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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광고판, 영어로 도배한 것과 한글이 주인인 것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42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여기 롯데백화점의 광고판이 영어로 도배되었습니다. 광고판 어디를 봐도 한글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광고를 하면서 영어를 전혀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 주문할 수 없겠지만 한국인 상대의 광고를 하면서 마치 미국의 광고판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면 문제일 것입니다. 원래 롯데백화점 광고가 대부분 영어를 도배하곤 했지만 그래도 이번처럼 영어 일색이진 않았는데 이번엔 참으로 심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가까운 곳에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광고판은 뜻밖에 SHINSEGAE란 자신들의 상호를 빼면 모두 한글 일색입니다. 그것도 흔히 쓰는 ’추석’이란 한자말 대신 우리말 ‘한가위’를 쓰고 그밖에 감사와 명절이란 한자말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을 쓰고 있습니다. 이 광고판은 분명 한글이 주인이어서 정말 롯데백화점 광고판에 견주면 크게 칭찬해야 할만한 일입니다.

 

10여 년 전 서울에 온 중국 연변대학교 총장은 ”만주족은 말에서 내렸기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은 사람이 타는 말도 뜻하지만, 사람이 입으로 하는 말도 뜻하는 것이어서 만주족이 자신들의 말을 버렸기 때문에, 만주족의 흔적이 사라졌다는 말이었습니다. 또 일제강점기 우리말과 글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던 주시경 선생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나라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고 했습니다. 자신들의 말과 글에 대한 사랑이 자신들의 앞날을 결정짓는 것임을 깨달아야만 합니다.