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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인천공항에서 ‘에어스타’와 사진 찍다

7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우즈베키스탄
<생명탈핵 실크로드 방문기 2>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2019년 7월 15일 월요일, 저녁 5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2시간 전에 인천공항 제1터미날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공항답게 쾌적하고 모든 시설이 완벽했다. 나는 기내로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여행가방과 등에 맨 작은 가방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출국 수속은 간단하였다. 이미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전자 예약증을 휴대폰에 저장하고 있었으므로 모든 절차가 빠르게 처리되었다.

 

탑승권은 카운터를 거치지 않고 자동기계에서 발급받았다. 주민등록증이 필요 없이 전자 여권 하나로 모든 수속이 가능했다. 이제는 정말로 아무도 부인할 수 없게 슬기전화(스마트폰) 세상이 되었다.슬기전화 하나로 대부분의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문명의 이기인 슬기전화 사용법을 익혀야 세상에 적응을 하고 나머지 인생을 편리하게 보낼 수가 있다. 어느 순간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새로 배우기를 거부하면 어김없이 젊은이들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게 되고 남은 인생이 불편해진다.

 

인천공항 대합실에는 ‘에어스타(Airstar)’라는 이름의 로봇이 혼자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영어로 말을 걸면 같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길 안내도 해 준다. 외국 사람들은 에어스타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서 모두들 신기해한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로봇이 일하는 것을 옆에서 한참 지켜보다가 같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아마도 에어스타의 머릿속에는 요즘 한창 화제가 되는 인공지능(AI)칩이 저장되어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이 사람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새로운 세계가 어느 새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

 

바둑의 세계에서는 이세돌 9단이 딱 한 번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이후, 이제는 아무도 인공 지능을 이길 수 없게 되었다. 한번 둑이 무너지고 나자 인공지능은 두뇌에 의존하는 인간을 곳곳에서 밀어내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신하는 신세계가 과연 인간에게 행복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때로는 의문이 난다.

 

 

아시아나 비행기는 저녁 5시에 출발하였다. 우즈베키스탄과 우리나라는 아직은 교역이 활발하지 않나 보다. 비행기 내에는 군데군데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병산과 나는 7시간을 지루하게 날아간 뒤에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켄트 공항에 현지 시간 저녁 8시 20분에 도착하였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해가 방금 지고 사방은 어둑어둑하였다. 기온은 35도로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더웠다. 다행이 습기가 많지는 않아서 끈적끈적하게 덥지는 않았다. 슬기전화에 깔려있는 고도계 앱으로 재보니 타쉬켄트의 고도는 해발 420 미터이었다. 밤이 되면 조금은 시원해질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은 병산이 짰다. 나는 병산을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면 된다. 요즘 새로이 유행하는 숙박시설로서 에어비앤비라는 것이 있다. 가정집이나 아파트, 별장 등을 통째로 빌려주는 숙박 서비스를 말하는데, 다른 사람의 간섭이 없어 자유롭고 또 이용자는 식재료를 사다가 요리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원래는 에어비앤비라는 회사(www.airbnb.co.kr)에서 2008년 8월 시작한 숙박 공유 서비스를 지칭하였는데, 이제는 거의 보통명사처럼 되었다. 현재 191개 나라의 숙박시설을 에어비앤비를 통하여 예약할 수가 있다고 한다. 병산은 방 2개가 있는 아파트를 하루에 50달러(우리돈 6만원)를 주기로 하고 5일 동안 예약해 두었다. 친절하게도 아파트 주인은 공항에 우리를 마중 나오기로 했다.

 

집 떠나서 외국에 나오면 모든 여자가 미인으로 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인가? 공항에 작은 승용차를 몰고 나타나 우리를 맞아준 사람은 나피사라는 이름의 상냥한 미인이었다. 영어로 대화가 되어 물어보니 4살과 5살인 두 딸을 가진 교사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여름 방학이 3달이나 되어서 부수입을 올릴 겸해서 아파트를 에어비앤비로 내놓았다고 한다. 집을 둘러보니 에어컨과 냉장고, 세탁기, 샤워실 등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주인에게서 열쇠를 건네받은 뒤에 5일 동안 먹을 식재료를 사러 근처에 있는 슈퍼마켓에 갔다. 우리는 빵과 잼, 사과, 파인애플, 자두, 버터, 우유, 새우, 달걀, 식용유에다가 쌀까지 샀는데 5일 동안 가능하면 집에서 식사를 해결할 계획이었다. 우즈베키스탄 화폐는 ‘숨’인데, 우리나라 화폐인 원에다가 7을 곱하면 숨이 되므로 가격 단위가 매우 높다. 이날 밤에 우리는 무려 35만 숨의 식료품을 샀는데, 우리 돈으로 계산해 보면 5만원에 해당하니 물가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싸다고 느껴졌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우즈벡어와 러시아어가 공용어라는데 우리는 두 언어를 모르고, 식품가게 점원은 영어를 전혀 모르니 서로 대화가 되지 않아서 물건 사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 나라들에서는 영어가 그래도 조금은 통하였는데, 우즈베키스탄과 터키에서는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아서 여행 기간 내내 의사소통이 잘 안되어 불편했다.

 

인터넷에서 우즈베키스탄을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정보가 나온다.

 

 

공식 명칭은 우즈베키스탄공화국. 중앙아시아 중부에 있으며 면적은 447,000 km2 (남한 면적의 4배) 인구는 3,200만명이고 수도는 타쉬켄트이다. 언어는 우즈베크어를 사용하며 민족 구성은 우즈베크인이 80%로서 다수를 차지한다. 종교는 이슬람교가 88% 그리고 정교회가 9%를 차지한다. 기후는 아주 건조하고 여름이 길고 따뜻하며 겨울은 짧고 온화한 편이다. 여름 평균 기온은 32도이다.

 

우즈베키스탄의 역사는 몽골족에 기원한다. 13세기에 칭기스칸의 손자인 시바칸은 시르다리야 북쪽, 곧 서쪽으로는 우랄 산맥과 동쪽으로는 이르티시 강 사이의 영토를 유산으로 받았다. 시바칸이 이끄는 몽골족은 거의 100개의 주요 투르크 부족들을 지배했는데, 이들이 몽골족과 혼인해 우즈베크인들과 중앙아시아의 다른 투르크계 민족들이 되었다.

 

우즈베크라는 이름은 14세기의 칸 우즈베크라는 인물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는데, 1340년 이후 그가 통치했던 영토는 우즈베키스탄 곧 '우즈베크의 땅'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러시아가 팽창하면서 1876년에 러시아 영토가 되었다가 1924년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일부가 되었고, 소련이 분열된 후 1991년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며 상당량의 석유와 석탄, 그리고 다양한 금속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중앙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기계와 중장비 주요 생산지이기도 하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은 세계 최대의 면화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면화 재배를 위하여 아무다리아강과 사르다리아강의 물을 관개용으로 끌어다 쓰는 바람에 한때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던 아랄해가 거의 1/4로 줄어들고 염분이 높아져서 어업이 붕괴되었다. (강물이 줄어들어 발생한 아랄해의 환경 재앙은 내가 강의한 환경과학 교과서에도 나온다.)

 

1937년 스탈린이 극동지방의 한국인, 일명 고려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는데 우즈베키스탄에는 중앙아시아 국가 가운데서는 고려인이 가장 많이, 모두 18만 명 살고 있다. 한국과는 1992년에 외교 관계를 수입했으며 같은 해에 북한과도 수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경제 발전의 잠재력이 큰 나라이다. 독립 이후 장기 집권하던 카리모프 대통령은 1992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8차례나 한국을 방문하였다. 한국은 1994년에 김영삼 대통령, 2005년에 노무현 대통령, 2009년에 이명박 대통령, 그리고 2014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회담을 가졌다.

 

카리모프 대통령이 2016년에 사망하고, 2003년부터 총리직을 역임하던 미르지요예프가 선거를 통하여 제2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드지요예프 대통령은 현재 개혁 개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4월에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여 두 나라 사이 경제 협력을 추진하였으며 이때에 김정숙 여사는 고려인 2세들이 살고 있는 아리랑 요양원을 방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