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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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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창신제, 이제 '한음'이다

크라운해태제과 직원들, 일무를 추고 수제천을 목소리로 부르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4]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몇 년 전부터 가을에, 눈에 띄는 행사가 서울의 한복판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도 지난 주말 사흘 동안 창신제라는 행사를 알리는 안내판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20회라고 했다. 입장권을 받아 자리에서 기다리는 2025년 창신제, 기대가 잔뜩 높아져 있었다. 창신이란 말은 법고창신(法古創新), 곧 '옛것을 참고하여 새것을 만든다'라는 뜻일 텐데 무엇을 참고하여 무엇을 만들었다는 말인가? 막이 오르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그 큰 무대에 전통음악연주단과 함께 흰 옷을 입은 100명이 뒤에 서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합창단인 것 같다. 곧 악보를 꺼내 든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관현악의 장중한 선율이 나오다가 합창단의 우렁찬 목소리가 강당을 흔든다. 수제천이란 음악의 성부를 네 가지로 나누어 목소리로 부르는 합창공연이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관현악을 맡았고 합창단은 이 공연을 준비한 회사의 직원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수준 높은 관현악곡 <수제천>을 합창으로 부르는 것이다. 정읍(井邑)이라고도 하는 <수제천(壽齊天)>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향악, 곧 우리가 발전시킨 우리의 전통음악 가운데 가장 오

한국 가곡 이제 날아보자!

한국 가곡의 선율과 서사가 세계적 감성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3]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학교에서는 대중가요를 따라 부를 수 없었고 오로지 동요만 배우고 불렀다. 중학교에서도 대중가요를 부를 수가 없었기에 자연스레 가곡을 배우고 듣고 부르곤 했다. 그러기에 홍난파, 현재명 등 유명한 작곡가들의 가곡을 배워 지금도 거의 외우고 따라 하는 수준이다. 그런데 고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팝송을 듣는 것이 유행이 되니 팝송을 잘 부르는 것이 자랑인 시대가 되었다. 팝송이 아니라면 클래식이라고 하는 서양 음악이나 노래를 배우게 되어 '오 나의 태양'이나 '남몰래 흐르는 눈물' 등등 서양 가곡, 혹은 아리아를 즐기게 되며 연애를 하려 해도 팝송이나 이태리 가곡을 원음으로 부르는 것이 멋있어 보이고 그에 따라 우리 가곡을 부르는 것은 촌스럽지 않느냐는 대우를 받는 시절이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70년대 이후 우리 가곡은 점차 찬밥 신세로 변하고 있었다. 예전 TBC-TV에서 일주일에 가곡 한 편씩 황금시간에 들려주는 프로그램이 있어 사람들이 좋아했지만, 곧 그것도 없어지면서 대학의 성악과에서도 우리 가곡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줄어들어 커리큘럼도 주는 추세였다. 간혹 2021년 송년 가곡 콘서트

효명세자의 꿈을 나누다

우리 전통문화의 자랑스러운 한 역사가 다시 살아나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1]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조선시대 정궁인 창덕궁의 후원에 가면 가장 유명한 주합루 뒷편으로 연경당이란 건축물이 나온다. 후원의 경사진 지형의 한가운데 평평하게 조성된 양반가 같은 이 건축은 조선의 23대 왕인 순조(1800~1834)의 큰아들 효명세자(1809~1830)가 지은 것이라는 설명을 접한다. 사랑채ㆍ안채ㆍ행랑채ㆍ재·후원ㆍ정자ㆍ연못 등을 갖춘 주택 건축이다. 효명세자는 3살 때 왕세자에 책봉되었고 18살 되던 해부터 왕위 계승을 위한 대리청정을 하던 중 3년 3달 만에 갑작스럽게 승하해 왕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효명은 당시 안동 김씨 세도정치 세력을 억제하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아버지 순조를 도와 왕권을 강화하려 노력했다. 외가인 안동 김씨 세력을 배척하고 인재를 널리 등용했으며 백성을 위한 정책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역대 세자 가운데 예술문화 방면에 가장 관심이 많았고 특별히 춤사위를 즐겼기에 궁중 정재(呈才)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다양한 궁중 춤을 창작했다. 샘 솟는 예술적 상상력과 춤에 대한 애정으로 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춤의 시대를 열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효명세자는 우리의 문화예술사 차원에서는 참으로 아까운

장벽을 세우면 자신이 갇힌다

그 장벽 안에서 미국 경제는 무너질 것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20]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달 초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300여 명의 우리 근로자들이 미국 출입국 단속반의 무차별 단속을 당해 비인권적,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고생하다가 일단 우리나라로 돌아온 사건은 여러모로 지금까지 우리가 살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 지구상에 있음을 각성하게 하였다. 사건의 경위야 재선에 성공한 트럼프 대통령이 위대한 미국을 건설한다고 미국의 국경을 사실상 틀어막고, 미국 안에 들어와 있던 외국인들을 마구잡이로 단속해 실적을 올리려 한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지만 이제 세계의 질서를 이끌어가던 미국이 이상이나 신념, 관행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 앞에 형편없이 무너져 내린 것을 세계가 알게 되었고, 이로써 그동안 알게 모르게 미국의 도덕과 가치를 존중해온 많은 사람들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또한 관세를 몇 10%씩 마구 올려 미국정부가 그 관세 수익으로 미국민들에게 혜택을 주겠다고 하니 다들 어안이 벙벙한 채로 지켜보며 일부 환영하는 국민이 있는 것 같은데 그 관세도 제멋대로, 자기 기분에 따라 관세를 매겼다가 연기하고 취소하고 깎아주고 하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정작 미국인

"세계가 KPOP이 되었다"

한국인들이 만드는 한류는 인류를 위한 새로운 즐거움의 샘물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1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이란 프로그램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우승자에게 주는 엄청난 상금도 상금이지만 그것이 ‘서바이벌’, 곧 살아남기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면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상대방을 거꾸러트리고 올라가는 방식이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에도 오로지 살아남아 어마어마한 상금을 차지하는 그 과정이 세계인들의 생존력과 승부욕을 자극했기에 그런 큰 반응을 얻었다고 보인다. 서바이벌 게임, 그것은 지금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장 흡인력 있는 예능방식이 아닌가? 한국이란 현실에서의 우리들의 날마다 삶이 그처럼 서바이벌 게임을 방불하기에 자연스레 이런 형식이 흥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여러 방송 채널에서 수시로 경연형식으로 펼쳐지지 않는가? 시청자나 관중들은 거기에서 승자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런데 이런 서바이벌 방식이 트로트에서 K팝으로 넘어서고 한국의 스타나 아이돌만이 아니라 세계 K팝계의 스타 혹은 아이돌과 함께 경쟁시킨다는 발상이 다시 세계인들을 새롭게 끌어드리는 현상을 보게 된다. 바로 ‘KPOPPED’라는 영어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영상물 배급

다시 살아 돌아온 '발해’

발해는 고구려를 계승한 우리 겨레의 역사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18]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우리 동포들이 많이 사는 중국 길림성 연길화룡지구에 가면 용두산이란 산이 있다. 조두남 선생이 만들어 우리 민족의 애창곡이 된 가곡 <선구자>의 2절은 용두산 자락 우물을 통해 이 땅에 살던 옛 조상들의 웅대한 기상을 소환한다. 이 용두산에서 1980년에 발해의 3대 왕 문왕(文王, 재위 737~793)의 넷째 딸 정효공주(貞孝公主, 757~792)의 무덤이 발굴되었다. 돌방 형식으로 만든 이 무덤에서는 묘실의 벽을 돌아가며 12명의 인물을 그린 벽화가 남아 있어 잊혔던 발해의 인물과 의상 등이 처음 역사에서 깨어났고 이 덕분에 근처에 흩어진 무덤들이 당시 문왕 가족의 묘원이었음이 드러났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돈화시 육정산에서는 1949년에 둘째 딸 정혜공주(貞惠公主, 737~777년) 묘임을 알리는 각종 유물이 대거 나왔고 여기에 발해를 상징하는 돌사자 조각도 출토되었기에, 이 일대의 발굴은 잃어버린 고대 왕국 발해를 되살리고 그 역사를 다시 연구하는 결정적인 계기기 된 바 있다. 그런데 정효공주 묘가 있는 그 용두산에 있는 3대 문왕의 황후 무덤 등 발해의 역사를 밝히는 귀중한 유물과 자료들이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가 기억해 주어야 할 이름

울주군 언양 교육에 전 재산을 바친 다키 여사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17]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을 지나는 태화강의 지류 대곡천의 암벽에 새겨진 암각화다. 신석기시대 후기~청동기 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는 선사시대 고래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수렵 그림들, 거기에다 여러 가지 신비한 무늬와 기호 등 고대인들의 생활문화를 전하는 귀중한 유적이기에 얼마 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선사유적은 1970년대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가 이를 발견해 널리 알리지 않았으면 물에 잠기거나 씻겨가 그 귀중한 유산이 자칫 없어질 수 있었지만, 드디어는 세계유산으로까지 지정, 보호받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울주군 언양 땅에도 이같이 잊혀져 없어질 위기에 있는 한 일본 여성의 지극한 한국사랑이야기가 묻혀있다. 그 여성의 이름은 구와바라 다키(桑原多貴), 1890년 일본 큐슈 가고시마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경찰관인 구와바라 다케오(桑原隆夫 1887~1943)와 결혼을 했고, 남편이 일제시대에 울산경찰서장에 부임을 하자 그를 따라 울산에 와서 살았다고 한다. 남편이 정확히 언제 부임했는가 하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은데 남편은 울산에서 경찰서장이란 직위를 이용해 불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