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152살 장수 노인, 대기오염으로 죽다

양주 올드파 상표까지 되었지만 런던 초대에 그만
이상훈 교수의 환경이야기 33

[우리문화신문=이상훈 교수]  대기오염으로 인한 인간의 피해는 역사가 깊다. 서기 79년에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폼페이에서 10km 떨어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였다.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화산재가 도시를 덮어 버리고 유독한 아황산가스를 마신 주민들은 모두 죽었다.

 

산업 혁명이 일어나기 전 영국에서는 난방용 석탄이 오랫동안 주요 대기오염원이었다. 영국에서는 1300년에 석탄의 사용을 줄이기 위하여 석탄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였는데, 말하자면 세계 최초의 탄소세(炭素稅)인 셈이다. 에드워드 1세는 1322년에 의회의 회기 중에는 석탄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적이 있는데, 참나무 대신 석탄을 사용한 한 기술공을 본보기로 사형에 처하기까지 하였다. 그렇지만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1911년에 런던 스모그 사건으로 1,150명이 죽자 놀란 영국 의회에서는 세계 첫 환경오염방지법인 대기청정법을 통과시켰다. 런던의 대기오염사고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스모그(smog = smoke + fog)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뒤 오랫동안 스모그는 대기오염의 대명사로 쓰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부터 연탄을 사용하면서 연탄가스(일산화탄소)가 중요한 대기오염원이었다. 그러다가 석유를 이용하거나 천연가스를 이용한 난방이 등장하면서 연탄가스 피해자는 사라지고 한동안 황사가 중요한 대기오염원으로 등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가장 중요한 대기오염 물질로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값비싼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직경이 2.5 마이크론(1마이크론=1/100만 미터)에 불과한 아주 작은 입자로서 웬만한 마스크는 통과하기 때문에 매우 심각한 대기오염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9년 환경부 환경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미세먼지 줄이기에 두고 있다. 미세먼지는 40%가 중국에서 발생하여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흘러들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중국과 협력하여야 한다. 환경문제의 중요한 특징은 국경선이 오염물질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환경문제는 지구촌의 모든 나라들이 함께 협력하여야만 해결할 수 있다.

 

런던 스모그 사건 이전에 영국의 유명인사와 관련되어 다음과 같은 대기오염 일화가 있다. 올드 파(Old Parr)라는 사람 이름을 딴 양주가 있다. 스코틀란드에서 부동산 투기를 해 오던 이 노인은 80살에 처음 혼인하여 두 아이를 낳았는데, 122살에 상처하고 재혼한 뒤에 152살까지 살았다. 그는 105살 때 그 마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 캐더린과 연애하여 사생아까지 낳았다.

 

이 노인장의 장수가 영국에 소문이 나자 당시 국왕 찰스 1세가 1635년 봄에 올드 파를 런던에 초대하였다. 그를 위해 금은 수실로 장식한 특별 마차를 마련하였고, 그는 연도마다 환호를 받았다. 왕궁에서는 유명한 화가인 루벤스를 불러 초상화를 그리게 하였는데, 이 초상화가 현재도 양주 올드파의 상표가 되고 있다. 올드 파는 런던에서 맛있는 요리에 와인을 마시며 호사스런 생활을 하였는데 그만 몇 달 후에 급사하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죽은 까닭이다. 그가 죽었을 때에 국왕은 혈액순환론을 제창하여 유명해진 외과의사 윌리암 하비에게 해부시켜 사인을 규명토록 하였다. “모든 기관은 건강하여 아무 탈이 없었다. 다만 이제까지 마셔왔던 시골의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없는데다가, 석탄 먼지에 충격을 받아 죽었다.”는 것이 해부 결론이었다. 런던에만 나가지 않았더라면 올드 파는 더 장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필자는 2015년 8월부터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살고 있다. 한 4년 시골에서 살면서 나름대로 관찰해 보니 확실히 시골 공기와 도시 공기는 다르다. 시골에 사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게 된 것은 시골로 이사 오면 두 가지 질병, 곧 아토피성 피부병 그리고 비염이나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관련 질병은 깨끗이 낫는다는 사실이다. 서울에서 살면서 두 가지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 내려놓고 시골로 귀촌하여 살아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