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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세종대왕 생일잔치 무덤이 아닌 생가에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34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5월 15일은 세종대왕 탄신 623돌이 되는 날입니다. 이날을 맞아 문화재청은 15일 낮 11시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영릉(英陵)에서 세종대왕 탄신 623돌을 기리는 숭모제전(崇慕祭典)을 봉행합니다. 이 숭모제전은 세종대왕의 위업을 기리고 그분의 유덕과 백성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국가제향으로 거행하고 있다고 하지요.

 

 

그런데 이 세종대왕 탄신 623돌을 기념하는 숭모제전은 다시 말하면 생일잔치입니다. 그러나 세종대왕의 생일잔치는 해마다 생가가 아닌 무덤에서 치러지고 있습니다. 생일잔치 이후 무덤에 가서 제사를 지낼 수는 있겠지만 세상에 어떤 집안이 조상의 생일잔치를 무덤에서 합니까? 우리는 오랫동안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도록 크게 이바지한 세종대왕의 생가 복원이 이뤄지지 않아서 생일잔치가 무덤에서 치러지는 것을 개탄하고 지적하고 해왔습니다.

 

여행을 해보면 예술인들의 생가를 복원해놓은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럴진대 누구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는 세종대왕의 생가복원이 아직껏 삽도 뜨지 않았으니 안타까울 노릇입니다. 관에서는 세종대왕의 사저 위치를 콕 집어 확인할 수 없고 당시의 사저 모습을 짐작도 할 수도 없어서 복원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일본 교토에 가면 50대 간무왕(781년~806년)의 왕궁이라며 어마어마한 크기로 헤이안신궁을 지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를 지으면서 천년 전 왕궁의 분명한 지점과 집의 모양 근거로 복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세종이 어렸을 때 살았던 이방원의 사저는 《세종실록》 1권, 총서에 나오는 기록에 “태조(太祖) 6년 정축 4월 임진에 한양(漢陽)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에서 탄생하였으니”라고 나옵니다. 여기서 ‘준수방’이란 현재 종로구 통인동 137번지라고 합니다. 당시 이방원의 위세를 보아도 사저가 작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집안에 큰 연못이 일을 정도였다는데 한 학자는 통인동 근처 어디를 찍어도 얼추 맞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정도면 세종대왕 탄생지를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그리 어려운 일을 아니지 않을까요? 일본은 천년 전의 왕궁도 복원하는데 우리는 겨우 600년 남짓 전의 사저 하나 복원 못 합니까? 제발 말로만 위대한 세종대왕을 외치지 말고 탄생지 복원을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