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바로 숨씨 가운데(공기 중에) 물이 많은 것과 이어지기도 하죠. 지난 글에서 이야기했던 빨래가 잘 안 마르는 것도 그렇고 벽지가 떨어지기도 하고 사이사이에 곰팡이가 자라기도 하지요. 그럴 때면 요즘이야 뽀송이(제습기)나 찬바람틀(에어컨)으로 말리면 되지만 옛날에는 그런게 없었으니 아궁이에 불을 넣는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렇게 아궁이에 때는 불을 ‘군불’이라고 했습니다. 시골에서 태어나 자라신 분들은 어릴 때 "군불 넣어라.", "군불 좀 때야 겠다."는 말을 자주 들으셨을 겁니다. 오란비(장마)철 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방을 데울 때에도 군불을 땐다는 말을 하는데 처음에 ‘군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냥 불을 땐다고 해도 될 텐데 왜 ‘군불’이라고 했는지 궁금하기도 했지요 그냥 불을 땐다고 해도 됩니다. 그런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두 가지 말을 가려서 써야 할 말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따로 이름을 붙였다고 생각합니다. 불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불로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값진 일은 먹거리를 익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밥을 할 때 국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빨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날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비를 맞아서 옷이 젖기도 하고 또 더워서 땀에 젖기도 하는 옷을 빨아야 되는데 비가 오면 빨래가 잘 마르지 않지요. 그처럼 ‘오란비철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을 ‘빨래말미’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아직 그런 날이 없어서 아쉬움을 못 느낄 겁니다. 하지만 빨래말미도 없이 비가 쉼 없이 올 때도 있습니다. 또 때로는 여러 날 비가 오다가 해가 나면 빨래말미를 얻어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을 때도 있고요. ‘빨래말미’라는 말은 요즘도 손수 빨래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말인 만큼 쓸 일이 많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 말도 알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 말인데 우리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저 나름대로 이곳저곳에서 알리고 있지만 부려 쓰시는 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란비철을 맞아 이렇게 다시 알려드려서 많은 분들이 알고 쓰게 되기를 바라고 또 말집(사전)에도 얼른 오르기를 바라 봅니다. 이 말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해마다 이맘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장마’인데 ‘장마’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오란비’를 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부터 여기저기서 알려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란비'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말집(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똑말틀(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열린 말집(사용자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에만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오란비’를 풀이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그 말을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장마’라는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말밑 어원 풀이에 ‘장’이 한자 ‘길 장(長)’에서 왔다는 것도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옛말로 ‘오란비’가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왜 ‘오란비’를 찾으면 ‘장마’의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비가 오는 곳이 있다는데 제가 있는 곳은 해가 쨍쨍입니다. 오늘 일을 마치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가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기도 하지요. 여러분은 어느쪽이신가요? 좋은 곳을 찾아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먼 길 수레를 타고 가다보면 '멀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도 계시죠. '멀미'라고 하면 이렇게 차, 배, 비행기 따위의 흔들림을 받아 메스껍고 어지러워짐. 또는 그런 증세'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쓰실 겁니다. 차를 탔을 때 하는 멀미는 '차멀미', 배를 탔을 때는 '배멀미',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행기멀미'라고 하는데 이렇게 탈 것을 타지 않아도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지요. 흔히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을 보거나 꽃에서 나는 꽃내음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걸 '꽃멀미'라고 한다는 것도 아시는 분은 아시더라구요.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갔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가 있는데 그걸 가리키는 말이 '사람멀미'랍니다. 많은 사람들한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아침부터 햇볕이 뜨겁습니다. 어제는 한낮에 해가 났지만 그렇게 뜨겁게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어제 데워 놓은 데 더해서 그런지 오늘은 보다 뜨거운 느낌입니다. 저처럼 수레를 타고 일터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집과 일터 사이가 조금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이 다르겠지요. 수레 안에 누가 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레를 모는 것을 보면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인지는 어림할 수 있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해 주거나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수레를 모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과 함께 길을 달리느냐에 따라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열기도 하고 안 좋은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됨됨이가 수레를 모는 것에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사람의 됨됨이를 가리키는 토박이말이 바로 '사람됨'입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품(人品)', '인격(人格)'이라는 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사람됨'이라는 말을 처음 보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사람됨'이라는 말을 처음 보아도 이 말이 사람의 됨됨이를 나타내는 말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됨은 그 사람이 하는 말에서도 드러나기
이른 아침에 해가 살짝 얼굴을 내밀더니 다시 구름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날씨알림이 이렇게 잘 맞을 수가 있을까 싶을 만큼 잘 맞습니다. 오늘은 구름과 함께하지 않을까요? 어제까지 땅, 하늘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이어서 알려드렸습니다. 오늘부터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어른들이 잘 쓰시는 말로 '사람값'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너도 이제 사람값 좀 해야 안 되겠니?" "저 놈도 사람값을 할 날이 오겠지?" 저는 이런 말을 하시는 것을 들은 것 같은데 여러분은 어떤 말을 듣거나 보셨습니까? '사람값'은 '사람+값'의 짜임으로 말 그대로 '사람으로서의 값어치나 구실'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주 쓰는 말이고 뜻도 쉬운 말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사람값을 하고 살기가 쉬운 듯 하면서 어렵습니다. 사람값을 재는 잣대가 저마다 다를 때가 있어서 나름대로 한다고 하는데 그 잣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값'이 들어간 익은말(관용구)에 '사람값에 가다', 가 있는데 '사람으로 쳐줄 만한 값어치를 지니다'는 뜻이고 '사람값에 들다'도 비슷한 뜻입니다. '사람값에 들지 못하다'는 '사람으로 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비가 좀 많이 올 거라고 하더니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어서 시원하기는 했지만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이 아닐까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습니다. "땅거미 등에 지고 창가에 앉아~" 이런 노랫말을 아시는지요? 아마 이 노래를 아시는 분들과 모르시는 분으로 나이를 가늠할 수도 있겠지요. 이선희 님이 부른 '영'이라는 노래에 나오는 노랫말이랍니다. 여기 나오는 '땅거미'는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땅거미가 지다."와 같이 쓰기도 하지요. 흔히 쓰는 '황혼(黃昏)'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땅거미'입니다. 보시다시피 이 말은 '땅'과 '검다'의 '검',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이'를 더해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해가 지면 어두워져서 땅이 검게 되는 것을 보고 만든 말이라는 풀이가 가장 그럴 듯합니다. 하지만 '땅거미'라는 말은 거미 가운데 '땅거밋과의 거미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땅거미가 나와서 움직이는 때가 저녁이기 때문에 거기서 왔다는 풀이도 있긴 합니다. '땅거미'라는 말을 가지고 땅거미가 들어간 노래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레끝 잘 보내셨습니까?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던 하늘이 맞나 싶을 만큼 달라진 하늘을 보면 놀라울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보다 더 맑은 하늘을 보여주는군요. 구름 하나 없는 하늘빛이 가장 하늘빛다운 날입니다. 하늘빛은 날씨에 따라서 때에 따라서 저마다 달라 보입니다. 하지만 맑은 날 파란 하늘이 가장 하늘빛다운 빛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하늘빛다운 하늘빛은 가을하늘이긴 합니다만 오늘 아침은 가을하늘을 보는 것처럼 파란빛입니다. '하늘빛'은 '하늘의 빛깔'을 가리키는 말이면서 '맑은 하늘의 빛깔과 같은 옅은 파란빛'을 가리킬 때도 쓰는 말입니다. '하늘색'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하늘빛'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도 적지 않답니다. '하늘'과 아랑곳한 이야기를 해야 할 때는 '하늘빛'이라는 토박이말을 떠올려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구름이 끼어 있는데가 안개까지 끼어서 유난히 더 낮은 하늘입니다. 옛날 어른들 말씀에 흐린 날 안개가 끼면 비는 오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러기를 바랍니다. 오늘 아이들과 함께 숲에가서 겪배움(체험학습)을 하기로 했거든요.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험치다" 여러분은 이 노래를 아시는지요? 한때 온 나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졌던 노래죠. 이 노래의 처음에 나오는 말이 '개울가'인데요. '개울가'라는 말도 있고 '냇가', '길가'도 있으며 '하늘가'도 있습니다. 오늘 토박이말이 '하늘가'입니다. '하늘가'라는 말을 보니 지난해 밤낚시를 갔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물때를 맞춰서 가다보니 새벽에 일어나 갔는데 고기는 안 잡히고 어두운 바닷물 구경만 실컷 하고 왔지요. 그리고 그날 하늘가에 걸려 있던 새벽 달이 생각납니다. 고기도 못 잡고 모기에 물린 팔다리를 긁고 있는 저를 달래주는 것 같았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하늘가'를 '하늘의 끝'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는데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하늘의 둘레 또는 언저리'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개울가'를 '개울의 주변'으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하늘은 어제보다 낮습니다. 바로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인데 날씨알림에선 비가 내리지는 않고 어제보다 더울 거라고 하네요. 오늘 토박이말은 '하늘마음'입니다. '하늘처럼 맑고 밝고 넓은 마음을 이르는 말'인데 날씨가 맑았으면 오늘 하늘을 찍어 보여드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하늘이 늘 맑지는 않는 것처럼 사람 마음도 맑았다 흐렸다가 합니다. 하지만 가장 맑고 밝은 하늘과 같은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하늘마음으로 살면 서로 다툴 일은 없겠지요? 넓기로 치면 하늘과 견줄 수는 없지만 우리가 발을 디디고 사는 땅보다는 훨씬 넓고도 깊기까지한 바다와 같은 마음도 우리가 가질 만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이르는 말'로 '바다마음'이라는 말도 쓸 만한데 아직 우리 말집(사전)에는 오르지 않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다보면 언젠가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마음'도 좋고 '바다마음'도 좋은데 우리가 '한마음'으로 토박이말을 잘 챙겨 가르치고 배워서 나날살이에 부려 쓰면서 길이길이 이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가져 봅니다. 앞으로 흐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