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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내일은 ‘대설’, 눈이 안 오면 기설제를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2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스물한째 절기 “대설(大雪)” 입니다. 대설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절기의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때 눈이 그리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대설이 있는 이 무렵 음력 11월은 농부들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봄부터 겨울까지 비가 부족하였는데, 지금은 또 대설(大雪)이 이미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아니하여 샘의 물줄기가 통하지 못합니다. 신이 일찍이 농사꾼에게 듣건대 ‘눈이 오면 토질의 맥이 윤택하여지고, 또 눈이 보리를 덮은 뒤에라야 보리농사가 풍년들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옛적에는 눈이 오기를 빈 일이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거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송(宋)나라 때에도 눈을 빌었고, 또한 ‘납향(臘享, 동지로부터 세 번째의 양날) 안에 세 번 눈이 와야 한다.’라는 말이 있으니, 지금 눈을 빌도록 함이 어떠하리까?”

 

 

위는 《중종실록》 7년(1512) 10월 30일 기록으로 봄부터 비가 부족하고 대설이 지났는데도 눈이 내리지 않는다며 눈이 내리기를 비는 “기설제(祈雪祭)”를 지내야 하는지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설제(祈雪祭)”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지속된 농경의례의 하나입니다. 눈이 와야 할 시기에 눈이 오지 않는 것도 천재라고 믿어, 드물지마는 음력 11월과 12월에 기우제처럼 기설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보입니다. 대설과 관련한 속담으로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따뜻하게 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