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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기와 천년, 굴피 만년’, 굴피집 아시나요?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05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강원 삼척시 신기면 환선로에 가면 국가민속문화재 제223호 “삼척대이리굴피집”이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는 또 다른 국가민속문화재 제221호 “삼척 대이리 너와집”도 있습니다. ‘굴피’란 흔히는 참나무 껍질을 말하는데, 이 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이은 집을 ‘굴피집’이라 하지요. 굴피집은 원래 ‘너와집’ 곧 소나무 널쭉을 써서 지붕을 이은 집이었는데 1930년 무렵 너와 채취가 어려워지자 주변에 참나무가 많은 산간 지역이라 재료의 채취가 쉽다는 점에 착안해 너와 대신 굴피로 지붕을 이은 것입니다.

 

 

이러한 형식의 집들은 개마고원을 중심으로 함경도, 평안도, 강원도 등의 산골짜기와 울릉도 등에서 볼 수 있는데 주로 눈이 많이 내리고,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심한 지방에 있는 집 형태지요. 굴피집은 밭 ‘전(田)’자 형식의 겹집으로 되어 있는데, 한 채의 집안에 마루, 안방과 사랑방 등은 물론 정지(부엌)와 심지어 마구(외양간)까지 함께 있는 모양의 집입니다. 이는 칼을 에이는 듯한 추위를 견디기 위하여 여러 방들을 서로 붙여 건물이 바깥에 드러나는 것을 가능한 줄이고 되도록 안에서 발생한 온기를 최대한 가두어 두기 위한 것과 더불어 맹수로부터 가축을 보호하기 위해 외양간까지 건물 안으로 들인 것입니다.

 

굴피집의 특징을 보면 안방 또는 사랑방의 구석에 불을 피워 난방과 조명을 겸할 수 있는 시설인 ‘코클’이 있으며, 봉당(안방과 건넌방 사이의 마루를 놓을 자리에 마루를 놓지 않고 흙바닥을 그대로 둔 곳)과 정지 사이의 벽체에는 불을 밝히기 위한 ‘두둥불’ 그리고 정지 한켠에 불씨를 보관하던 시설인 ‘화티’가 있습니다. 굴피집은 그 수명이 길기 때문에 ‘기와 천년, 굴피 만년’이라는 속담이 전하는 것으로 우리의 귀한 민속문화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