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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조선시대를 이끈 선비정신을 조명한다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1돌 기림 특별전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천진기)은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이사장 이배용)과 함께 6월 30일(화)부터 8월 30일(일)까지 특별전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9개 서원과 주요 박물관의 중요 문화재를 한자리에 모아 서원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우수성을 보여주고, 조선시대 대표 교육기관인 서원을 중심으로 조선시대를 이끈 지도자인 선비의 정신을 조명하고자 마련하였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안향초상(安珦肖像)〉(국보 제111호, 소수박물관 소장), 〈송시열 초상(宋時烈肖像)〉(국보 제23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보물 제585호, 삼성미술관 리움) 등 국보 2건, 보물 19건 등 평소에 쉽게 만나기 어려운 중요한 유물들을 볼 기회다.

 

 

 

 

 

 

2019년 7월 1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 9곳을 세계유산으로 올렸다. 등재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紹修書院), 함양 남계서원(蘫溪書院), 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 장성 필암서원(筆巖書院), 달성 도동서원(道東書院), 안동 병산서원(屛山書院,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 논산 돈암서원(遯巖書院)이다. 유네스코는 9개 서원이 성리학의 범주 안에서 각 지역에서 상황에 맞게 저마다의 특색을 발전시키고 보존하였고, 이러한 특성이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고 하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인정하였다.

 

조선 태조(太祖, 재위 1392-1398)는 유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키우고 관리로 등용하기 위해 학교 교육을 확대하고 과거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을 선포하였다. 국가는 국립교육기관 성균관(成均館), 사부학당(四部學堂)), 향교(鄕校)를 설치하여 교육하였고, 지역의 선비들은 사립교육기관인 서원을 중심으로 학문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상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였다. 한국의 서원은 교육으로 성리학 값어치에 부합하는 지식인을 양성하고, 지역의 대표 유학자를 스승으로 삼아 제향(祭享)을 하였으며, 지역사회의 공론(公論)을 만들어 갔다. 서원은 조선시대 지성의 요람이자 성리학 발전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각 지역의 교육과 문화, 여론의 구심점이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가가 서원에 내린 사액현판(賜額懸板), 각 서원에서 모신 대표 유학자의 초상과 그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유품, 서원 입학과 교육 과정, 후배 선비들이 서원을 방문하여 남긴 그림과 글, 책과 책판(册板)을 보관한 서원의 보물창고 장판각(藏板閣), 만인의 뜻을 모아 왕에게 전달한 선비들의 사회 참여와 정신을 담은 만인소(萬人疏),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원의 제향 의례 등 서원과 선비에 관한 종합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선비의 고장 전주에서 서원과 조선 선비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뜻깊은 기회이다.

 

국립전부박물관은 옛 선비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던 소수서원의 취한대(翠寒臺)처럼 이번 특별전을 관람하며 아름다운 문화유산 서원을 느끼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 물질적인 성공보다는 소통, 나눔과 배려를 말하는 선비들의 정신을 떠올리며 잠시 쉬어갈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