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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꽃 진달래로 옛 선인들의 풍류를 즐겨볼까?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30]

[한국문화신문 = 지명순 교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는 경제 위기 속에 국민에게 용기와 희망을 준 영웅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사랑받고 있다. 우리는 국민 영웅, 국민 가수, 국민 어머니, 국민 동생 등은 국민이라는 앞가지(접두어)를 붙여 그의 공로나 가치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표현한다.  

봄이 되면 온 산을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물들이고, 꽃을 이용하여 떡이나 술 등의 먹거리를 만들어 꽃의 향기와 계절의 풍류를 즐기게 하는 진달래는 우리 겨레와 함께한 국민꽃이라 할 수 있다. 

진달래(Korean Rosebay, Rhododendron mucronulatum)는 생물학적으로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관목이고, 진달래과는 전 세계에 약 501,400여 종이 있다. 진달래과에는 진달래 말고도 철쭉(Rhododendron schlippenbachii Maxim) 따위가 속하며 철쭉과라고도 한다. 진달래와 철쭉은 봄에 피고, 꽃의 빛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헷갈리기 쉽지만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진달래는 흔히 4월 무렵에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데 반하여 철쭉은 5월 무렵에 꽃과 잎이 함께 핀다. 또한 민간에서는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이라는 뜻에서 참꽃이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철쭉은 먹을 수 없다고 하여 개꽃이라고도 부른다. 

진달래는 그 꽃이나 뿌리가 약용효과도 갖고 있어 더욱 가치가 있다. 한방에서 진달래는 영산홍(迎山紅), 만산홍(滿山紅), 만산홍근(滿山紅根)이라는 이름의 약재로 쓴다. 진달래는 약간 쓰고 찬 성질을 가지며, 폐의 열을 내려주고, 기침을 멎게 하며, 담을 없애는 작용이 있어 감기나 기침, 두통, 기관지염의 치료에 좋다.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며, 고혈압, 월경불순, 폐경, 하혈 등의 증상에도 좋은 것으로 민간에 알려져 있다. 


   
▲ 진달래꽃으로 빚은 화전

그래서 에부터 진달래를 민간요법의 약으로 썼는데 관절염, 신경통, 담 결린 데에 진통을 위해 쓰거나 감기, 기침, , 백선 따위의 치료를 위해서도 약으로 썼으며, 고양이에게 물렸을 때, 진달래꽃을 다려먹기도 했다. 또한 진달래를 먹으면 한 해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도 여겼다. 오늘날 학계에서도 진달래꽃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히려 하고 있다. 

진달래꽃이 필 때 꽃을 부쳐 먹는 화전놀이 풍속은 아녀자에게 잠시 시집살이의 굴레를 벗어나서 경치 좋은 곳을 찾아 즐겁게 지내는 해방된 날이었고, 남자들에게는 산과 들에 나가 봄의 향취를 맡고, 푸르름을 밟으며, 시를 읊고 화전을 먺고 진달래술을 마시며 풍류를 즐기던 날이었다. 

진달래 화전 부치는 방법은 우선 찹쌀을 깨끗이 씻어 12시간 정도 물에 담갔다가 건져 소금을 넣고 빻아 채에 내린다. 고운 가루를 만들어 끓는 소금물에 넣어 엉길 정도로 익반죽한 뒤 지름 5cm 정도로 동글납작하게 빚어 놓는다. 진달래 꽃술에는 독이 있으므로 떼고 쓴다.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반죽을 놓고 누르면서 지진다. 한쪽 면이 익으면 뒤집어 진달래꽃 한 장을 붙이고 뒤집어 살짝 익힌다. 완성된 화전에 꿀을 발라내면 끝이다. 

진달래 화채는 오미자국이나 꿀물에 녹말가루를 묻힌 진달래꽃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내어 띄운 것이다. 또 진달래 꽃잎을 말려 가루로 빻아 멥쌀가루에 섞어 쪄낸 진달래꽃떡이 있고, 진달래 유과, 진달래 농주, 진달래 식혜, 진달래 국수, 진달래 밥도 지을 수 있다.  

국민꽃 진달래는 먹을 것이 없었던 때에 밥 대신 먹을 수 있는 구황음식이었고, 오늘날에는 별미음식으로 되어가고 있다. 벌써 남녘 산에는 진달래 분홍빛이 물들어오기 시작한다. 올봄에는 진달래꽃 음식으로 자연을 먹고 마시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과 자신을 일치시키는 옛 선인들의 풍유를 즐겨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