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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 순천 선암사 승선교(昇仙橋)와 강선루(降仙樓)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순천 선암사로 들어가는 조계산 계곡을 따라가다 보면 옛날에 쌓은 무지개돌다리가 있다. 이 돌다리는 반원형으로 마치 성문의 앞처럼 보이지만, 돌로된 반원형의 다리를 계곡의 사이에 놓은 것은 절로 들어가는 계곡이 이세상과 천상 사이를 갈라놓은 것으로 공간의 비유적 표현이다.

 

불교에서 절은 부처님을 모신 곳으로, 부처님이 있는 곳은 불국토로 영원한 즐거음이 있는 곳이며,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은 중생계로 온갖 고통과 생사 윤회가 끝없이 계속되는 곳이다. 그러므로 절을 찾는다는 것은, 불상이 있는 산속의 전각을 구경삼아 가는 것이 아니라, 온갖 세파속에서 시달리는 이세상에서 영원한 안식의 부처님 세계로 가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런 경전상 설명의 의미에서 중생계와 불국토는 너무도 멀고도 가기도 어려운 것이다. 그런 불교의 이상세계인 부처님이 모셔진 불국토로 나아가는 길에는 상징적으로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으니, 그 다리가 바로 이세상에서 하늘로 걸쳐 놓인 무지개다리다.

 

그런 의미로 옛부터 절로 가는 계곳에는 많은 다리들이 놓였고, 그 다리는 무지개형상으로 놓았다. 비록 그리 크지도 않은 계곡사이에 놓인 다리이지만, 이 다리는 이승과 저승을 이어주는 하늘무지개다리이다. 그래서 그 이름도 극락교인 것이다. 그런데 선암사 계곡에 놓인 다리는 그 이름을 승선교라 붙였다. 이 승선교를 지나면 바로 2층 누각이 있는데, 이 누각의 이름은 강선루이다. 하늘의 신선이 내려와 산천경계를 보면서 쉬는 누각인 것이다.

 

선암사 입구에 놓여진 승선교와 강선루는 그렇게 의미를 알고 들어가면 더욱 의미가 있다.

 

그런데 승선교에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있다. 임진왜란 뒤 완전히 불타버린 선암사를 중건할 때의 일이다. 조선 후기 숙종 24년(1698) 선암사 호암대사가 관세음보살께 백일기도를 하며 선암사 중창불사를 위한 기도를 정성껏 하였다. 그런데 백일이 다되어도 기도의 효험이 나타나지를 않았다. 이에 호암스님은 자신의 백일기도가 헛됨을 알고 크게 낙심하여 그만 절벽에서 몸을 날려 뛰어내렸다. 그런데 이때 홀연히 한 여인이 나타나 절벽아래 떨어져 있던 스님을 구해주고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깨어난 스님은 절벽에서 떨어진 자신을 구해준 여인이 바로 자신이 지극정성으로 중창불사를 도와주기를 간청하던 관세음보살임을 깨닫고,  원통전을 짓고 관세음보살을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절로 들어오는 계곡에 무지개다리인 승선교를 세웠다고 한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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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