알찬마루(급식소)에 가면 밥맛이 더 좋습니다. 날마다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을 거기서도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낮밥을 챙기기에도 바쁜데 토박이말까지 맛보여 주는 일을 도와주시는 이의숙 선생님이 짜장 고맙습니다. 뒤낮(오후)에는 무지개초등학교에 갔었습니다. 경남교육청에서 한 해 동안 펼친 토박이말 갈배움을 돌아보고 새해에 했으면 하는 것들을 두고 슬기를 모으는 자리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었지만 못 했던 일들이 이루어지고 많은 분들이 애를 쓰신 열매를 모아 놓은 것을 보니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한 해 동안 토박이말 갈배움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신 경남교육청 김

새해 해돋이도 가까운 코숭이에서 하면?

[토박이말 맛보기1]-95 코숭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지난 닷날(금요일)은 새로나모듬소리꽃잔치(신진오케스트라 연주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는 자리였지요. 아이들이 흘린 땀의 열매인 만큼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분들이 봐 주시고 또 크게 손뼉도 쳐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만큼은 아니었지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피운 소리꽃을 들으며 소름이 돋기도 했으며 언제 저렇게 솜씨가 좋아졌나 싶어 놀라웠습니다. 잔치를 끝내고 마지막이라 아쉽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니 저도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그렇게 커가는 것이겠지요. 아이들을 한 해 동안 잘 돌봐 준 정희경 선생님과 잔치잡이(사회)를 한 차한결, 유현욱 선생님, 그리고 끝까지 남아 잔치 마무리까지 해 준 모든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엿날(토요일)에는 느지막하게 일어난 만큼 서둘러 밥을 챙겨 먹고 집가심과 빨래를 했습니다. 다음 이레 밝날(일요일)이 저희 가시버시 기림날인데 집안 모임을 하기로 해서 앞당겨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뜻밖에도 잡아 놓았던 모임이 미루어졌지만 마음먹었던 대로 길을 나섰습니다. 먼

여러분도 알고 싶은 켯속이 있으시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에 눈을 뜨기 가볍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데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잘 때는 모르겠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좀 마르고 코가 막히는 느낌이 드는 것도 좀 달라진 것이기도 합니다. 고뿔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요즘 배곳에 돌림고뿔(독감)이 널리 퍼지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제가 걱정을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지만 걸린 사람이 늘고 있어서 절로 마음이 쓰입니다. 돌림고뿔에 걸린 줄 모르고 왔다가 몸이 좋지 않아서 가면 돌림고뿔이라고 한다니 다른 수가 없습니다. 손을 자주 씻고 입을 가리고 다니라고 하는 수밖에는 말입니다. 날마다 받게 되는 그위종이(공문)를 보면서 기운이 빠질 때가 많습니다. 토박이말 놀배움에 쓸 돈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을 셀 수도 없이 들었는데 제 혼자서는 한 해가 가도록 만져 보기 어려운 돈을 여러 곳에 쓰기로 했다는 걸 보면 그렇습니다. 나름 똑똑한 잣대와 눈높이를 가지고 한다는 것을 알지만 토박이말 살리는 일에 저희가 쓰는 돈과 견주어 보면 참으로 큰돈이라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걸 보면 일할 맛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일을 마치고 여러 해 앞에 함께 일을 했던

머리를 잘라 ‘달비’를 만드신 어머니

“머리는 후에 또 자라나겠지”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29]

[우리문화신문=김영자 작가] “달비”란 곧 녀성의 자랑이고 풍도였다. 지금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바 황궁의 녀인들이 달비를 리용하여 멋스레 머리를 얹어 그 풍도를 보여주고 있다. 달비에 관한 전설은 많고도 많은데 전선에 나가는 남편이 겨울에 동상을 입게 하지 않으려고 녀인은 자기의 머리를 싹둑 잘라 길 떠나는 남편의 신발 안에 깔아 주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오늘까지도 길이 전해져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그런데 이 세상을 소리 없이 울리신 나의 어머님의 이야기를 회억하면 나는 그만 눈앞이 흐려지고 목이 꺽 멘다. 나의 어머니는 보통 키에 걀쭉한 얼굴의 조선녀성이시다. 그리고 폭포수인 양 함치르르한(깨끗하고 윤이 반들반들 나는) 숱 많은 머릿결은 늘 자랑스럽기만 하였단다. 어머니는 특별히 머리를 잘 다듬는 아름다운 녀인이였다. 어머니는 녀성의 자랑 가운데 한가지가 머리라면서 늘 쌀 뜨물에 머리를 감고 잘 빗어 멋스레 얹거나 쪽지시었다. 숱 많은 머리는 기름을 바른 것처럼 함치르르 윤기가 돌아 마을 어머니들이 늘 흠상하는(우러러 감상하는) 아리따운 머릿결이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엔가 어머니는 달비가 그렇게 값이 간다는 소식을 접하였단다. 혼자

여러분 눈에 '천둥벌거숭이'는?

[토박이말 맛보기1]-93 천둥벌거숭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여느 날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얼른 잠이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 잠이 들었습니다. 아침에도 다른 날보다 일찍 잠이 깼습니다. 늘 나가던 때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도 되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늘 먹던 아침도 건너뛰었는데 배도 그리 고프지 않았습니다. 물도 먹으면 안 된다고 해서 입만 축이고 말았는데 말이지요. 겨를이 나서 아침에는 하기 어려운 설거지도 하고 느긋하게 있다가 티비엔 경남교통방송 ‘토박이말바라기’ 꼭지를 했습니다. 어제는 나날살이에서 알고 쓰면 좋을 토박이말 두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많고 많은 낱말 가운데 알려드릴 낱말을 고르는 게 싶지 않지만 알려 드리고 나면 보람을 느낍니다. 그렇게 알게 된 토박이말을 많이 써 주시고 둘레 분들에게 알려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어제는 두 해마다 하는 제 몸 살피는 날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빌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많지 않아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음에 걸리는 게 여럿 있었는데 얼마나 자주 몸에 땀이 날 만큼 움직이는지를 묻는 물음이 가장 걸렸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잘 하지 않는데 앞으로는 꼭 해야겠다고 속다짐

'레알' 말고 '짜장' 어때요?

[토박이말 맛보기1]-92 짜장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늦게 잠이 드니까 잠이 모자라고 잠이 모자라니까 아침에 일어나기가 어려운 거라는 것을 알면서 일찍 잠이 드는 게 잘 안 됩니다.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것은 아닌데 일을 끝내고 보면 날이 바뀌어 있습니다. 어제 아침도 그랬습니다. 들고 갈 짐이 있어서 나름대로 서둘렀지만 짐을 집 앞에 들고 가서 내려놓고 땅밑에 세워 두었던 수레를 가지고 올라와 싣고 나니 이마에 땀이 맺혔습니다. 날씨도 좀 포근했지만 안 들던 짐을 들어 옮기느라 힘이 들었던 것이지요. 여러 날 앞부터 마음을 먹었던 일인데 하고 나니 흘린 땀만큼 기분도 개운했습니다. 아침모두모임을 하는 날에 보람(상)까지 주는 날이었습니다. 옆에서 도와주는 분이 있으니까 하지 그렇지 않으면 못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 달라는 것도 끊이지 않고 써 내 달라는 글도 날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적바림 해 둔 것을 보고 하나씩 지우며 하다 보니 어느새 마칠 때가 되어 있었습니다. 아버지께 하나 뿐인 벗인 멀봄틀(텔레비전)이 오래 되어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것을 장만해 왔습니다. 여섯 언니아우들이 한 자리에 모일 날을 잡는데 참 쉽지 않았습니다. 날을 잡아 놓고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