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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⑤ 거문고 강희진

“100년 뒤에 들어도 좋은 음악 할 터”

[그린경제=김영조 기자] 

 “너는 거문고 손을 가졌구나.” 스승 칭찬에 20년을 매진

   
 
- 거문고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계기는 별다르지 않았어요. 가야금을 1년 정도 배운 뒤 국악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선생님들께서 ‘너는 거문고 손을 가졌구나.’라고 말씀하셨고, 저도 거문고 소리가 싫지 않아서 전공을 거문고로 선택한 것이 지금까지 왔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해도 저는 거문고를 연주하기에 좋은 손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 그렇다면 거문고는 어떤 악기인가요? 그리고 본인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지요? 

“거문고는 소리가 꿋꿋하고 감정에 솔직합니다. 다른 현악기 연주는 보통 터치기에 울림과 여운이 있고 길게 뽑아낼 수도 있지만 거문고는 술대로 내려치고 나면 뒤집을 수 없고 꾸밀 수도 없습니다. 이런 특징은 제 성격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저도 하겠다고 하면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러기에 저는 거문고를 할 수밖에 없는지도 모릅니다.” 

- 거문고와의 삶 20년이라고 했는데 도중 어려움은 없는가요? 

“큰 위기가 한번 있었습니다. 교통사고가 났는데 한 열흘 지나고 나니 손가락이 저리고 떨리고 힘이 없어졌습니다. 거문고를 그만둬야 하나고 고민할 정도였지요. 하지만 못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고 싫었습니다. 그래서 악기가 정말 하고 싶고, 어떻게든 손을 고쳐서 계속해야 하겠다고 생각했지요. 이후 스톱워치를 놓고 연습했는데. 처음엔 2분 정도 했던 게 6달 정도 되니까 20분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버틸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좀 더 확실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두고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절 지도해주신 이세환 선생님을 찾아가서 독주회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한참 고민하시더니 해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연 날짜를 잡고 선생님의 지도 아래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독주회를 끝내고 선생님과 붙들고 울었습니다. 선생님께서 우시는 것을 그때 처음 보았구요. 그때가 저로선 정말 힘든 때였지만 거문고를 확실하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계기였습니다.” 

- 둘이 그룹을 만들어 한다고 들었습니다. 둘이 하는 게 무슨 매력이 있을까요? 

“25현가야금은 혼자 연주해도 여음이 있어서 풍성한 느낌이 들지만 거문고는 혼자 멜로디를 다 내면 뻑뻑한 느낌이 강합니다. 그런데 2~3명이 함께 하면 다른 악기를 배제하고도 거문고끼리 멜로디가 나옵니다. 또 음량도 커지니까 다른 악기에 덜 묻힙니다. 특히 연주자 둘이 있으면 대화가 됩니다. ‘나 잘 났지’가 아니고 ‘제 음악 어떠세요?’하고 청중에게 묻는 느낌이지요. 다른 연주자나 청중을 바라볼 여유도 생기고,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나의 음악은 끊임없이 창작하는 것" 작곡자와 늘 대화 나눠

- 그동안 연주했던 그리고 녹음했던 음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저희 음악은 끊임없이 창작하는 것입니다. 다만, 국악기로 서양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음색이 바뀌었을 뿐 우리음악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저는 공연하고 음반에 수록할 곡은 늘 새롭게 작곡을 의뢰하는데, 작곡자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곡, 순서, 시간, 분위기, 악기 구성까지 원하는 대로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말 우리 음악을 제대로 발전시켜 가는 곧 법고창신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지요. 또 저는 청중에게 울림이 있는 음악, 100번을 들어도 좋은 음악, 100년 뒤에 들어도 여전히 좋은 음악을 하고 싶어요.” 

대담을 마치며 한 이 말은 어쩌면 요즘 젊은이들이 보여주는 음악, 바탕이 없는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선배로서의 따뜻한 충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