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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를 긍정적인 말에 쓰는 건 잘못이다

국립국어원의 잘못된 정책에 쓴소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독자 한 분이 우리문화편지 제4677호 <“너무 예뻐요” 대신 “정말 예뻐요”로 쓰자>를 읽고 네이버 시사상식사전을 참고하라며 의견을 보내주셨습니다. 관심을 두고 의견을 주셔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시사상식사전에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를 뜻하는 부사다. 종전에는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라는 뜻으로 부정적인 상황을 표현할 때만 쓰였다. 그러다 2015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이 ‘한계에 지나치게’를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라고 그 뜻을 수정하면서 긍정적인 말과도 함께 쓰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너무 좋다’, ‘너무 멋지다’ 등처럼 사용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물론 국립국어원 누리집의 ‘온라인가나다’(어문 규범, 어법, 표준국어대사전 내용 등에 대하여 문의하는 곳)을 보면 한 시민의 질문에 두 가지 다 쓸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답변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문의한 모두 가능한 표현입니다. '너무'는 과거에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를 뜻하여 부정적인 의미의 서술어와 어울렸으나, 사전 뜻풀이가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바뀌면서 긍정적인 의미의 서술어와도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알립니다'에 올라 있는 <2015년 2/4분기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수정 공개 자료>에서 '너무'의 긍정적 사용을 허용한다고 공고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저는 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방송 등에 이렇게 잘못 쓰는 사례가 넘쳐나는데도 국립국어원(국어의 발전과 국민의 언어생활을 향상하는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체계적인 정책 수립의 기반을 마련하는 기구)의 역할로서 이의 잘못을 먼저 바로잡는 노력은 하지 않고 많은 대중이 쓰니까 허용한다는 투로 슬그머니 수정한 것은 매우 잘못입니다.

 

국립국어원은 이뿐만이 아니라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일본사전을 그대로 뒤쳐(번역) 올려 잘 이해할 수 없게 한다든지 일본말 찌꺼기를 제대로 확인해주지 않은 탓으로 이미 올바른 국어사전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또 각 지방의 사투리를 올림말에서 빼버려 그 말 자체가 사라지게 하고 흔히 쓰지 않는 어려운 한자말은 마구 올려놔 우리말의 70%가 한자말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이 돌게 하였습니다.

 

거기에 더하여 국민 대다수가 쓰는 ”짜장면“이란 말은 된소리를 쓰지 않게 한다는 어이없는 논리로 ”자장면“으로 써야 한다고 고집하다가 결국은 ”짜장면“으로 써도 된다고 물러난 일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오른 것들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분명히 잘못된 말인데도 많은 사람이 쓴다고 해서 무조건 허용하는 것은 결국 우리말을 헤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되도록 이를 고칠 수 있도록 국립국어원이나 국어학자들과 우리말 단체 그리고 언론은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잘못을 꾸짖은 책 이윤옥 박사의 《사쿠라훈민정음》 서평

"신성한 훈민정음에 사쿠라를 달지 마라!"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