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이달 초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끝난 ‘2025 APEC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 정상이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 강대국 정상들을 만나 관세 등 여러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 가운데 화제의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이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 모형이었다. 이 선물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이 대통령에게 "아주 특별하다", "훌륭하다"라며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고 직접 전용기에 실어 미국으로 가져가도록 수행원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이러한 금관은 지금 미국 대통령이란 절대권력을 써서 전 세계 질서를 다시 만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정 조준한 것이어서, 외교라는 것이 우선 상대방의 기분을 풀어주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로써 몇 가지 문제가 질척거리지 않고 대범하게 해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금관 선물은 최근 미국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인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노킹스'(No Kingsㆍ왕은 없다) 시위가 열린 것과 맞물려 일종의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소비되기도 했는데, 그것울 통해서 우리의 신라시대 금관이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누구는 안 그럴까마는 중국인들은 특히 무언가 최고가 되는 것을 좋아한다. 처음 90년대 초 중국에 초대 특파원으로 들어가 서점에서 자주 목격한 것은 중국의 최고를 모아 알리는 책자가 많더라는 것이다. 지금도 갖고 있는 책 중의 하나는 《중국지최대관(中國之最大觀)》이란 것인데, 이 책은 ‘중국에서 최고(中國之最)를 모아놓았다(大觀)’라는 것이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중국은 역사가 유구하고 문화가 찬란한 오랜 문명국으로 허다한 세계의 최고, 또은 중국의 최고를 안고 있기에, 이러한 ‘최고’를 뽑아 계통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중화민족문화를 드높이고 애국주의를 가르치는 유익한 시도인 것이다.” 라고 하면서 인류, 역사, 문화재, 정치, 경제, 교육 등 23개 항목별로 최고가 되는 사안들을 모아놓았다. 이 가운데 17번째 <교통> 항목을 보면 중국 역사에 나오는 최초의 다리는 서주(西周) 초기에 위수(渭水)에 건설된 부교(浮橋)로서, 문왕(文王)이 부인을 얻기 위해 “친히 위수에 나아가서 배로 다리를 만들었다”라는 기술이 《시경(詩經)》에 보인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돌다리는 중국 복건성에 있는 호도교(虎渡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중국 북경의 시 경계에서 서남쪽으로 고속도로를 따라 약 15킬로를 가면 노구교(盧溝橋)라는 지명이 나온다. 이곳에서 고속도로를 내려 작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돌로 쌓아 올린 완평성(宛平城)이 있는데 이 성을 관통해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다 보면 돌로 만든 다리가 하나 나온다. 11개의 아치를 이어 받친 길이 265미터의 이 돌다리 위에는 양쪽으로 난간이 있고 난간 사이로 281개의 난간기둥(望柱)이 서 있고 이 난간기둥 머리에는 각양각색의 돌사자가 조각돼 있다. 누워 있거나 앉아 있거나 일어서 있거나 엎드려 있는 이 돌사자들은 자세도 다 다르고 더욱이 표정이 다르고 마치 살아 있는 것 같다. 어떤 사자는 새끼를 데리고 놀고 있다(이것은 암컷이다). 어떤 것은 지구 같은 공을 발밑에 끼고 놀고 있다(이것은 수컷이다). 할 일 없는 사람들이 이 다리 위에 있는 사자가 모두 몇 마리인지를 세어 보려고 했다. 그러나 도무지 셀 수가 없었다. 세다가 자꾸 틀리기 때문이다. 어느 끈기 있는 사람이 세어 본 결과 485 마리라고 하기도 하지만. 노구교(盧溝橋)는 예로부터 아름다운 다리의 대명사였다. 위수(渭水)의 지류인 영정하(永定河)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