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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소통의 개방성을 강조하다

[생각의 정치를 편 ‘세종의 길’ 함께 걷기 43]

[우리문화신문=김광옥 명예교수] 

 

개방적이고 투명한 소통

 

‘코로나19’로 개인의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이 제약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초부터 이런 고통 속에 질병 대응에 대한 각 나라의 장단점이 드러나며 어떤 사회가 건강한 사회인지 국제적으로 비교되고 있다. 한 사회의 건강성이 시험받고 있기도 하다.

 

사회적 위기 해결에 따른 덕목으로는 무엇보다 전염병 발생 상황에 대한 언론 보도의 개방성과 투명성 그리고 검진과 감염을 막기 위한 사람의 교류와 교통의 통제 등이 있다. 이런 대책에 따라 국가별 시책이 달라졌다.

 

처음 질병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초기에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고 있었다. 중국 우한 의사 리원량은 2019년 12월 30일 질병 보고서를 통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외부에 알렸는데 이를 허위사실 유포로 여기고, 이후 공안에 잡혀가 우한 공안에 훈계서에 서명하고 풀려났다. 그는 병원에 돌아와 보호 장비 없이 진료하다가 2월 1일 확진을 받고 7일 결국 숨지게 되었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는 올림픽 개최에 신경 쓴 나머지 크루즈선 승객을 가두고 일반인에 대한 병원에서의 검사도 소홀히 하는 등 질병이 저변에 퍼져가고 있을 것이라는 국제 전문가들의 의심에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사람과 질병 현황 정보를 통제하고, 일본은 검진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데 대해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숨김없이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매일 코로나 현황과 대책을 발표하며 검진에서도 의심 환자를 찾아가는 적극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한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사건을 정확히 인지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이 통제받지 않고 자유롭게 오가야 한다는 것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사회의 구성원인 백성이나 시민 전체의 협력이 뒤따라야 하기기 때문이다.

 

세종의 소통 의식

 

건강한 사회와 정치를 이루기 위해서 이처럼 사맛[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세종은 일찍이 알고 계셨다.

 

진언 : 세자가 도승지 이사철과 좌승지 조서안에게 임금의 뜻을 전하기를, “모든 일은 위에 있는 사람이 비록 옳다고 할지라도, 아래 있는 사람이 마음속으로 그른 것을 알면, 진언(進言)하여 숨김이 없어야 마땅하다. (《세종실록》31/3/29)

 

윗사람의 말이라 하더라도 무조건 따르지 말고 자기 의견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는 세종이 훗날의 문종인 아들에게 전한 이야기다. 진언의 기준은 진실과 도리에 있는 것이지 윗사람의 의견에 맞추는 것은 아니다. 간언은 더욱 나아가 논쟁적 쟁간이 되도록 숨김없이 진언 되어야 한다.

 

쟁간 : 지금으로 말하면 비록 무사하고 평안하였고 하나, 옛날에 미치지 못함이 분명하다. 그런데 아직 과감한 말로 면전에서 다투어 간하는 자를 보지 못하였으며, 또 말하는 것이 매우 절실 강직하지 않다. (《세종실록》 7/12/8)

 

숨김없이 말하기 : 임금에게 보고할 때의 말은 임금 혼자서 듣고 밖에 누설하지 않으며, 그 말이 혹시 사리에 맞지 않더라도 또한 죄를 가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속에 품어온 바 있으면 숨김없이 말하므로 간혹 진위(眞僞)가 혼란을 가져오기도 하나, 임금에게 유익한 것이 많다. (《세종실록》13/3/5)

 

세종은 언로의 개방과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비록 시대가 바뀌었어도 세종의 바른 언로 정신은 교훈을 주고 있다.

 

 

 

밴드 웨곤[편승] 효과와 자주 의식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무질서의 하나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일용품의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뉴스에서는 슈퍼마켓 선반이 텅 빈 영상을 보여준다. 한 예로 미국을 비롯하여 남미 그리고 이웃 일본에서도 화장지 사재기 붐이 일어났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다. 외국의 사재기 현상 가운데 특히 화장지 사재기에 대해 몇 사람이 진단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먼저는 남이 사니까 더불어 따라 산다는 것이다. 남이 다 사는데 같이 사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지고 그래서 아무 의식 없이 따라 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화장지에 눈이 꽂힌 것은 코로나19가 재채기나 기침, 콧물 등 위생이 불결한 데 기인하는데 화장지는 위생용품이기 때문에 위안이 된다는 것이 된다. 그리고 화장지는 다른 대체제가 없다는 것이다. 빵이 없으면 라면을 먹으면 되는데 화장지는 달리 대체할 물건이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화장지는 오래 보관할 수 있어서 마음 든든하고 마지막으로는 덩치가 커서 그걸 하나 사면 왠지 쇼핑의 백미를 끊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밖에 사회적 요인을 들기도 한다. 미국은 태풍, 홍수, 허리케인 사고 때 땅이 넓다 보니 그 복구에 하루 이틀로 충분하지 않다. 일본도 태풍, 홍수, 화산분화, 지진에 따른 전기, 도로, 수도 시설 복구가 하루 이틀에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한국에서는 이런 일이 드물기도 하지만 일어나더라도 하루 이틀에 복구하는 기동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뚜렷한 주관 없이 다른 사람들의 선택을 따라 하는 행위를 사회심리학에서는 밴드웨곤(band wagon) 효과라고 한다. 많은 사람의 선택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는 사회적 증거나 동조 현상과 관련이 있다. 나도 다수에 속함으로서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 안전 욕구가 편승효과를 만들어낸다. 이는 소비에 있어 유행을 만드는 요인이 된다.

 

이런 휩쓸림은 세종 시대의 정치에 있어서도 나타난 바 있다. 세종은 남이 진언한다고 더불어 따라서 동조하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간언하라’라고 하신다.

 

쓸 말만 하라 : (양녕대군을 불러 보는 것의 부당함을 지적한 상소에 대해) 일반적으로 대간(臺諫)이 이견을 말할 적에 보면, 어느 한 사람이 앞장서 주장하면 비록 그것을 들어주지 않을 줄을 뻔히 알면서도 모두들 연달아 그칠 줄 모르고 떠들어 대니 이것을 어찌 옳은 일이라 하겠는가.(《세종실록》 12/1/29)

 

바로 목숨을 걸고 진언하는 선비들도 때로 위축되어 남이 이야기하면 그때서야 용기를 내어 함께 떠드는 일이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언관은 보다 더 사안을 분석하여 소신에 따라 바르게 진언해야 할 것이다.

 

현대 사회 현상과 세종 시대를 비교한 것에 무리가 있을 듯싶으나 사회가 바뀌어 백성이 시민으로, 신료가 공무원으로, 언관이 기자로 바뀌었어도 인간 사회의 기본적인 틀 안에서는 큰 변함이 없을 것이다.

 

미래를 향한 건전한 질서 의식과 시민정신은 남을 좇아 따라 하지 않는 주관성 있는 세종 시대의 간쟁 정신과 통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