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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과자(京菓子)로 교토를 빛내는 사람들

[맛있는 일본이야기 485]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는 우리나라처럼 제과점이 별로 눈에 안 띈다. 제과점에서 생일날 먹는 케이크를 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일본은 백화점의 케이크점 말고는 생일 케이크를 살 데가 별로 없다. 그 대신 일본전통의 과자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일본전통 과자를 화과자(和菓子, 와가시)라고 하는데 이는 양과자(洋菓子, 요가시)라고 부르는 서양과자와 구별하기 위해 붙인 이름이다.

 

 

일본의 화과자는 나마가시, 히가시, 아메가시로 나뉘는데 나마가시는 찰떡류를 말하며 수분이 많아 보존이 어려워 바로 먹어야 한다. 반면 히가시는 딱딱하게 틀에 찍어서 만든 과자로 한국에 알려진 센베이 같은 것을 말하며 아메가시는 엿종류를 말한다.

 

다도(茶道)가 발달한 일본에서 화과자는 차를 대접하는 자리에 빼놓을 수 없는 과자다. 화과자는 모양과 색이 다양하여 거의 예술작품에 가까운 과자도 수두룩하다. 대개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지만 설탕을 많이 써서 달다. 설탕이 흔치 않던 시절에는 주로 감이나 화삼분(和三盆, 와삼봉)이라고 해서 사탕수수로 만든 정제되지 않은 흑설탕 덩어리를 사용했는데 특유한 향이 있어 지금도 고급 화과자의 재료로 사용된다.

 

 

 

화과자의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경과자(京菓子, 쿄가시)다. 경과자는 천 년 전 교토가 수도였을 때 궁중에서 수요가 많았던 과자로 궁궐뿐만 아니라 절과 신사(神社) 등의 제례용으로도 쓰였으므로 궁중문화와 종교용으로 사용한 역사 또한 깊다. 특별한 날에 먹는 과자를 상과자(上菓子)라고 불렀고, 보통 날에 먹는 것을 병과자(餠菓子)라 했다.

 

지난 4월 10일(화) 교토역에 내리니 2층에 경과자 시연장과 다채로운 경과자 사진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만큼 교토 사람들이 경과자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다. 아쉽게도 장인들의 경과자 시연은 매주 토요일에만 진행하고 있어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경과자를 하나의 ‘예술’처럼 여기고 있는 것만은 확인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