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했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읍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읍니다 ... 서정주, '선운사 동구' 선운사를 찾아간 미당 서정주 시인이 보고 싶었던 것이 동백꽃인지 주막집 노래하는 아주머니인지가 헷갈리기는 하지만 선운사 하면 선운사 입구 오른쪽 비탈에서부터 절 뒤쪽까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수천 그루의 동백꽃을 빼놓을 수가 없다. 한창 꽃을 피웠을 때 복스럽게 꽃이 피다가도 질 때가 되면 후두둑 송이째 떨어져, 우리의 가슴에 담아있던 눈물도 후두둑 떨어지며 가슴이 텅 비어버린다. 선운사 동백은 동백 자생지의 최북단이라고 하니 꽃 피는 시기가 늦은데 그보다 훨씬 남쪽에서는 지금쯤이면 벌써 꽃이 피고도 활짝 피었을 것이다. 십여 년 전 부산에 지역책임자로 근무하게 되면서 알게 된 동백꽃, 나는 물어보았다. "도대체 싱싱한 이 꽃은 시들지도 않았는데도 왜 땅에 뚝뚝 떨어지는 것인가요?“ 처음에는 아주 조그맣게 시작된 그 궁금증은 점점 진폭이 커지면서 빨리 답을 얻지 않으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큰 병이 날 것만 같았다. 그것도 작은 꽃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2년 전(2019년) 우리는 3.1절을 크게 기렸다. 일제의 압제 속에서 신음하던 우리 민족이 막힌 숨통을 트기 위해 우리나라 전역에서 비무장 평화운동을 일으킨 지 100년이 됐음을 기리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때의 3.1운동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 때문. 3.1만세운동이 번져나가던 그때 우리나라에도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이 크게 유행했었다는 사실이 다시 알려지면서부터다. 그것이 스페인 독감이었다고 한다. 1918년에 가장 창궐해서 전 세계적으로 몇천 만 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독감이 우리나라에서도 엄청 피해를 주었는데 그때 1차, 2차 유행에 이어 3차 유행이 마침 3.1만세운동이 일어날 때 밀려와 피해가 가중됐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1918년 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가을로 접어들면서 변종이 생겨 9월 이후 세계에서 사망자가 3,000만 명 넘게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2005년에 미국 알래스카에 묻혀 있던 한 여성 스페인 독감 희생자의 폐 조직을 채취한 뒤 여기서 이 바이러스의 8개 유전자 배열을 재구성해 냄으로써 스페인 독감 바이러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사를 하면서 책장에 꽂힌 책들이 정리하고 버리는 가운데 구석에 있었기에 눈여겨보지 못하던 조그만 책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日本이 美國을 추월하고 韓國에 지게 되는 理由 》 35년 전인 1986년 7월에 나온 책이다. 일본 도카이(東海)대학의 謝世輝(사세휘, 일본 발음으로는 사세키) 박사가 저술한 것을 김희진씨가 번역해 한국경제신문사에서 펴냈다. 당시 사세휘 박사의 이 책은 큰 인기였다. 맨 먼저 한국경제신문이 지면에 연재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 결국엔 펴내기까지 하게 되었는데, “일본이 미국을 추월하고 한국에 지게 되는 이유”라는 내용이 우리에게는 너무도 충격적이고 또 신나는 것이어서 우리 사회 각계에서 이 책을 사서 보았고 당시 문명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사세휘 박사는 1985년까지의 통계를 가지고 미국과 일본, 한국의 경제력을 비교하고 있는데. 단순히 경제만이 아니라 역사ㆍ문화ㆍ정치 등 요소를 종합적으로 파악해서 미래를 전망하였다는 것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그때 당시 한국의 국민총생산은 일본의 7%에 불과하였고, 전 분야에서 최소 20년은 뒤처져 있다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