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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들이

[화보] 황금빛바다 김해 신어산 "동림사"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김해(金海)는 황금바다라는 의미이다. 산지가 많은 경상도 지역의 낙동강 남쪽에 강물이 쌓아놓은 삼각주인 김해에는 많은 평야지역이 있어서, 가을이면 황금들판을 이루었기에 붙은 것 같기도 하고, 바닷길을 따라 해외로 많은 금은 보화가 나고 들었기 때문인 듯 하기도 하다.

 

아무튼 한민족이 2,000년 전후 북방에서 내려와 한반도 이곳 저곳에 터를 잡으면서, 이곳 김해에도 첫 나라가 들어섰는데, 그 나라는 가야였다. 그 가야지역에는 6개의 작은 가야왕국들이 세워졌는데, 그중에 가장 크고 강력한  가야를 세운 사람은 금관가야를 세운 김수로왕이다.  김해김씨의 시조이기도 한 김수로왕이 알에서 태어난 전설같은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간략하게 쓰여져 있는데, 그 이야기가 너무도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힘들어 학자들은 그냥 전해오는 신들의 이야기로 여겼었다. 

 

한편, 한국의 성씨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바로 김해김씨이고 보면, 아무런 근거도 없이 조상을 전설적 인물로 그려놓지는 않았을 것으로 여기면서도, 그를 역사적 인물이라기 보다는 신화로만 여겼었다. 하지만, 지금도 첫 임금인 김수로왕의 능이 잘 보존되고 있고, 그와 부인인 수로왕비릉도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을 보면, 역사책에 전하는 기록이 꾸며낸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다. 다만 조상의 행적과 기원을 보다 높은 격으로 올리다 보니,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점들이 있었고, 그 것들이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변하여 글자화 되면서 그렇게 서술되었다고 보는 것이 신화학자들의 이야기다.

 

최근 고고학자 김병모는 김해김씨로 전해내려오는 자신의 처음 할아버지인 김수로왕과 그의 부인인 허황옥의 전설같은 이야기를 찾아 평생을 연구한 결과, 삼국유사에 기록된 허황옥의 그 본래 고향은 인도였다고 말한다. 그때 허황옥은 혼자 온것이 아니라, 자신의 오라버니인 장유화상과 많은 사자들 그리고 많은 보물들을 가지고 왔다는 것이다.

 

허황옥과 함께 온 장유화상은 이미 불교의 고승으로, 가야땅에 처음 절을 세우고 불교를 전하였다고 하며, 여동생인 허황옥이 낳은 10명의 왕자 가운데 일곱왕자를 출가시켜 성불하게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가 가야에 들어와 처음 세운 절들은 김해지역에 있으며 바로 오늘 보는 동림사와 서림사가 처음 세운 절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림사는 조선조에 폐사된 뒤 다시 중창되면서 은하사로 이름이 바뀌었고, 그러나, 동림사는  조선조 임진왜란으로 완전히 폐허가 되었는데 최근 화암당 한산선사가 복원하였다. 화엄당 한산대선사는 1989년부터 13년 동안 동림사를 재건하였다.  동림사를 중창한 한산선사는  일제강점기인 1925년 태어나 일본에서 의학을 전공한 후 돌아와 서울대학교에서도 내과의학 연구생활을 하다가  세속의 인연을 정리하고 출가하였다. 이후 전국의 많은 절들의 주지를 마치고 폐허가 된 가야 최초의 절로 전하는 동림사의 빈터에 들어와 중창불사를 하였다.

 

한산스님은 세수 77세인 2001년 11월 10일 동림사 에서 열반하였으며, 마지막 열반계를 남겼다. 그가 남긴 열반송을 잠시 음미해보면.

 

77년 꿈속 나그네,

꼭두각시 몸을 벗고 어느곳에 가는고

만일 누가 물어도 말할게 없나니

신어산 영봉엔 단풍잎이 날리도다

 

세우고 사라지고, 마치 끝없는 윤회처럼 반복되는 중생계 세상의 일들 속에 동림사 2000년전 역사의 흔적은 찾기 힘들지만, 그 희미한 그림자를 마음으로 느껴보며 유서깊은 신어산 자락 동림사를 돌아나온다.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최우성 기자

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