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빨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날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비를 맞아서 옷이 젖기도 하고 또 더워서 땀에 젖기도 하는 옷을 빨아야 되는데 비가 오면 빨래가 잘 마르지 않지요. 그처럼 ‘오란비철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을 ‘빨래말미’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아직 그런 날이 없어서 아쉬움을 못 느낄 겁니다. 하지만 빨래말미도 없이 비가 쉼 없이 올 때도 있습니다. 또 때로는 여러 날 비가 오다가 해가 나면 빨래말미를 얻어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을 때도 있고요. ‘빨래말미’라는 말은 요즘도 손수 빨래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말인 만큼 쓸 일이 많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 말도 알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 말인데 우리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저 나름대로 이곳저곳에서 알리고 있지만 부려 쓰시는 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란비철을 맞아 이렇게 다시 알려드려서 많은 분들이 알고 쓰게 되기를 바라고 또 말집(사전)에도 얼른 오르기를 바라 봅니다. 이 말과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강대금)은 여름방학을 맞아 국악기를 직접 만들고 연주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2025 국악기(단소) 제작 아카데미'를 연다. 이번 아카데미는 국악기 가운데 하나인 단소를 직접 제작하고 연주해 보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단소는 맑고 청아한 음색을 지닌 전통 관악기로, 초등학교 음악 교과에서 만날 수 있는 친숙한 악기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소를 처음 접하거나 다루기 어려워하는 초등학생들이 악기의 구조와 음향원리를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직접 제작ㆍ연주해 보는 활동을 통해 국악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국악기제작아카데미는 국악기 음고(音高)와 소리 발생 원리 등을 배우는 강의와 단소의 지공(指孔) 위치를 직접 계산하여 악기를 제작하는 체험 활동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만든 단소로 소리를 내고 연주해 보는 시간을 통해 단소 고유의 맑고 청아한 음색을 직접 체험할 예정이다. 강대금 국립국악원장 직무대리는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수학, 과학, 음악을 함께 배우며 창의력과 국악에 대한 흥미를 동시에 키울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언급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소장 김은창)는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날개하늘나리가 지리산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 일원에서 꽃이 피었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날개하늘나리’(Lilium dauricum)는 북방계식물로, 고산 지대의 햇볕이 잘 드는 산등성이에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7~8월에 꽃이 피며 줄기에 1~6개가 산형으로 달린다. 다른 나리류에 견줘 꽃이 크고 아름다워 무분별하게 채취되는 사례가 많아 개체 수가 줄고 있으며,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한 종이다.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야생생물보호단은 해마다 멸종위기야생생물에 관해 점검하고 있으며, 올해는 6월 27일에 날개하늘나리가 꽃 피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종현 지리산국립공원전남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국립공원 탐방 시 지정된 탐방로 외 무단출입과 식물채취가 엄격히 금지되어 있음을 유의해 주시고, 건강한 자연 생태계의 지속할 수 있는 보전을 위해 관련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 주시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국립공원은 생물자원의 보호와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소장 권택장)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역 문화유산 교육ㆍ체험 프로그램 「문화유산 놀이터」(7.14.~10.31.)를 진행하기로 하고, 7월 3일부터 9월 12일까지 학급 단위나 단체(20명 안팎)로 참가신청과 공모접수를 받는다. 「문화유산 놀이터」는 현장 프로그램인 ‘문화유산연구소 탐험대’ 진로체험과 대형옹관 모양 컵받침을 만들어보는 ‘문화유산 공작소’, 그리고 영상공모전인 ‘미션! 문화유산 영상 챌린지’로 구성되어, 참가자들이 지역의 문화유산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학급을 대상으로 신청받는 ‘문화유산연구소 탐험대’는 연구소 학예연구사의 문화유산 조사ㆍ연구 업무 소개를 들으며 직업 탐구를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연구소 내 전시관, 실측실, 보존과학실을 견학하고 공방에서 미니 옹관을 만들어보며 지역의 문화유산도 체험할 수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및 지역 청소년 단체(20명 안팎)를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 공작소’는 영산강 유역에서 출토되는 대형옹관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만의 대형옹관 모양 컵받침을 만들어보는 프로그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은 6월 30일(월)부터 7월 29일(화)까지 <2025 오늘전통 청년 예비창업 공모전>을 연다. 5년 차를 맞이한 이 공모전은 전통문화산업분야 창업아이템을 보유한 청년 예비창업자를 발굴하여, 전문 창업보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창업기업가로서의 성장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창업을 희망하는 만 39살 이하 예비창업자라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오늘전통 청년 예비창업자’ 모두 50팀 안팎 발굴, 대상은 상금 1천만 원 서류 및 발표심사를 거쳐 모두 50팀 안팎의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뽑힌 팀을 대상으로 전문 창업보육 프로그램인 ‘오늘전통 예비창업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 과정을 지원한다. 1차로 뽑힌 50팀은 3달 동안 ‘오늘전통 예비창업 아카데미’를 통해 사업모델 수립과 판로개척, 스피치, 지식재산권, 펀딩 등의 창업 실무교육을 받고, 공모 제안된 사업 아이템에 대한 1:1 맞춤형 지도 프로그램을 제공받는다. 수상자 전원 ‘2026 초기창업기업 공모’ 가산점, 대상ㆍ최우수상은 심사면제 혜택 부여 아카데미 수료생을 대상으로 공모전 상격이 최종 결정되며,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사랑과 증오는 결합하여 연꽃이 되고 후회와 이기심은 결합하여 사슴이 되고 충돌과 분노는 결합하며 날으는 물고기가 된다. 행복과 소란은 결합하여 아름다운 새가 되고 오만과 욕심은 결합하여 춤이 된다. 나의 작품에서 완전한 자유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 ‘왈종미술관’ 1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이왈종 화백의 마음이 담긴 글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탁 트인 전시공간이 아니라 미로처럼 좁고 아담한 전시관 안에는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빛깔의 크고 작은 그림과 조각 작품’ 들이 가득하다. 제주에 그렇게 드나들었어도 왈종미술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2013년 5월 31일에 개관한 미술관이고 보니 올해로 치면 개관 25년째다. “제주에 정착하여 20여 년이 넘게 그동안 나는 <제주생활의 중도와 연기>란 주제를 가지고 한결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대체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만을 깊게 생각해왔다. 인간이란 세상에 태어나서 잠시 머물다 덧없이 지나가는 나그네란 생각도 해보았고 세상은 참으로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생각해 봤다. 살다 보니 새로운 조건이 갖춰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요즘 '시그니처'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영어단어 ‘signature’의 한글식 표기이다. 그 뜻은 일반적으로는 그 사람의 사인(sign), 혹은 서명(署名)을 뜻하는데 이 단어의 뜻이 넓어져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대표하는, 그것만 보면 그게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란 해석이 함께 쓰인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유명 식품회사에서 '시그니처 한식'이란 이름으로 봉지식품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나왔다. '시그니처 한식'이라니,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한식, 혹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란 뜻을 담은 선전문구로 쓴 것 같다. 포장지의 전면에는 우리 한글로도 표기하고 있고 동남아에서 통용되는 한자표기는 아주 작게 쓰여 있어서 한국 식품인 것으로 오해할 정도다. 나온 식품은 세 종류다. 소고기 당면볶이, 치킨당면볶이, 트리플 치즈 당면볶이 이렇게 세 가지다. 그런데 이 제품을 만든 회사 이름이 ‘Nissin’이다. 일본을 좀 안다는 사람이 이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란다. "아니 니신이 한국 이름으로 한국 맛 식품을 만들어 내놓았다고?" 이 사람이 놀란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닌 것이. 이 니신이라는 이름은 1958년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느티나무 그늘 할매할배 그늘 아래서 쉬네 (달) 꼬부랑 꼬불 꼬부랑 말투로 (돌) 인생의 길은 만만치 않았지 (빛) 어디 큰 인물의 그늘은 없나 (심) ... 25.6.24. 불한시사 합작시 주변에서 오래된 느티나무 고목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서든 오래된 느티나무를 만나면 왠지 반갑다.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나무를 어루만져 보기도 하고 한참 동안 그 밑을 서성이는 버릇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이야 전설처럼 들리겠지만 옛날의 우리 또래들에게는 마을의 큰 느티나무가 푸근한 놀이터였고 학교가 되기도 했다. 또 그 아래에서 햇볕이나 비를 피하고 의지하는 그런 큰 품속 같은 곳. 곁에서 묵묵히 우리를 지켜주던 또 다른 세상의 아늑한 품 안이기도 했다. 며칠 전에 무심코 거리를 걷다가 마을 느티나무 아래 흰옷 입은 두 노인이 열차를 기다리며 햇살을 피해서 무연히 앉아 쉬는 걸 보게 되었다. 아련한 풍경 참 오랜만이었다. 어쩌면 저분들도 나와 비슷한 추억을 갖고, 따가운 햇살을 피해 잠시 한숨을 돌리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이미 어떤 느티나무 그늘도 위안이 되지 못하는 시대를 한탄하는 것일까. 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가유산청은 공주시와 함께 지난 6월 14일 충남 공주시 마곡사에서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의 국보 승격 지정을 기리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은 고려후기에 조성된 5층 석탑으로, ‘풍마동(風磨銅)’이라고도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보탑을 옥개석 위에 올려 이른바 ‘탑 위에 탑’을 쌓은 매우 특수한 양식을 갖췄습니다. 특히, 금동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불탑 양식을 재현하고 있으며, 제작기법이 정교하고 기술적,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석탑에서는 유일한 것으로,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서 값어치가 매우 크다는 평가입니다. ‘풍마동(風磨銅)’은 금보다 귀하고 바람에 마모되면 더욱 빛나는 까닭에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조선후기 문신 이의봉(1733~1801)이 1761년 북경의 궁궐을 방문한 뒤 쓴 《북원록(北轅錄, 북경 견문록)》에는 “십자각에는 금정(金頂, 금빛으로 빛나는 정수리)을 더해 놓아 빛이 유난히 찬란했는데, 이는 금이 아니요 이른바 풍마동(風磨銅)으로 외국의 소산이었다. 우리나라 마곡사(麻谷寺)에도 그러한 것이 있다”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해마다 이맘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장마’인데 ‘장마’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오란비’를 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부터 여기저기서 알려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란비'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말집(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똑말틀(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열린 말집(사용자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에만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오란비’를 풀이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그 말을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장마’라는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말밑 어원 풀이에 ‘장’이 한자 ‘길 장(長)’에서 왔다는 것도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옛말로 ‘오란비’가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왜 ‘오란비’를 찾으면 ‘장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